[인구절벽시대 우리 지역 우리가 지키자 .5] 경북 제1도시마저 소멸 위기감…포항 인구도 '데드크로스'…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 넘어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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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7   |  발행일 2022-07-27 제3면   |  수정 2022-07-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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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청 간부들이 지난해 초 시청광장에서 '포항주소갖기운동 51만 인구회복을 위한 시민 염원탑' 제막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방소멸이 전국적인 화두가 됐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포항의 총인구수는 2015년 52만4천634명(내국인 51만9천584명, 외국인 5천50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지난 6월 말 기준 50만5천784명(내국인 49만9천854명, 외국인 5천930명)을 기록했다. 인구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지역 내 투자 및 일자리 감소 등으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이 저하된다. 또 행정·치안·소방 등의 기관·조직이 축소돼 시민 서비스의 질 하락도 불가피해진다. 특히 대도시 특례에 따라 포항시에서 자체 처리하던 업무가 경북도로 이관되는 등 각종 경제·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 또한 크다.

◆지속되는 저출산·탈지방

인구감소는 크게 자연적·사회적 원인이 있지만 포항을 비롯한 비수도권 대부분은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다. 우선 전국적인 저출생 기조의 고착화를 포항도 피하지 못했다. 2019년 사망자 수(3천63명)가 출생아 수(2천701명)를 추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자연적 감소가 시작된 것이다. 전입자 수보다 전출자 수가 더 많은 사회적 감소도 심화해 2015~2020년 6년간 포항 순 이동 인구 수는 연평균 3천289명에 달했다.

포항시가 지난해 주소 이전 지원금 사업과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 결과, 전년 대비 936명의 인구가 증가했다. 2020년 한 해 인구 감소분(-4천109명)과 2021년 처음으로 실시한 장기 거주 불명자 직권 말소 인원(-752명)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구증가 효과는 5천797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후 인구 유출 문제가 재발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3천215명이 포항을 떠났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총 GDP의 51.8%, 일자리의 49.7%가 편중돼 있다. 2020년 청년 인구의 수도권 거주 비율(53.7%)이 전체 인구 중 수도권 거주 비율(50.2%)보다 훨씬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2017~2018년 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88%, 비수도권 대학 졸업생의 40%가 수도권에 취업했다.

도시 지속 가능성 저하
저출생 탓 자연적 감소도 시작
올들어 50만명선마저 무너져
공공기관 관련 기업이전 저조
혁신도시 사업 기대치 못미쳐


◆인구문제는 국가적 사안

전문가들은 인구문제가 특정 지역만이 아닌 전 국가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것. 2020년 5월 기준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무려 105곳(46.1%)에 달한다. 반면 수도권에는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대기업의 68.9%, 2020년 기준 국내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74.3%가 자리 잡고 있다. 포항 유일의 대기업인 포스코마저 올 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본사인 포스코홀딩스〈주〉 소재지를 서울에 두고 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이처럼 수도권에 터를 잡고 있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다시 기업들이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을 고집하는 이유로 작용해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한 혁신도시 조성 사업도 국토 균형발전 촉진 효과가 당초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감사원은 지적했다. 전국 10대 혁신도시 인구와 기업 유입 경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관련된 민간기업체의 이전이 저조하고, 종사자를 제외한 가족 전체의 동반 이주율이 낮아 최근 인구가 다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학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저출산 문제는 보육환경 때문이 아닌 수도권 집중화가 원인이다. 일정 공간 내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이 심화하며, 이로 인해 생존 본능이 재생산 본능보다 더 크게 발현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질적 균형발전 기반 필요

정부는 수도권 과밀화로 인한 지방소멸을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는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4월엔 지역균형발전 비전 대국민 발표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구상방안을 내놨다. 특히 기회발전특구·기업혁신파크 등 획기적인 규제특례와 세제혜택을 적용 받는 특별지구 조성 사업을 통해 '지역 주도 균형발전' '혁신성장 기반 강화' '지역 고유의 특성 극대화' 등 균형발전 3대 약속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와 기업의 지방 분산을 촉진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지역균형발전 조치와 관련된 법규 제·개정을 통해 실질적인 이행 기반을 사전에 마련하는 것이다. 지난 6월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기업의 지방 이전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한 자생적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기업의 수도권 집중을 타파하고 효과적인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선 친(親)기업적 제도 마련 및 규제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의료·교육·문화 등 비수도권의 생활 인프라를 수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의 제도적 권한 및 재정적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수도권 기업·대학·연구소의 지방 이전 시 각종 생활 편의시설 구축, 세액 감면, 보조금 지급 등 기존 정책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인한 자연적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사회적 감소로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구 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사회·경제적 구조 개혁' 차원으로 대책을 전환해야 한다. 정부·지자체가 협업구조를 구축해 저출산 완화 정책과 함께 지역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포항시 인구 증가 대책
대학생·취업자 주거 지원사업
실거주자 지역 전입 적극 유도
철강 중심의 산업구조 탈피해
신산업 육성 대기업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이 해답

포항시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인구문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단기 대책으로는 '대학생·취업자 대상 주거 지원사업'과 '현장 근로자 대상 단기 거주지 제공' 등 실거주자의 전입을 유도하고 미전입자를 발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2022년 인구정책 비전을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시민과 상생 발전하는 도시'로 정하고, 5대 추진전략과 16개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도시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포항 건설을 위한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

포항시는 그동안 철강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2차전지·수소·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해 왔다. 향후 기술력 향상과 우수한 인재 양성을 기반으로 관련 대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해 신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포항시는 투자유치 등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출산율 증가로 선순환되는 중장기적인 인구 정책을 추진한다.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포항의 지역 특성 및 강점과 연계한 발전전략 수립 방안'을 주제로 한 초청 토론회에서 "국가발전 전략과 부합하는 지역 성장 방향을 설정하고 지역의 강점과 잠재력을 철저히 분석해 경쟁력이 가장 큰 분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포항은 그동안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신산업에 대한 전략을 잘 준비해 왔으며, 이를 잘 성장시킨다면 위기 극복은 물론 어느 도시보다 지속 성장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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