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세계는 지금 고급 인재 유치 '전쟁'

  • 박종진,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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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8  |  수정 2024-06-18 07:18  |  발행일 2024-06-18 제4면
최근 세계 인재 유치전, 국가 아닌 도시로 '확전'
유럽연합, 이주민 정책 블루카드…독일 적극 활용
중국·일본도 외국인 전문인력 유치에 사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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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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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주요국 고급두뇌유출지수 및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 자료: 한국무역협회 글로벌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인력 활용방안 보고서
세계 각국의 인재 유치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물밑 작업이 더욱 가속화 하는 모양새다. 총성 없는 전쟁이다.

 

반면 한국은 우수한 인력 확보 경쟁에서 한발 뒤처져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선입견과 유연하지 못한 정책들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세워놓고 있다. 인재 유치는 고사하고 유출을 더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세계의 인재 유치전은 국가가 아닌 도시 간 경쟁으로 확전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도 보다 유연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 정책을 통해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고급두뇌 유출지수'는 4.81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63개국 평균(4.78)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는 4.15로 63개국 중 49위에 머물렀다. 유능한 인재들을 유치하기는커녕 '있는 인재'도 유출될 위기에 처해있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 8.97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7.61·5위) 상위권에 포진했고, 중국도 (5.35·35위) 한국을 앞질렀다.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유럽연합(EU)의 이주민 정책인 '블루카드'(Blue Card) 제도다.


블루카드를 소지한 외국인 취업자는 가족을 초청할 수 있고 카드를 발급받은 지 18개월이 지나면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자유롭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2012년 첫 도입 당시 3천664건이던 블루카드 발급 건수는 2019년 3만6천803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EU 내에서도 블루카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블루카드 발급기준을 유연하게 하면서 고급인력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최소 연봉 기준을 기존 5만8천400유로(8천618만원가량)에서 지난해 4만3천800유로(6천464만원가량)로 낮췄다. 올해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4만5천300유로(6천685만원가량)로 소폭 늘었지만, 한국 일반영주권(F-5-1) 취득 소득 기준보다 낮다.


한국의 일반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선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의 소득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4천405만1천원이다. 즉 8천810만2천원의 소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독일은 소득기준 외에도 적용대상 범위를 확대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직업 초년생과 IT전문가, 인력부족 직종(수학·컴퓨터공학·자연과학·공학·의학 등) 등에 대해 임금기준 하한선을 낮게 잡아 문호를 확대했다. 또 다른 EU회원국에서 발급한 블루카드를 소지한 사람에 대해 장단기적으로 독일로 이주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으며, 가족동반 기준도 완화했다.


중국도 30여년 전부터 해외인재 유치에 공들여왔다. 1994년 '백인계획'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세계적 수준의 학자·교수 1천여명 유치를 목표로 한 '천인계획'까지 추진했다. 2019년부터는 '고급 외국인 전문가 유치 계획'을 통해 첨단신소재, 정보통신 등 전략 핵심 분야에서 인재 유치에 나섰고, 2020년엔 해외 고급인재의 영주권 취득 기준까지 완화했다.


일본의 경우 최근 10년 새 외국 전문인력 유치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면서 외국인 취업자 중 전문인력 비중은 2012년 18.5%에서 2021년 22.8%로 증가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외국인 전문인력이 5.3%라는 점을 감안하면 4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민자 유입에 민감한 미국 역시 바이든 정부 들어 외국인 신규 취업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요건을 완화했다.


고급인재 유치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 서울도 외국인 인재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외국인 인재와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우수인재 유치와 △포용적인 다문화사회 조성이 핵심이다. 주요 대학과 협력해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1천명을 유치하고, 글로벌 기업·테크 유니콘 등 100대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5년간 투입되는 자금만 2천506억원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월 발표한 '생산인구확보종합대책-글로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인력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비자체계 개선 또는 특화비자 신규 도입 △중소기업 전문인력 인건비 부담 △우수 전문인력 네트워크 관리 △외국인 유학생 활용 확대 △외국인 친화적 생활인프라 확대, 언어 측면 글로벌화 추진 등을 통한 불안정한 해외인력 정주 여건 개선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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