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국경 뿐아니라 마음도 열어주길 바래요."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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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8  |  수정 2024-06-17 20:15  |  발행일 2024-06-18 제5면
에코프로 근무하는 '포항시민' 헝가리 유웨겔 유딧

"외국인들이 한국서 직장 구하는데 걸림돌은 비자"

"외국인에 대한 차별 가끔 느껴져…그래도 즐거워"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국경 뿐아니라 마음도 열어주길 바래요.
포항 에코프로에 근무하는 헝가리 출신 슈웨겔 유딧씨가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외국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서울을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의 혼잡함보다 오히려 지방 도시의 여유로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도권을 피해 대구경북에 정착한 헝가리 출신의 슈웨겔 유딧(여·31) 씨는 유학을 왔다가 취업에도 성공했다.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던 그는 정부 초청 장학금을 신청해 선정됐고, 2016년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게 됐다. 대구 계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유딧 씨는 2021년 9월 에코프로에 입사하면서 포항에 정착했다. 지금은 어엿한 대구경북 주민이다.


현재 유딧 씨가 회사에서 맡은 일은 주로 모국 헝가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에코프로 GHU(헝가리법인)의 업무를 지원하고, 현지 출장도 자주 다닌다. 한국어나 헝가리어로 진행되는 교육과 회의 등을 통역하고 필요한 자료도 번역한다.


한국살이 8년 차를 맞은 유딧 씨는 "포항 생활 대부분에 만족한다"면서도 몇몇 불편한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딧 씨는 "같은 처지에 있는 외국인이 많이 없어 외로울 때가 많고, 대중교통도 불편하다"며 "지역을 떠나 한국 전체로 보면 비자 발급 문제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했다. 또 "한국에서 일하려면 특정 활동 분야에서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퇴사하거나 회사를 옮길 자유도 제한돼 있는 것 같다"면서 "유능한 외국인 인재들이 한국으로 오게 하려면 비자 조건을 좀 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대하는 시민의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딧 씨는 "아직까지는 낯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걸 가끔 느낀다"며 "국경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열어줘야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딧 씨는 "한국생활이 즐겁고, 더 오래 오래 일하고 싶어 자기계발도 열심히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으로 와 같이 일하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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