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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영남일보DB. |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내년 7월부터 1년간 행정통합을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통합에 미온적인 경북 북부지역을 달랠 복안으로는 카지노 등 대규모 관광위락단지 조성이 떠올랐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18일 대구시의회 기획조정위원회 임시회 후반기 업무 보고 자리에서 "1년간 시범운영 과정을 거쳤던 군위군 편입 때처럼 내년 7월 1일부터 1년간 행정통합 준비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7월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과 함께 '대구경북특별시' 체제로 전환하려면 적어도 1년은 통합 준비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황 실장은 "기초지자체인 군위군 통합 과정에서도 정비할 게 어마어마했다"라며 "간판 정비부터 각종 시스템 통합, 조직개편 등 제대로 된 통합을 이뤄내려면 1년으로도 빠듯하다"라고 말했다.
법안 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황 실장은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초안)을 마련해 2주 전 경북도에 전달했다"라며 "법안에는 산업·경제 특례·규제 완화와 관련해 중앙정부에 요구할 116가지를 발굴해 총망라했다. 내년 3월 행정통합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행정통합 반대 기류가 강한 경북 북부지역을 달랠 복안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이날 대구시가 공개한 북부 지원방안은 △대규모 관광위락단지 조성 △TK신공항 중심 북부 종합 산업단지 개발 △공공기관 이전 방안 △시청사 조직 균형 배치 등이다. 해당 제안을 경북도에서 검토 중이어서 시·도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게 대구시의 입장이다.
특히 대규모 관광위락단지 조성 방안에 카지노 유치가 포함돼 관심을 끈다. 대구시는 폐광이 밀집한 문경 일대에 카지노를 포함한 리조트 등 대규모 위락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경북도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정선이 폐광지역 특별법에 따라 카지노 등을 유치하며 연간 조 단위 수익을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같은 폐광지역인 문경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황 실장은 "카지노를 유치하면 대규모 리조트는 물론 워터파크·골프장 등 대규모 위락시설도 줄줄이 들어온다. 이처럼 획기적인 발상이 나와야 낙후된 북부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라며 "만약 정부에서 허가해 주지 않는다면 다른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전략 개념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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