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 송전망 사업 예타면제,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분산 정책에 역행 우려

  • 박용기,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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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30  |  수정 2024-07-29 19:08  |  발행일 2024-07-30 제1면
사업비 1조2천억 원 투입해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
핵심은 7천억 원 규모의 '미니팹'
노하우 쌓이면 반도체 생산 공장(팹·fab) 유치도 기대
용인반도체 송전망 사업 예타면제,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분산 정책에 역행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영남대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를 반도체 소재부품의 생산 거점화로 만들겠다고 발표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조성될 '용인 반도체(메모리) 메가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수 조원대의 송전망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키로 했다. 시스템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대구와 구미지역은 수도권 반도체산업을 살찌우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속도전을 펼치는 것은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분산 정책과 역행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기업)과 반도체 소재·부품기업 집적화를 기대하는 지역입장에선 신규 기업 유치전략에 적잖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은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고에서 "세계 최대규모로 조성될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전력공급을 위해 345KV(14개 노선)의 대규모 송전망 건설(3조7천억원·총 연장 1천153㎞)의 신속한 추진이 필요해 지난 6월 25일 기획재정부로부터 관련 사업 예타면제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클러스터 가동 초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내 내 3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 전기를 먼저 공급하고 나머지 7GW는 송전망을 확충해 호남권(태양광)과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인반도체 송전망 사업 예타면제, 반도체 기업의 비수도권 분산 정책에 역행 우려
영남일보 DB
이에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시는 정부가 구미에도 별도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구미시가 추진하는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콤플렉스 구축 사업'도 예타가 면제돼야한다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사업은 2031년까지 사업비 1조2천억 원을 투입,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전(全)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주요 사업은 △반도체 소재·부품 R&D 컨트롤 타워 기능을 할 '미니 팹(fab·반도체 생산공장/7천억원)'건립△제조·설계 지원센터(1천500억 원)△사업화 지원센터(1천500억 원)△미래선도 핵심기술 R&D(2천억 원) 사업 등이다. 구미시는 향후 반도체 생산 공장(팹·fab) 유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낙동강을 끼고 있어 산업용수가 풍부하고, 한국서부발전이 구미 5산단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발전소 등 여유 전력이 있어 반도체 기업 유치에 유리하다고 본 것.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동해안 원전 등에서 전력을 공급하기 보다 경주·울진 등 기존 원전이 있는 경북지역으로 반도체 기업을 이전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은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성공을 위해선 R&D 기능이 중요한 만큼 첨단반도체 소재·부품 콤플렉스 구축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미래 신산업으로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육성을 내건 대구도 정부 정책을 이해는 하지만 일정부문에 탐탁지 않게 여긴다. 현재 대구시는 팹리스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조성할 군위첨단산단엔 반도체 기업 유치를 겨냥해 SMR은 물론 LNG병합발전소 건립도 계획 중이다. 대구의 한 에너지 전문가는 "용인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동해안 등지에 송전망을 구축하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 기본적으로 해당지역 또는 인근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는 게 맞다 "라며 "정부가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겠지만 용인클러스터에 자원을 계속 몰아주는 것은 곤란하다. 대만처럼 반도체 설비 분산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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