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칼럼] 대선 쟁점 是是非非(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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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6  |  수정 2025-05-16 07:59  |  발행일 2025-05-16 제27면
[이재윤 칼럼] 대선 쟁점 是是非非(2)
이재윤 논설위원
김문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22%(엠브레인퍼블릭·14일)란 여론조사는 착시를 유발한다. 순도 높은 계산값이라기보다 다소 오염된 수치로 보는 게 타당하다. 오염원은 '희망'이다. 솔직한 정성적 평가는 이렇다. △강력한 세 집결과 최소화한 부동층 △불리한 후보 구도(진보 1, 보수 2명) △'탄핵'에 포획된 이슈 △보수 분열 등 다중 악재를 뒤엎고 여당이 자력 역전극을 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 9부 능선을 넘은 듯한 이재명의 교만이 치명적 헛발질을 유발하거나, '법비(法匪)'들이 또 한 번 천변만화(千變萬化)의 초식을 시전하던지, 민주당이 긴장하는 '돌발적 최악 사태'가 현실화하는 등의 의탁(依託) 변수만 남았을 뿐이다. 최근 이재명 면소(免訴) 입법 같은 '헛발질'의 빈도가 잦은게 심상치 않다. 김문수 지지율이 미세하게나마 움직이는 이유다.

유력 후보 3인 모두 TK 연고자다. 이는 지역주의 표심의 쇠퇴를 예고한다. 자연스럽게 정책과 공약, 인물 경쟁이 부각한다. '대선 쟁점 是是非非(1)-①대통령 집무실·행정수도 이전 ②개헌'에 이은 '대선 쟁점 是是非非(2)'는 이런 변화를 반영한다.

③핵무장 = 김문수는 일찍부터 "당장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태도를 바꿨다. 당내 경선 때 한동훈이 "입장 바꿨나"라고 묻자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양해한다면 핵추진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겠다"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 또는'NATO식 핵공유'도 공약했다. 눈치를 살필 뿐 핵무장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재명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다. 당연히 우리의 핵무장도 가당찮다. 대신 전작권 환수를 말한다. 전작권 환수는 핵무장 논의를 촉발하는 인계철선과 같다. 이재명도 '진심'을 숨기는 걸까. 이준석도 독자 핵무장 반대 입장이다.

북 비핵화가 불가한 상황에서 의지할 건 미국의 핵우산과 한미연합전력의 대북억지력뿐이다. 이 보호막은 영구불변할까. 트럼프의 미국은 이것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 자국 이기주의와 냉전적 기류가 팽배한 작금의 위기 앞에 우리를 지키는 건 우리 자신뿐이다. 세계가 전화(戰火)에 휩싸여 있다. 내일 한반도에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내 안전을 남에게 맡기고 태연자약하는 건 바보짓이다. 구한말에 그랬다. 김문수든, 이재명이든, 이준석이든, 대통령이 되면 '입장을 바꾼다'에 한 표 건다. 실은 그래야만 한다.

④검찰과 공수처의 운명 = 이재명은 당선되면 전광석화처럼 검찰개혁을 해치울 것이다.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과 국수본·공수처로 나누는 검찰개혁안을 마련한 상태다. 검사 파면 제도도 도입한다. 김문수는 검찰이 아니라 공수처를 겨냥했다. '공수처 폐지' 가능성은? 국회 다수당 민주당이 버티는 한 불가하다. 이준석의 '공수처 폐지' 입장도 같은 운명이다.

'130년 검사 권력'이 스스로 정치권력화하면서 결국 개혁의 대상이 됐다. 본격적 위기의 시작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탄생이다. 12·3 계엄과 이후 일련의 변괴(變怪)가 실은 '정치검사들의 난(亂)'에 진배없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김대중 대통령·1998년)는 휘호가 아직 대구지검 회랑에 걸려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제나 지금이나 유념할 금언임에는 변함없다.
이재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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