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1분기 성장성 악화…“대내외 불확실성 눈덩이”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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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4 18:52  |  수정 2025-08-04 19:33  |  발행일 2025-08-04
중견련 ‘1분기 상장 중견기업 경영 분석’ 결과 발표
매출액 증가율 2.2%↓, 총자산 증가율 2.4%↓
중견기업들의 성장성이 악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견기업들의 성장성이 악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지역 알루미늄 제련·정련 제조업체 A사는 지난해 말 수립했던 투자·고용 계획을 최근 전면 수정했다. 대미(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 기업은 지난 1일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관세가 50%로 확정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게다가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 '법인세 인상' 등 반(反)기업 입법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투자는 아예 손을 놓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올해 1분기 국내 상장 중견기업의 성장성마저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호관세 협상 타결의 모멘텀을 이어가려면 기업의 경영 애로를 가중하는 법·제도의 전향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상장 중견기업 경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장 중견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올해 1분기 매출액증가율(1.3%)과 총자산증가율(3.8%)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포인트(p), 2.4%p 하락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한 1.5%를 기록했지만, 투자자산 등 비유동자산 감소에 따라 총자산증가율은 1.1%p 하락한 4.2%로 분석됐다. 비(非)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8%p 하락한 0.8%, 총자산 증가율은 5.2%p 감소한 2.9%였다.


상장 중견기업의 올 1분기 수익성은 지표 간 혼조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 동기 대비 0.5%p 상승했지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0.6%p 감소한 8.6%를 기록했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6%포인트 상승했고, 매출액전순이익률은 0.8%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증가,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0.3%포인트 감소했다.


장·단기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중견기업의 안정성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 중견기업의 1분기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p 감소한 67.1%를 기록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13.0%로 0.3%p 상승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0.3%p 감소한 68.3%를 기록한 반면, 차입금의존도는 13.6%로 0.1%p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64.8%, 11.8%였다.


중견기업연합회 이호준 상근부회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공급망 불안정, 내수 부진 등 대내외 경제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1년간 중견기업의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며 "위기 극복의 확고한 모멘텀을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등 경영 애로를 가중하는 법·제도의 전향적인 재검토는 물론 성장의 핵심 견인차인 기업의 활력을 제고할 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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