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우 '게으른 초상'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는 오는 11월30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3층 미디어 공간에서 기술융합 전시 2부 '얼기설기: 무늬의 규약'을 개최한다.
대구예술발전소의 기술융합 전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획자들이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대구 섬유산업의 문화·기술적 유산을 현대 미디어아트 언어로 재해석해, 기술과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문화적 패턴을 탐구하는 자리다.
기획자 조영각을 비롯해 서정우, 신민규, 이승정 작가가 참여하며, 이들은 6개월간의 워크숍을 통해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물리적·기술적·개념적으로 탐구한 신작을 선보인다.

신민규 '가라사대'

이승정 '겹, 겹, 겹'

조영각 '잇기, 엮기, 짜기 : 그 사건에 대하여'
3층 미디어 공간 내 미디어 팩토리 전시는 △무늬의 발현(서정우) △규약의 교차(신민규) △얽힘의 질서(이승정)까지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서정우 작가는 일상적인 세탁 과정을 담은 영상작업 '게으른 초상'을 통해 삶의 미학을 재조명한다. 신민규 작가는 방직기의 움직임을 로보틱스 아트로 구현한 대형 설치작 '가라사대'로 현대사회의 비물질적 경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승정 작가는 전기·물리적 구조를 활용한 패션소재 설치작 '겹, 겹, 겹'을 선보이며, AI 언어모델을 이용해 현실 속 진짜 '나'와 보이는 '나' 사이의 간극을 탐구한다.
미디어 월에서 상영하는 AI 모큐멘터리(허구의 상황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장르) 영상에도 눈길이 간다. 기획자인 조영각 작가가 직접 참여해 제작한 '잇기, 엮기, 짜기: 그 사건에 대하여'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대구 산업·경제 데이터를 영상화한 것이다.
조영각 기획자는 "대구의 산업적 정체성을 현대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출하고자 했다. 관람객들은 산업과 예술이 만들어내는 다층적인 미학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무료. (053)430-5673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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