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열린 대구시향의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열린 대구시향의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공연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시향 제공>
"대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사절단으로서 여정을 완수했습니다. 대구시향의 단원이자 지휘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일본 투어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대구시향은 지난 25일 일본 최초의 클래식 콘서트 전용 공연장인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열린 피날레 무대를 끝으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을 포함한 일본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982년 지어져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에 모인 1천200여 명의 관객들은 "그레이티스트" "브라보"를 연호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투어를 이끈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일본 투어는 대구시향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계다. 2026년에는 중국, 2027년에는 유럽 진출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앞으로 지역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세계 진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최초 클래식 콘서트 전용 공연장인 오사카 더 심포니홀은 1982년에 지어져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슈박스(Shoebox) 형태의 공연장은 설계자가 70개국을 다니며 연구해 만들어진 곳이다. 천장 장식부터 객석 의자의 천 재질까지 최고의 음향을 위해 설계됐다. 사진은 지난 25일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진행된 리허설 모습. <사진=정수민 기자>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열린 대구시향의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공연 모습. <대구시향 제공>
오는 11월8일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대구 무대에 오를 예정인 요시히코 코가 오사카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 악장은 "대구시향의 단원들 각각의 연주가 개성적이고 열정이 넘쳤다"며 "무대를 보고 대구 공연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일교포 3세 김승의씨도 "대구의 오케스트라는 처음이었는데, 라흐마니노프가 겪었던 삶의 전경이 선명히 그려질 만큼 인상적인 연주였다"고 평했다.
투어에 참여한 곽유정(바이올린 차석) 단원은 "이번 순회 공연은 대구시향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4일 일본 히로시마 JMS 애스터플라자 대공연장에서 열린 대구시향의 '2025 코리아 위크(KOREA WEEK)' 초청 공연에서 백진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의 모습. <대구시향 제공>

백진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대구시향 제공>
백 지휘자 "외교 사절로서 무거운 책임감 느껴"
눈물 보인 후쿠오카 관객 일화서 음악역할 확인
"대구시향의 성장이 곧 지역 문화 변화 가져와"
백 지휘자는 이날 마지막 리허설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던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문화 외교 사절로서 일본 무대에 섰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단순한 일회성 공연이 아니라 진정한 문화 교류로서 각별한 준비를 했다. 단원들의 팀워크와 현지 관객들의 환호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어에서 대구시향은 후쿠오카와 오사카에서 같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을 선보였다. 백 지휘자는 "같은 곡이라도 공연장의 음향, 관객의 반응, 연주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매번 새롭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일본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열린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인 재팬' 공연에서 백진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하고 있다. <대구시향 제공>
투어 중 후쿠오카 공연에서는 잊지 못할 일화도 들려줬다. "전통 기모노 차림의 한 관객이 공연이 끝나고 눈물을 훔치고 계셨다.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음악이라는 만국의 공통어가 진심을 전해줄 수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구시향의 성장이 곧 대구 문화 전반의 변화로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여러 도시로 프로젝트를 확장해 전 세계 관객들과 대구시향이 교감하길 바란다. 그렇게 교향악단이 사랑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오사카에서=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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