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과 함께 ‘무심(無心)’의 경지로 나아가다...갤러리분도, ‘Homage to 박동준 2025_김호득’展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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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01 21:27  |  발행일 2025-10-01
수묵화의 전통을 혁신·현대적으로 해석
전통 답습 넘어, 생명력 분출 근원 탐색
생사 넘나든 고뇌, 무심의 ‘폭포’로 승화
김호득 폭포

김호득 '폭포'

갤러리분도는 오는 17일까지 'Homage to 박동준 2025_김호득'展(전)을 개최한다.


고(故) 박동준 선생의 예술적 유지를 잇는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번 전시에는 수묵화의 전통을 혁신·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김호득 작가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김 작가는 그동안 단순한 전통의 답습을 넘어, 생명력이 분출하는 근원을 탐색해왔다. 특히 먹과 한지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정신적 공명을 공간에 울려 퍼지게 하는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이는 직관을 토대로 공간 전체를 거대한 작품으로 변모시키는 방식인데, 점진적으로 천장에서 내려오는 한지들과 그 그림자를 품은 거대한 먹물 수조 작업이 대표적이다.


김호득 폭포

김호득 '폭포'

갤러리분도에서 Homage to 박동준 2025_김호득展이 열리고 있다.<갤러리분도 제공>

갤러리분도에서 'Homage to 박동준 2025_김호득'展이 열리고 있다.<갤러리분도 제공>

특히 이번 전시는 10년 만에 대구에서 열리는 김 작가의 전시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015년 영남대 동양화과 정년퇴임 후 대구를 떠나 경기 여주에 작업실을 마련한 그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산골 외진 곳에서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을 반복하며 지독한 외로움 속에 칩거하기도 했다.


이러한 10년 세월의 고뇌가 이번 갤러리분도에서 선보이는 '폭포' 연작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90년대 4m가 넘는 수직 화면에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물로 화가 자신의 격렬한 몸짓을 반영했던 '폭포'와 달리, 2025년 작 '폭포'는 확연한 변화를 보인다. 작품에는 근원적 생명력의 본질만을 추출한 몇 개의 획이 광목천 위로 툭 던져져 있을 뿐이다. 무심(無心)의 경지를 향해 스스로를 나아가는 모양새다.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호득 작가는 서울예술고를 거쳐 1975년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5년 동 대학원 동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의 동양화 부문 기획 단체전에 초대됐으며, 1986년 관훈갤러리 첫 개인전 이후 조선일보미술관, 학고재, 금호미술관 등에서 총 3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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