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기업M&A지원센터장
대구경북지역 경제기반은 중소기업이다. 예나 지금이나 기업체 수 기준으로는 99% 이상이 중소기업이고,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중소기업이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대구경북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주체의 대부분이 창업주나 창업 2세들이고, 그중 거의 전부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다.
창업주들은 수많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창업과 수성에 성공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생을 바쳐 일궈온 기업이 지역사회에 인정받고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강한 경제 환경 탓에 3~5년을 주기로 예상할 수 없는 돌발적 경제위기가 닥치는 구조다. 외화, 유가, 원자재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경제 변동성이 강해 기업 자체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주들은 온갖 위기를 헤치고 30~50년 기업을 일구어 왔다는 것은 남다른 열정과 혜안이 아니면 어려운 것이다.
문제는 지역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창업주가 고령화가 되어간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은 산업화를 일찍 시작해 다른 지역보다 창업주 고령화가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데다 창업주 연령도 상대적으로 고령화 비중이 높아 지역경제의 현실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창업주가 가진 탁월한 경영능력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은퇴가 몰리지 않도록 해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당면 현안이 되가고 있다.
문제는 예전처럼 가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미 전문직이나 외국 거주 등으로 자녀가 승계할 형편이 되지 않거나, 거부 등으로 준비된 후계자가 없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중소기업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데도 아직 제도적 지원은 더디게 진행돼 창업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능력있는 직원에게 기업을 물려주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 폐업하고 부동산으로 처분하는 것 정도다.
지역경제 입장에서 보면 직원 승계나,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경우는 기업이 계속 존속하고 고용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폐업은 지역에 기업이 하나 없어지고 근로자들도 일자리를 잃는다는 점에서 정책대안이 필요하다. 창업주의 기업이 자녀승계가 되지 않더라도 폐업만은 막아야 한다. 고령화된 창업주들이 은퇴하면서 폐업이 급속히 늘어난다면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기업매각 또한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매각을 활성화하고 폐업을 막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M&A를 제도화하고 금융지원, 세제지원, 컨설팅 등 패키지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 기반을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창업주들도 은퇴 시기를 고려해 최소한 은퇴 3~4년 전부터 지역 M&A지원기관과 상담을 시작하는 등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 승계에 문제가 생기면 창업주 처지에서는 은퇴 시기도 고민이고 애지중지 키워온 기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복잡해진다. 그렇다고 속시원히 상의할 만한 곳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섣불리 주변에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서울 M&A 중개기관을 찾아봐도 제대로 된 상담도 받지 못하고 수수료만 뜯기는 경우도 많아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기업M&A지원센터장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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