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훈련 중인 삼성 라이온즈 이병헌, 박세혁, 강민호(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2026시즌 성패는 '안방의 무게 분산'에 달려 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안방은 만 41세 베테랑 강민호가 홀로 지켜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를 고려하면 특정 선수에게 집중된 과부하는 시한폭탄과 같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뎁스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대적인 수술에 나섰다.
◆체력 한계 시험 받는 강민호, 백업 포수 절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박세혁.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시즌 주전 포수 강민호는 144경기 중 무려 127경기에 출전했다. 초인적인 일정이라 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 등 11경기를 더 뛰었다. 이미 한계 상황에 다다른 강민호 체력을 고려한다면 이를 뒷받침해줄 백업 포수의 필요성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삼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박세혁을 트레이드로, 장승현을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하며 포수진의 질적 성장을 꾀했다.
박세혁은 두산 베어스에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승리 DNA'가 강점이다. 2019년에는 우승 멤버로도 활약한 베테랑이다. 1군 통산 1천경기 이상 출전한 그는 타율 0.251, 612안타, 33홈런, 311타점, 336득점의 준수한 커리어를 보유했다. 특히 좌타석에서의 컨택 능력(통산 0.251)은 대타 자원으로도 매력적이다.
장승현은 '안방마님'의 가장 큰 덕목인 도루 저지에서 리그 최상위권 지표를 보유하고 있다. 2021~2023년 기록한 36.8%의 도루 저지율은 리그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양의지(44.2%)에 이은 실질적 2위 기록이다. 2021년 92경기, 2022년 60경기, 2023년 76경기에 출전하면서 백업 포수로의 입지를 다졌다. 상대의 기동력을 억제하는 데 특화된 카드다. 단, 최근 2년 동안 1군 출장이 13경기에 불과해 실전 감각 회복이 관건이다.
◆늘어난 백업 자원, 포수진 경쟁 구도 재편
괌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장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새로운 선수들의 합류는 기존 백업 자원들과의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백업 포수였던 김재성은 43경기에서 타율 0.127로 부진했다.
김재성은 "지난해에는 타석에 서는 것 자체가 무거웠다. 한 번 결과가 안 나오니 생각이 많아졌고, 그게 송구와 리드에도 영향을 줬다"면서 "마무리 캠프부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박세혁 선배나 (장)승현이 형 같은 좋은 포수들이 합류한 건 저에게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배울 점이 많아진 기회라고 생각한다. 타율 1할대 포수는 삼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올 시즌 실력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장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병헌은 지난해 55경기에서 타율 0.200을 기록했다. 데뷔 첫 만루홈런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진 못했다.
◆백업 강화가 가져올 나비효과
이번 백업 포수 영입은 단순한 뎁스 보강을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우선 전략적 유연성이 한층 강화된다. 강민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세대교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정규시즌 144경기에 포스트시즌까지 더해지는 긴 레이스를 감안하면 주전 포수의 체력 안배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백업 포수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바탕으로 출전 시간을 소화해준다면, 강민호는 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가을야구와 같은 중요한 무대의 전략적인 기용 측면에서 큰 이점을 줄 수 있다.
투수진 안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수는 단순한 수비 포지션이 아니라 경기 흐름을 주도하고 투수를 리드하며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포지션이다. 따라서 백업 포수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준다면 전체 팀 전력의 균형과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 측면에선 세대교체라는 의미도 가진다. 베테랑의 노하우 전수는 물론 젊은 피들의 치열한 경쟁은 새로운 왕조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수 있다. 2026년 삼성 라이온즈가 가을야구 그 이상의 성과를 꿈꾼다면 이번 포수진의 대대적 재편이 그 향방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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