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대구를 초격차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길

  •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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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30 18:08  |  발행일 2026-08-31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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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크 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함께 대학과 연구기관이 연구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창업 생태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베이징대, 칭화대, 저장대 등 주요 대학들은 학교 인근에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해 연구와 창업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칭화대 사이언스파크에는 수많은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대학의 창업 생태계에서 성장한 유니콘 기업도 적지 않다. 대학이 논문과 인재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주체가 된 것이다.


한국도 과학기술 역량만 놓고 보면 세계적인 수준이다. 특허 출원도 많다. 그러나 우수한 연구와 특허가 창업과 신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동안 대학과 연구소들이 논문과 학술적 성과를 중시해 온 반면, 교수와 연구자의 창업을 주요 임무로 받아들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과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과학적 발견이 발명으로, 발명이 산업으로 확산되고, 그렇게 창출된 국가의 부가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과거 소련은 높은 수준의 기초과학과 우수한 과학자를 보유했지만 연구 성과가 기업과 시장으로 확산되는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장기적으로 산업이 활력을 잃으면 과학기술의 경쟁력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런 점에서 연구중심대학 주변에 창업 공간과 사이언스파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러 대학이 각자의 강점을 살린 분권화된 사이언스파크를 만들고 서로 경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있는 곳은 다른 대학의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와 기업까지 끌어들이며 지역 혁신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현재 지방정부도 테크노파크 등을 통해 기업을 육성·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테크노파크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대학발 창업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지역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의 사이언스파크와 지방정부의 테크노파크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는 보완 관계로 운영될 수 있다. 중국의 사례에서도 대학 사이언스파크와 지방정부의 테크노파크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의 창업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학 중심 사이언스파크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우선 대학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창업은 자연스럽게 최첨단 기술을 다루게 된다. 과학 연구 자체가 기존 지식과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실과 창업 공간이 가까우면 교수와 연구원이 연구와 사업화를 병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대학에서 창업한 기업의 핵심 인력은 그 대학 출신 학생들로 우수 인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제 대구시도 이 문제를 지역 산업 전환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국 선전은 한때 경공업과 조립산업의 도시였지만 오늘날 텐센트, BYD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가 위치한 하이테크 도시로 변모했다. 대구 역시 전통산업이 강한 도시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큰 과제를 맞고 있다. 지역 대학의 과학기술, 제조업의 축적된 역량, 그리고 과감한 창업 생태계가 결합한다면 대구 경제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구가 대한민국 초격차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려면, 과학기술을 연구실에서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대학 사이언스파크를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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