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왼쪽부터)구미AI로봇기업협의회장, 문추연 구미전자정보기술원장, 김장호 구미시장,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강기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삼성의 19조원 투자를 지역 기업의 매출·수출·일자리 등으로 연결하고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의 다품종 소량 생산 기반을 함께 구축하려는 구미 첨단산업의 재편이 시작됐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에 따르면 삼성의 구미 투자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로봇사업은 자회사가 아닌 삼성전자가 직접 추진한다.
먼저 구미시는 지역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25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한국로봇융합연구원·구미전자정보기술원·구미AI로봇기업협의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로봇 전문기관의 연구·실증 역량을 구미 제조현장과 연결해 지역기업이 삼성 등 대기업의 제품 개발과 생산에 참여하고 납품 기회를 얻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날 경북도는 모터·센서·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부품 개발에서부터 완제품 생산 및 대기업 납품까지 지역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로봇산업 공급망 대응 TF'를 출범시켰다. 구미는 부품·양산 거점으로, 포항은 연구개발·실증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KEC 구미공장의 생산 기반을 활용해 외부 팹리스(반도체 칩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설계·판매에 집중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가 설계한 다품종 소량생산형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오픈 파운드리'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구미에 로봇·반도체의 생산 기반이 필요한 이유는 수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7월 구미세관 통관수출은 262억6천100만 달러로 12년 만에 300억 달러 회복을 눈앞에 뒀지만, 실제 순수 구미산 제품 수출은 132억3천597만 달러로 통관액의 50.4%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착시 현상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메모리반도체가 구미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벌어졌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타지에서 조달해 베트남 법인으로 보내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구미수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 것이다.
구미가 로봇 생산거점으로 성장하더라도 이처럼 핵심 시스템·센서·전력반도체를 외부에 의존하면 스마트폰과 같은 구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로봇·반도체·AI와 연결해 구미가 대한민국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도약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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