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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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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탄생 120주년·순국 80주년…대구문학관, 글쓰기 공모전 및 시낭송대회 개최
대구문학관은 올해 이육사 시인 탄생 120주년·순국 80주년을 맞아 '264 글쓰기 공모전'과 '이육사 시낭송대회'를 연다. 이번 행사는 '이육사를 되새기다'라는 주제로 시인의 문학세계과 민족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264 글쓰기 공모전'은 청소년부와 일반부(대학생 포함)로 나눠 진행한다. 이육사의 삶과 문학 세계를 주제로 장르 상관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264자 이내의 글을 대구문학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정 양식에 작성해 신청서와 함께 이메일(modl1231@naver.com)로 15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육사 시낭송대회'는 시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사전 신청순 20명에 한해 참여가 가능하다. 참가 신청은 오는 15일까지 이육사의 시 가운데 낭송시를 지정해 네이버 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264 글쓰기 공모전'은 사전 심사를 통해 청소년·일반 각각 3명씩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육사 시낭송대회'는 참여자 중 5명을 현장 심사를 통해 뽑을 예정이다. 두 대회의 접수와 신청은 오는 15일까지이며, 수상자에게는 상장(대구문학관장상)과 20만원 상당의 상품이 주어진다.시상식은 오는 18일 대구 중구 남산동 이육사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서 열린다.대구문학관 하청호 관장은 "지난해 11월 개관한 이육사기념관은 이육사 선생의 독립을 향한 강철 같은 신념과 문학, 그리고 대구를 중심으로 한 선생의 삶을 시민들과 함께 기리기 위해 개관했다. 개관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이육사 선생 생전의 자취를 시민들과 함께 되돌아보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선생의 탄생 120주년과 순국 80주년을 맞이하는 뜻을 기리면 좋겠다"고 말했다.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학관 홈페이지(www.modl.or.kr)와 대구문학관 공식 블로그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053)426-1231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구 중구 남산동에 자리한 이육사기념관.'264 글쓰기 공모전' '이육사 시낭송대회' 포스터.대구문학관 제공
대구들안길초등 박주하 양 KBS창작동요대회 우수상
대구들안길초등학교(교장 고경숙) 4학년 박주하 양이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KBS 본사에서 열린 '제34회 KBS 창작동요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대구 참가자로는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박 양은 이날 박윤희 동시 작가가 노랫말을 쓰고 신용빈 작곡가가 곡을 붙인 '길잡이 별'을 불러 높은 점수를 받았다.특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가수 알리는 "박 양이 부른 노래는 누가 들어도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감동을 준다. 가사가 주는 힘을 실감했다"고 평했다.초등학교 1학년 때 노래를 시작한 박 양은 2학년 때인 2022년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전국 환경에너지동요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보여왔다. 박 양은 "좋은 노랫말과 곡을 주신 박윤희 작사가 선생님과 신용빈 작곡가 선생님, 그리고 노래를 지도해 준 장성경 선생님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세상을 밝게 만드는 노래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난 1989년부터 시작한 KBS 창작동요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창작동요대회다. 올해는 전국에서 860여 곡이 접수됐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12곡이 본선에 올랐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제34회 KBS 창작동요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박주하 양.대구들안길초등학교 제공'제34회 KBS 창작동요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박주하 양.대구들안길초등학교 제공
[부고] 최상희(경향신문사 편집부 부장)씨 부친상
[부고] 최상희(경향신문사 편집부 부장)씨 부친상 △최위식(전 포항시 신광동장)씨 7일 별세, 최상희(경향신문사 편집부 부장)·최원희(콘텔라㈜ CNSystem 상무이사)·최광희(삼성창원병원 종합검진센터 교수)씨 부친상, 김춘기(서울 효성어린이집 교사)·강명숙·최순정씨 시부상 =발인, 9일 오전 7시 경북 포항의료원 장례식장 VIP실. 장지, 경주시 대명공원묘원. (054)245-0428
[문화산책] 어쩌다 특수교사 : 영수의 비질
전공과 사고뭉치 영수는 요즘 슬럼프입니다. 마음이 힘들고 인생이 고되답니다. 학교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터벅터벅 걸어가는 영수의 뒤통수에 한마디 툭 던져봅니다. "영수야 어디 가노. 청소나 하러 가자."웬일인지 영수가 따라나섭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둘러대고 몰래 담배나 태우러 갈 텐데 말이죠. 슬리퍼를 끌며 어슬렁어슬렁 따라옵니다."쓱쓱, 싹싹"그렇게 오늘은 볕 좋은 나무 아래서 둘이 낙엽을 쓸었습니다. 바람이 좋아서 그런지 유난히 영수의 비질이 시원시원합니다. 우선 도로에 흩어진 낙엽들을 가 쪽으로 먼저 쓸어내고는 몇 걸음 간격으로 낙엽을 모아두었습니다. 그러고는 모은 낙엽을 쓰레받기에 담아 마대에 부어 넣었습니다. 배운 대로 정말 능숙하게 잘하더군요. 기회다 싶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주었습니다."이야~ 역시 졸업반 선배님은 다르네, 너무 잘한다. 멋지다 멋져." 저는 칭찬이 바래지 않도록 영수가 흘리고 간 낙엽들을 제 쓰레받기에 얼른 쓱쓱 담습니다. 영수가 지나간 자리가 더 깨끗하도록 부족한 부분을 깨끗이 쓸어주었습니다. "영수야, 네가 쓴 곳 한번 봐봐라. 너무 깨끗하제?" 영수는 뿌듯한 듯 씩 웃으며 엄지를 치켜올립니다.이 자리를 많은 친구들이 거쳐 갔습니다. 봄에는 흐드러진 벚꽃잎을 쓸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낙엽을 쓸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서툴렀던 비질이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같은 곳을 쓸면서 점점 요령이 생기고 능숙해졌습니다. 그렇게 훈련된 친구들은 하나둘 취업을 나갔습니다. 졸업반 중에 유일하게 영수만 남았습니다. 뭐 때문에 그렇게 방황하는지, 이젠 이유를 찾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고를 칠 때마다 속도 상하고 밉기도 했습니다. 그럴 거면 알아서 살라고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비질이 다시금 영수를 보게 했습니다. 저렇게 잘할 수 있는 아이인데 내가 먼저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비질을 하면서 그간 내 마음에 쌓여있던 찌꺼기들도 함께 쓸어내었습니다.깨끗하게 비워진 도로를 보며 영수의 마음도 깨끗이 비워지면 좋겠습니다. 아픔도 방황도 마대에 넣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또다시 낙엽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괜찮습니다. 우리는 그 자리를 쓸고 또 쓸면 되니까요.박일호<작가·특수교사>박일호
강영희 아동문학가, 제23회 아동문학 본상 수상
강영희 아동문학가가 '아동문학의 날'에 주어지는 '제23회 아동문학 본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3가 한일옥에서 열린 제23회 아동문학의 날 기념식에서 가졌다.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홍성훈 한국아동문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10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강영희 아동문학가는 대구에서 창작활동과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한국아동문학회·대구문인협회 회원이면서 영남아동문학 회장을 맡고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강영희 수상자 감사인사 강영희 아동문학가가 제23회 아동문학 본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하청호 제4대 대구문학관 관장 취임…3대 이어 연임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이 지난 3일, 3대에 이어 제4대 관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6년 4월 30일까지 2년이다. 하청호 관장은 1972년 매일신문과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했다. 1976년에는 '현대시학'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도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잡초 뽑기' 외 24권의 동시·동화집과 '다비 노을' 외 3권의 시집,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외 3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세종아동문학상(1976), 대한민국문학상(1989), 박홍근아동문학상(1989), 방정환문학상(1991), 윤석중문학상(2006), 대구광역시문화상(2005), 대한민국예술문화상(2022), 한국문학상(2023) 등을 수상했다. 한국아동문인협회 부회장, 대구아동문학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동시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앞서 대구문학관 위탁기관인 <사>대구작가콜로퀴엄(대표 박재복)은 지난 4월 관장 공모에 들어갔으며, 문학 관련 기관 대표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하 관장을 제4대 관장으로 선정했다. 심사위는 "하청호 후보자는 문학적인 업적이 뚜렷하고, 공정하게 일을 추진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두루 갖췄다. 대구문학관과 지역 문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하청호 관장은 "지난 2년 동안 대구문학관은 4층 운영공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보이는 수장고 등 현대적인 운영시설과 관람 콘텐츠를 갖췄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 작가를 위한 문학진흥 활동뿐만 아니라 전국의 문학관과 적극 협력·소통하여 명실상부한 전국 제일의 문학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하청호 제4대 대구문학관 관장(앞줄 가운데)이 취임식을 갖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아래서 詩 누리기' 여덟 번째 행사…한국시인협회장 김수복 시인 초청
시집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대구시 남구 현충로7길 6)가 오는 11일 오후 4시 '산아래서 詩 누리기' 여덟번째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스무 네 번째 시집 '의자의 봄날'를 펴낸 김수복 시인(한국시인협회장·사진)을 초청한다. 경남 함양 출신인 김 시인은 1975년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리산타령'(한국문학사, 1977), '낮에 나온 반달'(문예원, 1980), '새를 기다리며'(민음사, 1988), '사라진 폭포'(세계사, 2003) 등 다수가 있다. 단국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단국대 석좌교수와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 있다. 편운문학상, 서정시학 작품상, 풀꽃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행사는 박상봉 시인이 진행을 맡고, 장옥관 시인의 여는말에 이어 김수복 시인과 독자의 즉문즉답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복희 시인과 독자들이 참여하는 시 낭송과 저자사인회도 갖는다. '산아래 詩' 인스타그램 라이브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산아래 詩'는 시집만 파는 책방으로, 판로가 부족한 지역 작가들이 독자와 만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집을 펴낸 시인을 초청해 독자와 소통하는 '산아래서 詩 누리기'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김수복_시인
[정만진의 문학 향기] 초원의 빛
1913년 5월3일 미국 극작가 윌리엄 인지가 태어났다. '사랑하는 시바여, 돌아오라' '피크닉' '버스 정류장' 등 그의 극작들은 영화로서도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윌리엄 인지의 작품들은 이루지 못한 남녀 사이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대중문학적 요소가 강하다. '초원의 빛' 역시 첫사랑은 맺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에 서사의 바탕을 두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 기본을 갖추었다. 미남 고교생 버드와 청순한 여고생 디니는 첫사랑의 연인이 된다. 버드는 디니와 육체관계를 원한다.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디니는 버드의 바람을 거부한다. 부잣집 아들인 데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버드는 디니를 멀리하고 뭇 여학생들과 어울린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디니는 급기야 자살을 시도한 끝에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대공황 국면에 버드의 집이 파산하고, 버드의 아버지가 충격으로 자살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학교를 그만두고 시골마을로 이주한 버드는 세월이 흐른 뒤 결혼해 아빠가 된다. 디니도 퇴원해 결혼한다. 그 후 디니는 친구들과 함께 버드가 사는 농장을 방문하게 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과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되, 앞으로는 우정을 나누자고 이야기한다. 결말을 장식하는 디니의 결정에 과연 지지할 만한 타당성이 있는지 헤아려 본다. 2024년 5월 현재 세계 최고령자로 인정된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마리아 할머니는 일곱 가지 장수 비결을 말한다. 그중 정서적 안정, 평정심 유지, 걱정이나 후회 않기, 자연과의 접촉 등은 많이 들어본 항목들이다. 그런데 "해로운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지내기"는 색다르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디니에게 버드는 그저 해로운 존재였다. 입으로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에는 자기 자신밖에 없었다. 춘추전국시대 묵가의 표현을 빌리면 "겸애(兼愛)" 사상이 전혀 없는 저급한 이기주의자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 보는 안목이 모자라는 어린 시절의 디니는 버드를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낼 생각을 하면 잘못이다. '삼국지연의'의 유비는 여포를 평가하면서 "한번 배신한 자는 또 배신한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초원의 집'은 극본이고 영화일 뿐이다. 허구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대중은 선량한 배역을 맡은 연기자를 실제로도 착한 사람으로 오인하며 추종한다. 정만진 소설가
[신간]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 상상력 넘치는 퍼즐같은 詩…절제된 언어로 삶의 방식 그려
대구에서 활동하는 김건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절제된 언어로 시적 대상을 내밀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집에는 모두 58편의 시를 담았다. 1부 '흰 눈썹에 가둔 새의 숨소리', 2부 '저 붉은 꽃잎이 문을 두드리면', 3부 '달의 이면에 숨은 문장', 4부 '벌겋게 익어갈 나의 사과들'로 구성됐다.특히 환상적인 장면에서 불쑥 등장하는 생활감 넘치는 시어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는 일종의 '시적 전략'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러한 시 쓰기의 태도를 "한 문장으로 사그라드는 감정을/ 사방으로 흩어지려는 은유의 중력을/ 부스럭거리는 반어 또한 나는 모른다// 맨발의 내가/ 그대에게 깃발을 꽂으려/ 한 발 한 발 다가갈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삶은 혼자만이 걷는 길이 아니고 우리 모두 함께 걷는 길의 지평 위에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시집에는 세련된 시적 문장을 억지로 늘어놓지 않는다. 평이한 문장을 사용하면서 디테일한 상황 묘사가 두드러진다. 수사적인 표현이나 작위적인 설정 없이 존재하는 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러면서 강렬한 이미지와 상징성도 시어 속에 숨어 있다. 시를 읽어갈수록 마치 낱말 퍼즐을 푸는 상상에 빠진다."천 개의 조각마다 천 개의 꿈이 있지// 꿈이 있을 법한 조각의 허벅지에/ 뒤꿈치 끼워 맞추는 것은 모두 비밀// 클림트가 키스를 완성할 때/ 황홀한 눈빛과 달콤한 입에 맞는/ 수천의 감정을 찾아 그렸듯// 합일의 정점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나는 퍼즐러"('나는 퍼즐러' 중에서)시집에는 시인의 삶의 방식도 드러난다. "우산 쓴 누군가와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칠 때/ 한쪽이 우산을 더 높이 들어야/ 비켜 갈 수 있는 방향// 변덕스러운 날씨라도/ 먹구름에 둘러싸여도/ 바람에 날리지 않게 손잡이를 꽉 움켜쥐어야 한다// 사선으로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바람에/ 자기소개서 들고 온몸으로 돌진한다"('우산의 방향' 중에서)이구한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김건희 시인의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은 제목부터 몸의 운동이 외부에 강하게 파동친다. 오렌지를 낯선 별에게 던진 몸이 외부와 관계를 맺음은 대상을 향한 존재의 의식 흐름이며, 생명의 지향성에 대한 관심"이라면서"몸 안의 세계를 탐색하던 시인은 몸 밖의 세계로 나아갔고, 몸 밖의 세계에서 더 넓은 세계, 더 나아가 '낯선 접시별'인 우주로까지 송신을 한다"고 평했다.김건희 시인은 2018년 미당문학 신인 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두근두근 캥거루'가 있고, 2016 동서문학상, 1회 해동공자 최충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대구시인협회, 문인협회 회원, 미당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김건희 시인의 두번째 시집 '오렌지 낯선 별에 던져진다면'은 환상적 풍경에서 불쑥 등장하는 생활감 넘치는 시어로 가득하다. 김건희 지음/ 상상인/134쪽/1만2천원
[어린이&청소년 BOOK] 나의 작은 거인에게…아이·어른 함께 읽는 동시집
격월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 레터링 서비스 '블랙'에 작품을 수록한 시인 가운데 12명의 동시 60편을 모아 출간된 동시 선집이다. 현재 동시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의 개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기 좋은 동시집이다. 시집을 읽으며 잃어버린 동심을 떠올릴 수 있고, 멀게만 느껴졌던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시인이면서 '동시마중' 발행인 송선미는 해설에서 "12명의 시인이 쓴 동시에는 보살핌의 울타리 속에서 심고, 의심하고, 기다리고, 만나고, 찾아가는 어린이의 마음이 있다"고 평했다.백승운기자(김기은 외 지음/상상/156쪽/1만5천원)
[어린이&청소년 BOOK] 세계의 랜드마크와 도시…유명 유적·건물에 숨은 사연
페루 잉카인들은 왜 산꼭대기에 공중 도시를 건설했을까?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은 어떻게 바다를 건너 뉴욕까지 갔을까?전 세계 도시의 랜드마크에 얽힌 진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랜드마크부터 스톡홀름의 스톡홀름 시청사, 멕시코시티의 독립기념탑, 요르단의 페트라 유적처럼 다소 생소한 랜드마크까지 모두 41개의 랜드마크를 소개한다. 초등 교과에서 자주 다루는 뉴욕, 브뤼셀, 아테네, 이스탄불, 리우데자네이루와 같은 세계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랜드마크를 통해 설명한다. 백승운기자박동석 글/박진주 그림/책숲/280쪽/2만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흔한남매 16(흔한남매)…
1. 흔한남매 16(흔한남매)2.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3.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손웅정)4. 4~7세 보고 만지는 수학은 이렇게 가르칩니다(최경희)5.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6.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7. 오컬트 3부작 : 장재현 각본집(장재현)8.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이케가야 유지)9. 빨모쌤의 라이브 영어회화(신용하) 10. 169층 나무 집(앤디 그리피스) <예스24 제공>
[길형식의 길] 그날의 아픈 기억,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1995년 4월28일 오전 7시52분. 천지를 뒤흔들 정도의 굉음과 함께 커다란 불기둥이 대구 상인네거리를 집어삼켰다. 바로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다. 당시 문민정부 들어 유독 대형참사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불과 4개월 전에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도시 가스폭발 사고가 있었다. 철저한 인재였다. 주먹구구식 허술한 도시가스 관리체계와 경험 없는 건설사의 공사장 관리가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참사였다.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이 폭발 사고로 사망 101명, 부상 202명 등 총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고, 건물 80여 채와 차량 150대 이상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등교 중에 사망한 영남중 학생 42명과 교사 1명의 사연은 모두를 눈물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당시 뉴스 속보 대신 고교야구가 중계될 정도로 유독 미비했던 언론보도가 사실은 집권당의 의도적 은폐였다는 소문도 있었다. 특히 사건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많은 공분을 사기도 했다.사고 여파로 공사 발주처 대구백화점은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의 큰 타격을 입는 바람에 부지를 토지공사에 매각해야 했다. 후에 부지를 낙찰받은 롯데쇼핑이 결국 주인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백화점의 대구 진출의 나비효과가 된 것이다. 여담이지만 한동안 부지는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방치되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동춘서커스단의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완공 후에는 유령을 목격했다는 도시 괴담도 떠돌았다.며칠 전 29주기였다. 월성1동에 있는 학산공원에 관심 가지는 대구 시민은 드물다. 이곳에는 상인동 가스 사고 희생자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유족들이 부실 공사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웠던 건설사에서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인 건축물이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에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방영되어 잊힐 뻔한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했다.생존했다면 중년의 나이가 되어 사회의 일원으로 한 가정의 든든한 가장이 되었을 학생 희생자들. 한동네에 살던 또래였기에 더욱 안타깝다. SNS가 없던 시절 전 국민적인 추모로 이어지진 않았던 사건, 비록 30여 년 전의 옛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관련 신문 기사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냉랭한 추모 열기가 아쉽다. 상인네거리를 지날 때마다 떠오르는 그날의 아픈 기억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될 뿐이다. 기억은 힘이 세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과 과정을 기억하고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거리활동가거리활동가
[신간] 내 나이보다 30년 젊은 두뇌를 갖고 싶다면
중년 이후는 신체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도 급속하게 떨어진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노년기 삶의 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슈퍼에이저(super-ager)라 일컫는 사람들은 동년배보다 보통 20~30년 젊은 뇌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젊은 사람만큼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뛰어나다. 그들은 어떻게 그런 뇌를 유지할 수 있을까.이 책은 국내 최고 치매 전문의로 인정받는 저자가 20년 넘게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뇌 건강'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본 일상의 '실천 강령'을 엄선해 담았다.저자는 책에서 인간에게 일어나는 노화가 예정된 것이 아니라 '소모'에 의해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신체를 어떻게 얼마나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나이 드는 속도'를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뇌 질환 환자가 건강해지는 과정과 그렇지 못한 과정을 수없이 지켜보면서 '건강한 두뇌 습관'을 루틴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뇌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다. 일례로 치매 유전자가 있는 60대 H씨의 경우, 뇌가 크게 수축된 상황에서도 몇몇 '기억력 습관'을 통해 인지기능에 문제 없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자는 브레인포그, 기억력 장애, 인지기능 장애 등 다양한 문제로 찾아오는 40대부터 70대까지의 사례들을 정리해 보여주면서 각자에게 맞는 '뇌 건강 솔루션과 습관'을 제시한다. 또 급속하게 떨어지는 기억력과 인지력 저하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강한 뇌 관리'를 위한 '행동 지침'을 내놓는다. 책의 1부는 '이해하기' 파트로 실제로 뇌의 구성과 각 부분의 기능을 설명한다. 또 뇌가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려준다. 여러 실험과 사례를 통해 풀어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따라 하기' 파트인 2부에서는 뇌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7가지 솔루션을 제안한다. 먼저 30일간 하루 일과를 분석해 일상을 점검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또 소금, 설탕, 흰 쌀밥을 멀리하는 등 치매 걱정을 더는 식단으로 바꾸라고 말한다. 뇌를 자극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뇌를 청소하는 수면 습관과 만성피로 해소법도 소개한다. 마지막엔 현명한 약 복용법도 알려준다.부록에는 많은 이들이 실제로 효과를 본 다양한 방법과 저자 자신도 실천하고 있는 작은 습관들을 더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를 토대로 독자 스스로 직접 실천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아가도록 한다. 또 자신에게 맞는 30일, 60일, 90일간의 뇌 건강 플랜을 짤 수 있도록 1대 1 맞춤 솔루션 두뇌 건강 루틴 가이드도 제시한다.저자 김희진은 건국대 의료원 신경과 임상교수를 거쳐 뉴욕대 뇌 건강센터 교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한양대 의료원 신경과 교수와 성동구 치매안심센터장으로 있다. 치매와 인지기능 분야와 관련된 여러 연구에 참여하면서 대중언론에서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05년 대한치매학회 우수논문상, 2007년 치매학회 에자이학술상, 2010년과 2011년 대한치매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대한치매학회 우수포스터발표상을 받았다. 그 외에도 국내 외(SCI급 논문) 100여 편의 논문을 저술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은 건강한 뇌 관리를 위한 지침서로, 저자는 '건강한 두뇌 습관'을 루틴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뇌가 나이 드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희진 지음/앵글북스/300쪽/1만9천800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손웅정)…
1.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손웅정)2. 흔한남매 16(흔한남매)3. 4~7세 보고 만지는 수학은 이렇게 가르칩니다(최경희)4. 불변의 법칙(모건 하우절)5.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마티아스 뇔케)6. 삶이 흔들릴 때 뇌과학을 읽습니다(이케가야 유지)7.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8. 일류의 조건(사이토 다카시)9. 빨모쌤의 라이브 영어회화(신용하)10. 마이크로 리추얼(장재열)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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