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5] 청송군농업기술센터...농민과 함께 울고 웃은 64년…명품사과 기술개발·교육 '일등공신'
청송 사과가 전국 최고의 사과로 인정받게 된 배경에는 청송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청송 농업기술센터는 1957년 설립된 뒤로 줄곧 지역 농민과 함께했다. 특히 농업 종사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사과 농가에 다양한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앞으로도 청송 농업기술센터는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농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청송 사과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전망이다. 또한 청송의 디지털 강소농업인 육성과 함께 미래 첨단농업 정착의 주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5편에서는 청송 사과와 함께하는 사람들 두번째 이야기로 청송농업기술센터에 대해 다룬다.1957년 6월 '농사교도소'로 첫 출발직원 50여명 다양한 분야서 구슬땀친환경 사과반·미래농업반 등 운영농기계 임대·영농일자리지원 사업도농가 일손부족·농작물재해 적극 대처#1. 청송군 농업기술센터를 가다지난 6일 한낮 경북 청송군은 높은 일교차를 가진 사과 재배 최적지답게 유독 뜨거웠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건너편에 도착하자 광활한 청송군 실증시험포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새소득작목 시험포, 스마트팜 연동하우스, 청송군 꽃묘포장, 농기계 야외실습장, 사과품종 비교 시험포, 자근대목 생산포, 과수 규격화된 무병묘목 안정공급 시범포, 새소득작목시험포, 농기계 임대센터, 농업기계 교육장 등 실증시험포장에는 농업과 관련한 각종 시설이 가득했다.'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 맞은편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건물 출입문 위에 글귀가 낯선 방문객을 맞았다. 한여름인데도 농업기술센터 안은 북적였다.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꽤 많네요". 1층 로비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체온을 측정하다가 직원에게 묻자 "여기 보이는 분들은 직원이 아니라 대부분 농민들이에요"란 대답이 돌아왔다. 농업기술센터에는 직원 50여 명이 지도기획, 인력육성, 자원개발, 영농지원, 기식량작물, 채소특작, 과수기술, 기술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농업기술센터 관련 정보를 듣기 위해 서경수 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담당과 만났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그는 식물생리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05년부터 이곳에서 근무 중이다. 사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계획수립 및 지도, 청송사과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농산물우수관리) 사업단 운영, 황금사과 브랜드화 추진, 청송사과축제 홍보관 운영 등 많은 일을 맡고 있다.그는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한 지 올해로 17년째네요. 새로운 재배 기술이 나오면 제가 먼저 숙지를 해야 농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으니 하면 할수록 어렵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과 교육, 기술 지도를 하고 묘목과 대목도 분양한다"며 "직접 사과를 재배하면 농민들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사과를 조금 재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2. 농민과 64년 함께한 농업기술센터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의 출발은 1957년 6월 발족한 청송군 농사교도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사교도소는 이후 1962년 4월 농촌지도소로 이름이 바뀌었고, 1998년 10월 지금의 농업기술센터가 됐다. 농업기술센터는 2001년 4월 지금의 자리로 신축 이전했다. 이후 농업기술센터에는 남부상담소(2011년), 사과가공센터(2014년), 농기계임대센터 진보분소(2015년), 영농일자리지원센터(2018년), 영농일자리지원센터 산남분소(2019년) 등이 잇따라 조성되며 규모가 커졌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는 농업교육, 농기계임대사업, 영농일자리지원, 토양검정사업 등을 하고 있다. 농업교육 부문에서는 친환경사과반과 미래농업반을 운영하고, 강소농 육성교육과 귀농·귀촌 교육도 하고 있다. 친환경사과반은 사과 재배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기업가적 마인드 형성을 위해 이론, 실기, 실습, 견학을 통한 현장맞춤형 교육으로 운영된다. 미래농업반은 자연순환형 농업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확대하는 교육이다. 강소농 육성 교육은 중소규모 가족 경영체를 대상으로 농가경영개선 실천교육, 맞춤형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귀농·귀촌 교육은 귀농인과 귀촌인들을 대상으로 전문기술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농촌 정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토양검정사업으로는 토양검정과 퇴·액비부숙도 측정이 있다. 토양검정은 친환경 GAP 농산물 인증제도에 적극 대처하고 친환경농업 실천기술을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퇴·액비부숙도 측정은 가축분뇨 자원화 및 적정처리를 통해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지속가능한 농업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농기계임대사업과 영농일자리지원도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농업기계 임대센터에서는 트랙터, 파종기, 퇴비살포기, 탈곡기, 제초기 등 다양한 농기계를 농민에게 빌려준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농기계 구입비 부담과 생산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농업기술센터는 농촌의 부족한 일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송군 영농일자리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농가에 필요한 인력을 구해주고, 근로자에게는 숙식과 교통비 지원, 안전교육 등을 한다. 지원센터에는 150명이 묵을 수 있는 20실 규모의 숙소도 마련돼 있다.청송군 농업기술센터는 특히 청송사과 GAP 사업단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송사과 재배 과정에서 농약 대신 친환경적인 교미교란제나 노린재 트랩 등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청송에서 GAP 인증을 받은 농가는 1천가구가 넘는다. 농업기술센터는 최근 황금사과 특화브랜드 육성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18년 황금사과 공동출하회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황금사과 특화브랜드 육성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3. 농가와 함께 울고 웃고청송 농민들의 걱정은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의 걱정이기도 하다. 많은 근심거리 중에서도 특히 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사과 재배 농가가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일손이 필요한 시기가 농가마다 겹치기 때문이다.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의 2020년 농업생산액 추계를 보면 청송에서 농업, 축산업, 임업에 종사하는 농가는 모두 7천61가구다. 이 가운데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만 3천961가구(56.1%)에 이른다. 농·축산·임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셈이다.서경수 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담당은 "청송의 주력 품종이 사과이다 보니 특정 시기에 인력이 한꺼번에 필요해 동시간대 인력 수급이 잘 안되고 작업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특히 적과 시기인 5월과 적엽 시기인 9월, 수확 시기인 10~11월 세 차례 일손 부족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 때문에 농촌기술센터에서는 안동, 포항, 영천 등지에서 노동력을 수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더욱이 농업 종사자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점도 전국적인 문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행한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2020'에 따르면 65세 이상인 농가 비율은 1990년 18.3%(176만7천가구 중 32만3천가구)에서 2019년 62.0%(100만7천가구 가운데 62만4천가구)로 세배 이상 급증했다.농작물 재해 문제 역시 골칫거리다. 청송은 경북 내륙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흐르는 해발 250m 이상의 높은 고도에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생육기간 평균 일교차가 13.4℃로 커서 맛있는 사과가 생산된다.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과 생산 최적의 자연 조건 때문에 봄철 냉해 피해가 많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청송 농가들은 비싼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이에 청송 농업기술센터는 현재 진행 중인 각종 사업 외에도 사과 재배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마련할 계획이다.글·사진=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전 영남일보 기자〉서경수 청송군 농업기술센터 과수기술담당이 지난 6일 청송군 실증시험포장에서 사과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사과 재배 등 농사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청송군 농업기술센터.청송군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인 전문 기술 교육 이외에도 농업기계 임대 사업 등도 병행하고 있다.
202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