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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독도 파노라마]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 .25] 울릉도 산나물 (下)...섬말나리·참고비·삼나물·두메부추 등 4종 '프레지디아' 선정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은 전 세계 160개국에 지부를 두고 하루 70여 종의 생물이 사라져가는 대멸종 시기를 맞아 소멸 위기의 토종 종자와 음식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은 지난 2014년 울릉도 현지 실사를 통해 울릉도 산나물 가운데 섬말나리·참고비·삼나물·두메부추 등 4종을 '프레지디아(Presidia)'에 선정했다.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이 선정하는 '프레지디아(Presidia)'는 토종 종자와 음식 자원 중 보존 가치가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자·소비자·전문가를 연계해 효과적으로 보호·육성하는 일종의 '육성 프로젝트'다. '프레지디아(Presidia)'에 선정된 울릉도 산나물은 전 세계 160여 개국 10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국제 슬로푸드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교류·컨설팅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섬말나리(울릉 나리)섬말나리는 백합과의 다년생식물로 울릉도에서만 나는 한국 특산식물이며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이다. 오래전 울릉도 개척 당시 나리분지에 살던 개척민들이 식량이 부족하던 시기에 섬말나리의 줄기를 구황식물로 이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섬말나리는 개화 기간이 길어 관상 가지가 있으며 종자번식이 잘되지만, 씨앗을 뿌리면 3년은 지나야 꽃을 볼 수 있다. 섬말나리의 꽃은 6~7월에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나며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을 띠고 있다. 약용으로는 자양, 건위, 종기, 강장, 진해, 천식, 해열에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하였으며, 민간에서는 자양강장제로 쓰이기도 한다. ◆섬고사리(참고비)섬고사리는 울릉도에서 참고비 또는 울릉고사리라고 부른다. 1990년 초, 재배법이 개발돼 특산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년초로 중산간지부터 고산지대까지 널리 분포돼 있다. 꼬리고사리과의 섬고사리인 참고비를 울릉도에서는 산나물로 재배하고 있다. 참고비는 울릉도에서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고급 산나물이다. 어린 참고비는 잎이 동그랗게 말려 있고 줄기에는 흑색인 편이 있어 고사리와 쉽게 구별된다. 참고비에는 특히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고 단백질·지방질·칼슘·인·비타민B2 등이 함유되어 있다. 양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고 비타민, 회분, 니코틴산 등을 함유한 영양가 높은 맛있는 산채다. 참고비는 떫고 쓴맛이 있어서 생채로 먹지는 못한다. 삶아서 말렸다가 여러 번 우려내고 나서 다시 불린 것을 조리한다. 약용으로는 뇌 신경병·간질·임질·성기능감퇴·신경성에도 효험이 있다. ◆삼나물울릉도의 대표적인 산나물은 삼나물이다. '삼나물'은 깊은 산 계곡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높은 영양가와 독특한 향기, 상큼한 맛이 있으며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어 성인병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고급 산나물이다. 어릴 때 잎이 산삼 잎처럼 생겨서 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나물을 데쳐서 말린 뒤 양념장으로 무친 삼나물 회에선 나물 맛이 아닌 쫄깃한 소고기 맛이 난다. ◆두메부추 두메부추는 생소하지만, 부추는 누구나 아는 건강 채소로 여러 가지 음식 재료에 많이 쓰인다. 부추의 종류에는 두메부추·조선부추·실부추·호부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두메부추는 울릉도와 강원도 등 북부지방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야생종이다. 일반 부추와 달리 잎이 두껍고 넓으며 수분이 풍부해 알로에처럼 겔 성분의 진액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일반 부추보다 탄수화물이 4배, 비타민A가 2배 많이 함유돼 있다. 독특한 맛과 향이 있는 두메부추는 일반 부추처럼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고, 녹즙, 장아찌, 김치로도 활용된다. 한의학적으로는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몸이 찬 사람들이 생즙으로 먹으면 피를 맑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울릉도에서는 해안절벽과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늦여름이나 초가을 군락을 이룬 두메부추의 꽃은 주변 환경과 어울려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박순덕 〈울릉군 지질공원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섬말나리 울릉군 제공참고비울릉군 제공삼나물울릉군 제공두메부추울릉군 제공
2022.01.01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 .24] 울릉도 산나물 (上)...이른 봄 쌓인 눈 뚫고 올라와 개척민들의 목숨을 이어준 '명이'
일반적으로 울릉도 하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오징어와 호박엿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는 호박엿과 오징어를 따돌리고 울릉도 청정 산나물이 울릉도 소득 작물 1위에 오른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은 눈이 많이 오는 섬 특유의 지질, 기후와 맞물려, 이른 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억세지 않고 부드러워 그 맛과 향이 아주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또 바닷바람 영향으로 산나물엔 병충해가 거의 없고, 독성도 없어 육지에서 먹지 못하는 것도 이곳에는 먹을 수 있는 나물이 많다.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나물들이다. 강인한 생명력과 청정자연이 만나 울릉도에서 자라나는 모든 풀을 약초라고 부르는 이유 또한 여기 있다. 언 눈이 녹으며 자연의 물기를 머금은 먹음직스러운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울릉도의 봄은 참으로 맛깔나다. 가장 많이 알려진 산나물은 명이, 부지깽이(섬쑥부쟁이), 울릉미역취, 참고비(섬고사리), 전호, 땅두릅, 엉겅퀴, 삼나물(눈개승마) 등 10여 종이 넘는다.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 가운데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명이나물과 취나물로 불리는 미역취, 부지깽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명이(산마늘)울릉도를 대표하는 명이나물은 구황식물로 산마늘을 울릉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예전 울릉도 개척민이 먹을 것이 부족한 겨울에 눈밭에서 자라 이른 봄 쌓인 눈을 뚫고 올라오는 명이나물은 생명과도 같은 존재였다. 이때부터 개척민들의 명(목숨)을 이어줬다 해 '명이'로 불리게 됐다. 명이나물은 눈이 많이 내리는 울릉도의 기후적 특성과 화산섬의 토질, 5월까지 쌓여 있는 눈으로 저온과 수분을 유지하면서 특수한 환경에서 자란다. 울릉도 명이나물이 육지와 근본적으로 다르며, 차별성을 지닌 이유도 이러한 서식환경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울릉도 명이나물은 저장성이 약하기 때문에 주로 간장 절임으로 가공해 육지로 판매되고 있다. 명이나물은 독특한 맛과 향, 풍부한 무기 성분과 비타민 등을 지니고 있다. ◆부지깽이(섬쑥부쟁이)부지깽이는 섬쑥부쟁이를 일컫는 울릉도 방언이다. 50~150㎝까지 자라며, 8~9월에 걸쳐 하얀색 꽃이 핀다. 국화과에 속하는 부지깽이는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부지깽이나물의 종류는 많으나 어느 것이든 다 같이 먹을 수 있으며 튀김, 무침, 쑥부쟁이 밥, 된장국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쑥갓 같기도 한 독특한 향기가 있어 입맛을 돋워 준다. 약용으로는 주로 호흡기 기능을 보강하는데, 인후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등 주로 감기의 열을 내리거나 편도선염의 진해와 가래약으로 사용한다. 부지깽이는 비타민A·C가 풍부하고 단백질·지방·당질·섬유질·칼슘·인 등이 다량 함유된 산나물이다. 전초에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뿌리에는 '프로사포게닌'이 함유돼 있다. ◆울릉미역취 울릉미역취는 취나물의 일종으로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식물이다. 미역취가 전국에서 자생하고 있지만, 울릉미역취는 미역취의 변종으로 울릉도에서 자생 또는 재배하고 있다. 주로 식용으로 쓰이는 울릉미역취는 고유의 향취가 있어 봄철 미역취의 잎과 줄기를 산채로 이용한다. 울릉미역취는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산나물 중 비타민A를 제일 많이 함유하고 있다.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뿐 아니라 호흡기와 시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약용으로는 감기·두통·진통·폐렴·황달 및 항암치료제로도 활용된다. 울릉미역취는 연간 3~5회 수확할 수 있는 작물로 다른 작물에 비해 재배관리나 병충해 방제 등의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뛰어나다.박순덕 〈울릉군 지질공원 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울릉도 취나물농사명이나물부지갱이 나물미역취
2021.12.25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23] 국가지질공원(4) 인간 간섭 받지 않은 희귀식물 寶庫 '성인봉 원시림'
경북 울릉군 북면 지역에 있는 울릉도 지질명소 가운데 못다 소개한 성인봉원시림·죽암몽돌해안·삼선암·관음도 등 4개소와 독도 지질명소 숫돌바위·독립문 바위·삼형제굴 바위·천장굴 등 4개소를 소개한다. ◆성인봉 원시림= 나리분지(나리 칼데라)로부터 성인봉에 이르는 구간에 발달한다. 오랫동안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덕에 희귀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됐다. 나리분지는 울릉도 북측 중앙에 있는 유일한 평지지대다. 해발 500m 높이에 있는 평지의 내부면적은 약 2㎢에 이르며 나리봉·말잔등·성인봉·천두봉·미륵봉·송곳산으로 둘러싸인 외륜산 내부의 면적은 약 9㎢에 이른다. ◆죽암 몽돌해안= 울릉도의 거센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둥근 자갈로 이루어진 넓이 약 9천500㎡, 길이 500m, 폭 20m의 몽돌 해안이다. 해안지형이 지속해서 파도의 침식작용을 받게 되면 약한 부분은 깎여 만이 되고 이곳에 퇴적작용이 일어나면서 해변이 발달하는데 죽암 몽돌 해안에는 주변의 조면암, 현무암 등의 구성 암석들이 거센 파도에 의해 이리저리 휩쓸려 모서리가 마모되면서 만들어진 둥글둥글한 몽돌이 퇴적되어 해안을 이루고 있다. ◆삼선암= 바다 위 세 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울릉도의 아름다운 해양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울릉도의 3대 해양 절경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선암은 주상절리가 파도의 작용을 받아 떨어져 나가면서 형성된 해안침식 기둥이며 표면에는 풍화작용으로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지형인 타포니가 잘 발달해 있다. ◆관음도= 계절별로 다양한 식생이 자라기 때문에 생태교육에 활용되기도 한다. 관음도의 면적은 총면적은 7만1천405㎡, 높이 106m, 둘레 약 800m로, 죽도·독도에 이어 울릉도에서 세 번째로 큰 부속 섬이다. 관음도는 조면암질 용암이 여러 번 분출하여 형성되었으며, 섬의 표면은 경석(輕石)으로 덮여있다. 관음도 북쪽 하부 해안절벽에는 높이 14m가량의 두 동굴이 있으며 조면암에 발달한 주상절리와 수평 절리를 따라 암석이 무너져 내려 생성되었다. ◆독도 숫돌바위= 독도 의용수비대원들이 칼을 갈았던 곳으로 바위의 암질이 숫돌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숫돌바위는 독도에서 분리된 해안침식 기둥으로 표면은 계단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는 응회암 틈 사이로 조면암질 용암이 끼어들어 가면서 판 모양으로 굳은 후 상대적으로 약한 응회암이 파도에 의해 깎여나가 형성된 것이다. ◆독도 독립문바위= 청나라로부터 자주적인 독립을 하기 위해 세운 독립문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립문을 구성하는 암석은 응회암으로 겹겹이 쌓인 수평 층리가 잘 발달하며 차별적인 침식작용으로 파도와 접하는 암석 부분이 뚫려 둥근 아치형의 지형이 나타난다. ◆독도 삼형제굴바위= 마치 형을 따르는 두 형제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삼형제굴 바위는 독도에서 분리되어 바다에 동떨어진 바위섬이다. 이중 가장 큰 바위섬에는 세 방향으로 난 동굴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해식동굴로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약한 부분이 깊숙이 침식되면서 만들어진 굴이다. ◆독도 천장굴= 독도 동도의 중앙에 있는 해식동굴로 우물과 같이 천장이 뻥 뚫려있다. 과거에는 화산 분화구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동도 내에 발달한 여러 방향의 수많은 단층이 교차하는 지점에 오목하게 패인 침식 지형이 형성된 후 구멍이 뚫린 것이라 보고 있다. 천장굴 절벽에는 독도 사철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538호로 지정됐다.장윤희 〈울릉군 지질공원 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성인봉원시림죽암몽돌해안삼선암관음도독도 숫돌바위독도 독립문바위독도 삼형제굴바위독도 천장굴
2021.12.18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 .22] 국가지질공원(3) 코끼리바위, 과거에는 울릉도와 이어져 있었으나 파도에 깎여 섬으로 바뀌었다
경북 울릉군 북면 지역에 있는 울릉도 지질명소는 노인봉·송곳봉·코끼리바위·용출소·알봉·성인봉원시림·죽암몽돌해안·삼선암·관음도 등 9개소가 있다. 이 가운데 노인봉부터 알봉까지 5개 지질명소를 먼저 소개한다. ◆노인봉= 노인의 주름살처럼 쭈글쭈글해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는 약 200m에 달하며 마그마의 통로인 화도가 굳어서 형성된 바위이다. 포놀라이트와 조면암으로 구성된 노인봉은 용암돔이 만들어진 후, 주변 집괴암층과 용암돔의 윗부분이 침식돼 사라지고 화도만 남아 현재의 노인봉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내부 화산체에서 포놀라이트가 산출하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울릉도가 유일하므로 노인봉은 연구 가치가 굉장히 높은 명소 중 하나이다. ◆송곳봉= 뾰족한 봉우리가 마치 송곳을 세워 놓은 모습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높이는 해발 약 430m에 달한다. 송곳봉은 노인봉과 마찬가지로 마그마의 통로인 화도가 굳어서 만들어진 바위이며 상대적으로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은 쉽게 흐르지 못하기 때문에 지표에 봉긋하게 올라와 용암돔을 만들었다. 송곳봉 뒤편에는 옥황상제가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착한 사람을 하늘로 낚아 올리기 위해 뚫어 놓았다고 전해지는 8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는 차별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다. ◆코끼리바위= 바위의 모습이 마치 물속에 코를 박고 있는 코끼리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구멍 바위라는 뜻으로 공암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코끼리바위는 과거에는 울릉도와 이어져 있었으나 파도에 의해 깎이면서 육지와의 연결부가 끊어져 바다에 덩그러니 바위섬으로 남게 된 것이다. 바위의 높이는 약 59m, 폭은 약 80m이며, 표면에는 다양한 방향으로 주상절리가 발달해있다. 주상절리 방향이 서로 다양한 것은 용암이 분출한 직후 지형 기복이나 다른 용암의 유입 등의 영향을 받아 여러 방향으로 냉각되었음을 의미한다. 바위의 아랫부분에는 해식동굴이 있으며 높이는 10m 정도이다. ◆용출소= 지하수가 저절로 지표로 솟아난 샘에 해당하며, 지하수면이 급사면이나 단층 등에 의해 갑자기 지표로 노출되는 경우에 만들어진다. 용출소는 유량이 하루 2만t에 이르며, 수온은 연중 일정한 편으로 평균 10.2℃인 저온성 지하수에 속한다. 화산이 함몰되어 칼데라 호수가 형성된 이후, 투수율이 높은 부석 혹은 부석질 응회암이 호수 바닥에 퇴적되어 지하수 저장고의 역할을 하게 됐다. 스며든 지하수는 투수율이 높은 부석 퇴적층을 따라 이동 하는데, 나리분지 외곽을 이루는 불투수층인 조면암을 만나게 되면 더는 흐르지 못하고 조면암에 생긴 절리(틈)를 따라 지표로 솟아올라 용출소를 형성하게 된다. 용출소는 울릉도 북부 일대의 주요 상수원이다. ◆알봉= 울릉도에서도 가장 최근까지 화산활동이 있었던 분화의 흔적이 있는 봉우리다. 점성이 강한 조면 안산암질 용암이 멀리 흐르지 못하고 봉긋한 돔 형태로 그대로 굳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마치 새의 알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알봉 둘레길을 통해 갈 수 있는 깃대봉 전망대에 오르면 알봉 봉우리의 분화구를 볼 수 있다. 울릉도를 이루고 있는 화산체는 풍화로 초기 원형이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후기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알봉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이중화산체로 울릉도 화산체 연구 과정에 중요한 명소이다. 장윤희 〈울릉군 지질공원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노인봉송곳봉코끼리바위용출소알봉
2021.12.11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21] 국가지질공원(2) - 바위 오르는 9마리 거북, 국수 모양 주상절리 등 울릉 서면에 6곳
울릉군 서면 지역에 있는 지질명소는 거북바위 및 향나무자생지, 국수 바위, 버섯 바위, 학포마을 해안, 황토 굴, 태하 해안 산책로 및 대풍감 등 6개소가 있다. ◆거북 바위= 보는 방향에 따라 거북이 6~9마리가 바위 위로 오르는 형상을 닮아 거북 바위라 이름이 붙여졌다. 거북 바위가 있는 마을은 거북이가 통(마을)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통구미 마을이라고 불리며 '울릉 통구미 향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지정돼 있다. 거북바위는 울릉도 초기 화산활동으로 현무암질 용암류가 생성된 후 이보다 점성이 높은 조면암 또는 포놀라이트 용암이 관입해 형성된 바위이다. 따라서 현무암질 용암이 경사면을 따라 반복적으로 흐른 구조를 관찰할 수 있으며, 곳곳에 관입한 암맥과 냉각대를 볼 수 있다. ◆국수 바위= 약 157만 년 전, 용암 분출로 만들어진 것으로 곧게 뻗은 주상절리가 국수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높이는 약 30m, 폭은 약 270m에 달하는 조면암질 절벽(단애)이다. 국수 바위는 하부의 현무암질 집괴암과 부정합적인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포놀라이트로 이루어진 국수 바위의 상부층은 현재 대부분 침식되어 남아있지 않다. 국수 바위를 이루는 주상절리의 형성원리와 환경에 대한 정보는 250만 년 전에 동해 울릉분지 내에서 일어난 화산활동을 연구하는데 쉬우므로 국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질명소 중 하나이다. ◆버섯 바위= 바위의 모양이 상황버섯을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뜨거운 용암이 수중에서 폭발하면서 생성된 화산재, 파편 등 화산쇄설물 들이 쌓여 형성된 화성쇄설암이다. 이 바위는 입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층은 침식을 많이 받아 내부로 들어가 있고, 상대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큰 층은 침식을 적게 받아 외부로 돌출되면서 들쭉날쭉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학포마을 해안= 울릉군 서면 학포마을의 아름다운 해안과 더불어 울릉도 개척역사를 기록한 유적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학포마을 해안에는 해변을 따라 집괴암·응회암·조면암층이 분포되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단단한 조면암층은 파도에 의해 침식되지 못하고 남아 곶(바다로 튀어나온 육지)을, 집괴암과 응회암층은 풍화와 침식에 약해 깎여져 해변 쪽으로 움푹 들어간 만(바다가 육지로 들어간 곳)을 형성한다. 학포마을의 해안은 지형·지질학적 특징을 울릉도의 개척역사에 접목해 교육 가능한 대표 지질명소다. ◆황토 굴= 울릉군 서면 태하항에서 오른쪽으로 따라 들어가면 태하 관광 모노레일이 나온다. 모노레일 승차장에서 10m 거리에 주황색 황토가 검은 바위와 대비를 이루는 황토 굴이 있다. 태하의 옛 이름은 '큰황토구미'로, 개척민들이 와서 보니 바닷가 산에 황토를 파낸 흔적이 남아 있어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아홉 가지 맛을 낸다는 의미로 '황토구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선 시대 수토관들이 울릉도에 오면 태하의 황토와 향나무를 가져가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태하 황토 굴은 화산이 폭발할 때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굳어져 형성된 응회암이 파도에 의한 차별침식을 받아 형성된 해식동굴이다. 동굴의 높이는 6m, 폭 32m, 길이 44m로 바닥은 평탄하고 천장은 반구형 또는 둥근 덮개 모양의 형상을 가졌다. 천장을 이루는 조면암은 냉각되는 과정에서 수축해 울퉁불퉁한 벽면을 만들었다. 동굴 내부 응회암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응회암에 포함된 광물이 변질하는 과정에서 철이 빠져나와 생성된 산화철 입자가 응회암에 골고루 퍼져있기 때문이다. ◆태하 해안 산책로= 황토 굴 옆에 해안 산책로로 오르는 경관 교량이 있다. 교량 벽면은 태하 마을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벽화로 꾸며져 있다. 교량 끝에서 5분 정도 걸어가 모퉁이를 돌면 태하 해안 산책로가 펼쳐진다. 대부분 조면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도와 바람에 의해 특이하게 침식된 지형이 발달해 수려한 해안 절경을 자랑한다.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된 대풍감은 돛단배가 육지로 나가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절벽에는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대풍감에 자생하는 향나무들은 주상절리에 뿌리를 내려 자라면서 오랫동안 육지와 격리되어 독특한 생태환경을 이루었다. 장윤희 〈울릉군 지질공원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거북바위 및 향나무자생지국수바위버섯바위학포마을 해안황토굴태하해안산책로
2021.12.04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20] 국가지질공원(1)...도동 해안산책로·저동 해안산책로·봉래폭포·죽도 '울릉도 4대 지질명소'
울릉도·독도는 지난 2012년 12월 27일에 국내 최초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국가지질공원이 기존 국립공원 등과 가장 다른 점은 자연자원을 보존하면서 교육과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울릉도·독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관광수요 창출은 물론 자연자원의 보존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은 총면적 127.9㎢(육상 72.8㎢, 해상 55.1㎢)로 울릉군 전 지역이 인증받았다. 울릉도·독도의 지질명소로 지정된 곳은 울릉도에 19곳이 있고 독도에 4개소까지 모두 23곳이 있다. 지금부터는 울릉도 지질명소 19개소와 독도 지질명소 4개소에 대해 울릉군 행정구역인 울릉읍·서면·북면 그리고 독도로 나눠 알아보기로 한다. 울릉군 울릉읍 지역에 있는 지질명소는 도동 해안산책로·저동 해안산책로·봉래폭포·죽도 등 4개소가 있다. ◆도동 해안산책로무지개다리, 지질공원 로고가 들어간 LED 가로등 등의 산책로 기반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고 도동 여객선 터미널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우수해 많은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지질명소이다.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로 갈수록 암석 생성연대가 대체로 젊어지는 경향을 보이며, 하부로부터 현무암질 용암류, 암석 조각들이 산사태로 운반되어 만들어진 퇴적 쇄설암, 화산재가 뜨거운 상태에서 쌓여 생성된 이그님브라이트, 분출암의 일종인 조면암이 순서대로 분포한다. 도동 해안산책로는 울릉도 초기 화산활동의 특징을 간직한 다양한 지질구조가 관찰된다는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명소 중 하나이다. ◆저동 해안산책로울릉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저동마을에 있다. 산책로 입구는 울릉도 대표 관광명소이자 포토존 가운데 하나인 촛대바위 방파제길 초입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도동 해안산책로와 행남 등대까지 이어진다. 저동 해안산책로에는 울릉도 초기 화산활동 당시에 만들어진 화산암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 저동 해안산책로의 암석 대부분은 현무암에 해당하고 베개용암·클링커·해안폭포·해식동굴·암맥 등 다양한 지질구조와 지형을 볼 수 있어 지질공원 교육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봉래폭포암석의 차별침식 때문에 형성되었으며 총 3단으로 이루어진 폭포이다. 총 낙차는 약 30m이며 유량은 하루 3천t 이상으로 울릉도 남부 일대의 중요한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울릉도 화산활동 시 분출된 암석 조각들이 모여 형성된 집괴암이 하단을 이루고 있으며 화산재가 굳어져 생성된 응회암·분출암의 일종인 조면암이 상단을 이루고 있다. 상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하부의 집괴암과 응회암이 깎여 나가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한 상부가 무너져 형성된 봉래폭포를 찾는 연간 관광객 수가 약 13여 명 정도로 독도 입도객을 제외하면 울릉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봉래폭포 관리소에서 봉래폭포까지는 산책로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산림욕장이 만들어져 있어 지질뿐만이 아닌 생태 교육 장소로도 활용 중이다. ◆죽도울릉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크며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도는 원래 울릉도와 붙어있었으나 파도에 의한 차별침식으로 현재와 같이 섬으로 떨어져 나왔다. 죽도는 조면암과 집괴암으로 구성되며 울릉도를 구성하는 암석과 같다는 점에서 이들이 과거 하나의 섬에서 분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죽도 표면은 기공이 많고 풍화에 약한 부석층으로 덮여있으며 이들이 잘게 부서져 형성한 토양에는 죽도의 특산물인 더덕이 재배되고 있다. 장윤희 〈울릉군 지질공원 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울릉도·독도 지질명소 지도도동해안산책로저동해안산책로봉래폭포죽도
2021.11.27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 .19] '맛의 방주'에 등재된 칡소...오징어내장탕·꽁치물회 등 일미 천지
동해의 거센 파도와 바람이 빚어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섬 울릉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햇살을 받은 향기로운 산나물과 청정바다의 해산물로 이루어진 먹거리와 특산물은 울릉도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울릉도만의 독특한 토속음식의 대표적인 별미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울릉도 먹거리 중 단연 최고 - 울릉 칡소 숯불구이울릉 칡소는 일제의 수탈과 한우 개량 정책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전통 한우로 호랑이와 같은 줄무늬가 있어 범소·호반우 라고도 한다. 울릉 칡소는 2013년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돼 울릉 약소를 제치고 울릉도 먹거리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가격도 일반 한우보다 30% 정도 높아 울릉도 사육 한우 중 80%를 차지한다. 울릉 칡소는 자생목초가 풍부한 울릉도의 이상적인 환경에서 자라 특유의 향기와 맛이 배어있어 누린내가 거의 없고 육질의 씹히는 맛이 탁월하다. 일반 한우보다 불포화 지방산 함량도 높아 더욱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육즙이 빠지지 않게 숯불에 잘 구워 울릉도의 특산물인 명이절임에 싸 먹으면 입안에 가득 퍼지는 명이나물의 은은한 향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고기 맛에 울릉도 여행의 즐거움이 더해진다. ◆무공해 자연의 맛 - 산나물비빔밥울릉도에서 자란 산나물들은 약효를 지닌 것들이 많아 약초라 불리 운다. 그만큼 뛰어난 영양가를 지닌 산채들을 모아 자연 그대로 그릇에 담겨 있다. 미역취·삼나물·취나물·부지깽이·참고비 등 무공해 자연을 쓱쓱 비벼 먹으면 하루가 든든하다. 특히 취나물은 육지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울릉도의 것이 더욱더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내는 게 일품이다.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다. - 홍합밥홍합밥은 울릉도의 별미이자 특별메뉴로 단연 으뜸이다.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울릉도 홍합은 일반 홍합보다 훨씬 크며 맛도 담백하다. 두툼하고 통통한 홍합이 고소한 참기름과 만나 별미를 선사한다. 울릉도 자연산 돌김가루를 뿌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울릉도의 산나물 무침을 곁들어 먹으면 맛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홍합밥은 미리 지어놓으면 맛이 없어 주문과 동시에 조리하기 때문에 항상 예약은 필수다. ◆울릉도만의 별미 - 오징어 내장탕청정고장 울릉도에서 잡아 풍부한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울릉도 오징어를 생물(生物) 상태에서 내장만 따로 손질해 호박·풋고추·무 등 신선한 채소와 푹 끓이면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아주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지닌 오징어 내장탕을 만나게 된다. 뱃멀미에 시달린 속을 풀어주며 영양까지 풍부한 오징어 내장탕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지친 마음마저 달래준다. ◆손 반죽한 면발에 진한 국물이 일품 - 따개비 칼국수울릉도에 오면 잊지 말고 먹어봐야 할 또 하나의 음식으로 따개비 칼국수가 있다. 맛과 영양이 전복 못지않은 따개비를 삶아 진한 국물을 우려내고 따개비 속살과 함께 손으로 빚은 면발을 넣어 끓인 따개비 칼국수는 우리 어머니의 손맛과 함께 진한 바다 내음을 느낄 수 있다. ◆영양 많은 울릉도 별미 - 꽁치물회울릉도 연안에서 잡은 신선한 꽁치의 내장을 빼고 껍질을 벗겨 포를 뜬 후 비법이 담긴 고추장 양념과 함께 물을 부으면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꽁치물회가 탄생한다. 꽁치 물회는 울릉도 토속음식 가운데 울릉도 주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으로 울릉도산 매실 진액을 살짝 가미하면 훨씬 더 감칠맛을 돋구어 준다. 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울릉칡소 숯불구이울릉군 제공울릉도 산나물 비빔밥홍합밥오징어내장탕따개비칼국수꽁치물회
2021.11.20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8)] "울릉도를 이렇게 내팽개쳐 둘 거라면 차라리 일본에 팔아버리지요"
"울릉도를 이렇게 내팽개쳐 둘 거라면 차라리 일본에 팔아버리지요."경북 울릉도 도동 시내에 있는 박정희 기념관(옛 울릉군수 관사)에 새겨진 문구다. 울릉도 출신 공무원의 고언은 박정희 의장을 울릉도로 이끌었다. 1962년 10월 11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군함을 타고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해 옛 울릉군수의 관사에서 당시 박창규 울릉군수, 이일선 울릉도의원 병원장, 민기식 1군 사령관, 이맹기 해군참모총장 등과 저녁 식사를 나누고 하룻밤을 묵었다. 울릉도 어르신들은 "이날 저녁상에는 울릉도 주민들이 직접 잡은 전복, 오징어 등 해산물과 명이나물 등 울릉도 산채 그리고, 소고기 요리를 만들어 대접했다"라며 그날을 회상했다. 그날의 만찬은 울릉도의 미래를 꿈꾸게 했다. 박 의장은 그날 저녁 울릉군수와 주민들로부터 울릉군의 현황과 독도경비대의 열악한 환경, 울릉도 어민들의 어려운 사정들을 주의 깊게 듣고 돌아가 바로 울릉도 개발을 지시하게 됐다. 이날 운명의 하룻밤은 울릉도 근대화의 시작이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울릉도는 그야말로 야생 그 자체였다. 험준한 산에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으로 제대로 된 길이라곤 당연히 없었을뿐더러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주민들에 의해 작은 왕래길 정도가 개설됐지만, 겨울이 되면 폭설로 길이 막혀 이동할 수 없었다. 울릉도에 처음으로 도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폭 1~2m에 약 59㎞ 도로가 신설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도로는 사람이 겨우 걸을 수 있는 정도의 길이었다. 하지만 이 도로는 길폭이 협소해서 폭풍과 폭우에 쉽게 끊기곤 했다. 1940년 보수해서 사용했지만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 때 형체조차 없어졌다. 거센 파도를 막아줄 방파제나 제대로 된 접안시설 하나 갖추어지지 못해 군청 소재지인 도동항조차 초라한 작은 항구에 불과했다. 울릉도를 방문한 직후 박 의장의 지시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1963년 3월 8일 각의에서 의결돼 정부의 지원으로 본격적으로 울릉도 개발이 시작됐다. 이 계획은 울릉도 정기여객선의 취항, 방파제와 접안시설 신설, 울릉도 일주도로 개설, 수력발전소 착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과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 개발을 필두로 7곳의 어항을 신설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수산청·항만청·경상북도·울릉군 등 4개 관청에서 총 187억 7천650만 원의 경비를 투입해 울릉도의 면모를 일신하는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또 박 의장은 울릉도의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고 1966년에는 홍순칠 등 독도의용수비대원을 청와대로 초대해 만찬을 베푸는 등 울릉도·독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울릉도 주민들은 1963년 9월 박 의장의 방문과 울릉도 개발사업 추진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울릉군의 군목인 후박나무 숲이 우거진 저동항 인근 관해정에 박 의장 방문 기념비를 세우고 지금까지 관리해오고 있다. 일본식 가옥 형태로 지워진 옛 울릉군수의 관사는 2006년 전까지는 울릉군수의 관사로 사용되었다가, 2006년 정윤열 전 울릉군수 취임 이후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 이후 울릉군은 지난 2015년 7월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울릉도 방문 시 숙박했던 이곳을 9억6천700만 원을 들여 대지 950㎡, 건축면적 152㎡ 규모의 '박정희 기념관'으로 탈바꿈 시켜 개관해 1962년 박 의장이 울릉도를 방문했을 때의 사연을 고스란히 담아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시되고 있다. 전시관은 나무로 된 집과 밖에는 향나무로 장식된 정원, 대나무로 된 담장 등이 인상적이다. 집 뒤쪽엔 일본 강점기에 판 방공호도 남아 있다. 1962년 울릉도를 방문했던 박 의장이 섬을 방문, 시찰 모습의 밀랍 인형과 사진, 가옥에서 하룻밤(다다미방), 야외 포토존, 영상 등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몄다. 시찰 당시 영상과 글씨도 함께 전시해 당시 박 의장의 다양한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재 울릉도가 발전한 모습들도 많이 전시돼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지난 2015년 울릉군수 관사로 사용하던 곳을 개조해 문을 연 박정희기념관 모습.박정희 의장(오른쪽 두번째)의 울릉군청 방문모습.울릉군 제공박정희 의장(왼쪽)이 울릉군청에서 울릉도 현안에 대한 상황을 보고받는 모습.울릉군 제공1960년대 초 도동항의 모습. 방파제나 접안시설이 없어 여객선이 도동항 입구 바다위에 정박해 있다.경북 울릉군 도동 시내에 지난 2015년 울릉군수 관사로 사용하던 곳을 개조해 문을 연 '박정희기념관 모습.박정희 기념관 내부 모습. 벽면 위쪽에 박정희 의장을 울릉도로 이끈 유명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1962년 10월 10일 박정희 의장이 울릉도 방문 당시 울릉군수 관사에서 가진 만찬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
2021.11.13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7] 울릉도에 딸린 44개 섬 중 가장 큰 죽도...절벽 나선형 계단 '압권'
울릉도에 오면 일본에서 다케시마(竹島)라고 하는 섬이 정말 존재한다. 그렇지만 독도와는 다른 섬이다.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며 독도를 죽도(竹島, 다케시마)라고 부르는 탓에 약간 혼동이 오기도 하지만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여 '대섬·대나무섬·댓섬' 이라고도 불리는 섬, 죽도가 분명 있다. 울릉도에 딸린 섬으로 울릉도 북동쪽에 있는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행정구역으로 경북 울릉군 울릉읍에 속해 있으며, 섬 전체가 해식애로 만들어져 깎아지르는 수직 직벽 형태로 이뤄져 있다. 죽도는 울릉도여객선터미널에서 동북방 7㎞, 저동항에서 4㎞ 지점의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유람선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소요된다. 죽도는 울릉도에 딸린 44개의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독도의 동·서도를 합친 18만7천554㎡보다 2만314㎡가 더 큰 20만7천868㎡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116m이며 섬 전체가 평지로 이뤄져 있다. 죽도는 한때 3가구 30여 명이 살았지만, 생활 불편으로 떠나고 현재는 지난 2004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김유곤(53) 씨가 더덕 농사를 지으며 혼자 살다가 지난 2015년 결혼한 아내 이윤정(47) 씨, 아들 민준 군 등 1가구 3명이 살고 있다. 죽도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지난 2006년 2월이다. 풍력 및 태양광 복합발전시스템을 완공해 전기 공급을 계기로 그동안의 불편이 해소되었지만, 물이 항상 부족해 빗물을 모아 사용하며 식수는 울릉도에서 가져다 쓰고 있다. 울릉군은 지난 1993년 죽도 관광 개발사업에 착수, 선착장을 확장하고 유일한 진입로인 나선형 진입로(달팽이 계단)를 개설했다. 나선형으로 이어진 계단의 수는 365개에 이른다. 처음 죽도를 찾는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한 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의 매력이다. 올라가다 팍팍해진 다리를 쉬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푸르다 못해 검은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눈 부신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날에 찾아간다면 지중해의 어느 섬이라도 들른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절벽·파도·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게 된다. 죽도 정상에 도착하면 넓은 평야 지대가 눈 앞에 펼쳐지며 반대편으로 울릉도 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싱그러운 바람이 섬 전역에 자생하는 식물의 향기를 담아오고, 대나무들이 흔들리며 만든 소리 등에 오감이 즐겁다. 탄식을 자아내는 자연경관을 제대로 감상할 틈도 없이 관광객 편의를 위해 갖춰진 잘 정돈된 산책길에서 다시 한번 놀란다. 잘 가꾼 개인 정원에라도 들어온 느낌이다. 섬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대관령 목장 길 같은 낭만 넘치는 길에서 시작되어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 억새가 가득한 전망대, 후박나무가 우거진 밀림 같은 숲으로 이어진다. 거쳐 가는 길마다 푸른 동해를 덤으로 구경할 수 있어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거기에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에 갈매기가 손짓하며 방문을 환영한다. 그 길을 따라 섬을 돌며 편안히 걷다 보면 나타나는 죽도 전망대와 하늘정원이 선사하는 자연경관에 마지막으로 놀란다. 죽도 전망대에 올라서면 울릉도 북쪽 관음도부터 남쪽 저동리 지역까지 웅장한 울릉도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하늘정원은 울릉군이 지난 2014년 파종한 노란 유채꽃밭이 코발트 하늘빛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풍경이 단연 압권이다. 봄이면 유채꽃이 섬 한가운데 있는 하늘정원에 가득하고 여름엔 쪽빛 바다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대며 가을이면 해국(海菊) 만발한 절벽과 억새 가득한 산책길이 있는 아름다운 풍경화가 있는 죽도, 한 번 찾아가면 두고두고 기억나는 소중한 기억 속의 여행지가 될 것이다. 임정원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죽도 전경죽도 달팽이 계단 죽도에서 보이는 울릉도죽도 유채꽃밭
2021.11.06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6)] 제주도에 '올레길' 있다면 울릉도엔 '해담길'(2)...7구간 태하령길, 천연기념물 섬잣나무·솔송나무숲 볼거리
◆5구간 알봉 해담길북면 나리분지에서 출발해 알봉 외곽을 한 바퀴 돌아오는 5.5㎞의 힐링 산책로다. 알봉은 울릉도의 1차 화산분출로 형성된 나리분지 내에 2차 화산분출로 형성된 작은 화산이다. 알봉 외곽을 따라 형성된 길 곳곳에는 천연기념물 제52호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 국가 민속자료 제256호 너와집, 국가문화재자료 제182호 투막집 등 다양한 문화재를 비롯해 성인봉 원시림에서 서식 중인 다양한 식생이 산재해 있어 울릉도의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깃대봉 전망대에 올라서면 현포항 앞바다에 있는 코끼리바위 그리고, 송곳봉·나리분지 등 울릉도 북쪽의 지역을 감상할 수 있으며, 평리마을로 내려가면 가수 이장희 씨가 터를 잡아 사는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6구간 수토사길로 가려면 추산마을로 가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현포항을 지나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로 이동하면 된다. ◆6구간 수토사길북면 현포항 인근에 있는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입구에서 서면 태하마을을 거쳐 학포마을을 잇는 총 4㎞ 길이의 울릉도 개척의 역사를 간직한 도보여행 코스다. 고종 19년(1882) 울릉도 감찰사로 임명받은 이규원이 울릉도 개척을 위해 지나갔던 길이자 일주도로가 완공되기 전까지 학포마을 주민들이 태하 또는 현포로 가기 위해 걷던 길이다. 강원도 해안과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울릉도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많은 사람이 왕래하던 곳으로 길 곳곳에 스며있는 과거의 기록들을 현재와 비교하며 걷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울릉도 개척사를 확인할 수 있는 관광지와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울릉도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7구간 태하령길이 길은 울릉도의 서쪽에 자리 잡은 마을들을 이어주는 6.2㎞의 탐방로다. 태하에서 구암 및 남양에 이르는 이 구간은 울릉도에서 훼손 없이 아직 원형 그대로 보전되고 있는 지역으로 울릉도 자생의 섬잣나무, 솔송나무가 보전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다양한 생태환경과 볼거리가 갖춰져 산책로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울릉도의 고유식물과 다양한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교육적 효과를 도모할 수 있으며, 일주도로가 건설되기 전 옛사람들이 넘나들던 태하령 고갯길을 걸으면 원주민의 삶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중간 지점에서 남양 방면으로 이어지는 길은 울릉도 고대왕국 우산국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남양은 신라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벌할 당시 우산국의 우해왕이 방어선을 구축하고 끝까지 저항했던 곳으로 사자바위·투구봉·비파산 등 당시 설화를 간직한 지명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8구간 남양∼사동 옥천길1991년 남양과 통구미를 잇는 통구미터널이 개통되기 전까지 울릉도 순환도로로 이용한 길이다. 지금도 기상악화로 해안일주도로가 차량 통제가 되면 대체 도로로 활용된다. 대부분 시멘트 길이지만, 걷는 도중 곳곳에서 만나는 해안 절경과 일몰이 아름다운 울릉도의 남쪽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다. ◆9구간 옥천∼울릉의료원길 울릉읍 사동리 옥천마을에서 대아리조트 윗길을 거쳐 도동 울릉의료원을 잇는 4.5㎞ 길이의 울릉 해담길의 끝 구간이다. 이 길은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도동과 사동 사이를 주민들이 오갈 때 사용한 도보 길이다. 사동 옥천마을에서 새각단(대아리조트 인근)까지 경사가 가파르고 험하지만, 새각단에서 울릉터널을 잇는 길은 시야가 트여있어 사동의 해안선과 산악 비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알봉 해담길을 걷다 보면 나타나는 억새군락지. 나리분지 방문객의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유명하다.울릉군 북면 현포항 해안선과 현포항 앞바다에 있는 공암을 한눈에 조밍할 수 있는 현포전망대.울릉군 서면 남서리 사태구미 해안변에 펼쳐진 절벽 위에 있는 전망대로, 해발고도 15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일출과 일몰 풍경이 뛰어난 울릉도의 대표적인 전망대로 꼽힌다.8구간 남양∼사동 옥천길 시작점인 남양에서 웃통구미로가는 길 정상에서 내려다본 남양마을.9구간 사동 옥천∼울릉의료원길 옥천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사동 해안선 전경.
2021.10.30
[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5)] 제주도에 '올레길' 있다면 울릉도엔 '해담길'(1)...울릉도 개척민들이 다니던 옛길 '걷기 천국'
동해 망망대해에 오롯이 떠 있는 울릉도는 평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친 지형 탓에 섬 여행에서 흔히 떠올리는 물놀이보다는 등산과 걷기 여행이 어울리는 곳이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울릉도엔 '해담길'이 있다. 울릉군은 지난 2017년 울릉도 개척민들이 다니던 옛길을 발굴해 '울릉해담길'을 만들었다. 해담길이란 '울릉도의 이른 아침 밝은 해가 담긴 길' 이란 뜻이다. 울릉도는 뱀과 산짐승이 없어서 나물 길이 형성됐지만, 곳곳에 절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아 길을 걷다 보면 숲의 절벽 위에서 바다의 조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울릉해담길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출발해 해안 둘레를 따라 저동·천부·태하·사동 등을 거친 뒤 다시 도동으로 돌아오는 39㎞ 길이의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산책길로 모두 9개 코스로 구성됐다. 한낮에도 빽빽이 들어선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한 바닷냄새가 비집고 들어오는 원시림과 사계절 제각기 다른 옷을 갈아입고 그 자태를 뽐내는 곳이 울릉도다. 특히 단풍이 들기 시작해 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인 가을에 '걷기 천국' 울릉도의 해담길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1구간 행남 해안 길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를 거쳐 저동항까지 약 2.8㎞ 길이의 해안 도보 코스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이 길은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뒤편에서 시작해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져 울릉도 주변의 코발트 빛 청정바다와 그 바다 위에 수직으로 뻗은 암벽 등 울릉도만의 독특한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도동항에서 약 1㎞ 정도의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해안 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해송 숲길 끝에 행남 등대를 만날 수 있다. 행남 등대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행남 등대에서 저동항까지 약 1.4㎞ 정도 해안 길을 걷는 동안 일곱 색깔의 무지개색 구름다리를 건너게 된다. 행남 해안 길은 울릉도 관광 도중 꼭 한번 찾아야 할 울릉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2구간 도동∼저동 옛길이 구간은 과거 행남마을 주민들이 도동마을과 저동마을로 이동하기 위해 걸었던 옛길이다. 울릉군청 뒤편에서 행남마을을 거쳐 저동 공영주차장까지 약 3㎞ 길이의 숲길 산책로다.출발지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울릉군청 뒤편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길이다. 일부 구간이 천연기념물 제51호인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 군락지 안에 포함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이외에도 섬자리공·섬괴불나무·후박나무·향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생태와 해안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3구간 울릉읍 저동과 북면을 잇는 내수전∼석포길울릉읍 저동 내수전 전망대 입구에서 북면 석포마을을 잇는 3.8㎞의 도보여행 코스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울릉 해담길 구간이다. 내수전 몽돌해변에서 내수전 일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고갯길은 봄철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벚꽃을 볼 수 있는 가로수길이다.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올라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만나게 되는 길은 울릉도 개척 후 북면 주민들이 울릉읍으로 넘어오기 위해 걸었던 길로, 전 구간이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 섬말나리·우산고로쇠·너도밤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길을 걷는 중간마다 관음도·죽도 등을 조망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숲길이 끝나면 석포와 죽암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4구간 석포∼천부길내수전∼석포길을 잇는 길로 과거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 북면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울릉읍으로 가려고 지나던 길이다. 석포마을과 죽암마을을 지나는 길은 비교적 폭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 혼자 걷지 말고 두 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 죽암마을과 천부마을을 지나는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길이 이어진다.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울릉해담길 9개 구간 전체 조감도울릉해담길 1구간 행남해안길. 울릉도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왼쪽에서 저동항까지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해안 산책로의 모습울릉해담길 2구간 도동에서 저동으로 가는 옛길. 울릉군청 뒷산 정상에서 도동항이 내려다 보이고 있는 모습울릉해담길 3구간 내수전∼석포길. 울릉군 저동리 내수전 에서 북면 석포마을 사이 숲길의 모습울릉해담길 4구간 석포∼천부길. 석포에서 천부사이 숲길의 모습
2021.10.23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4)] 울릉도 뱃길의 변천사(하) 1960년대 울릉~포항 최소 12시간 걸렸지만 지금은 3시간만에 주파
1963년과 1965년 380t급 철선 청룡호와 200t급 철선 제1 동해호가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육지 왕래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포항에서 출발해 울릉도에 도착하기까지 최소 12시간에서 최고 15시간까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울릉도에 변변한 접안시설도 없어 1977년 도동항이 완공되기까지 승객들은 도동항 포구에서 다시 인력으로 노를 저어 움직이는 조그만 전마선(무동력 목선)이라는 보조선으로 타고 내려야 했다. 1977년 도동항 접안시설이 완공되자 울릉도 항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한일고속은 1977년 7월 운항 시간을 6시간대로 줄이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여객선 '한일 1호'(808t)에 이어 '한일 3호'(504t)를 투입한다. 이를 통해 포항∼울릉 항로는 일일생활권에 접어들게 됐다. 1983년 대아고속해운의 전신인 대아고속훼리에서 대형 고속선 '카페리호'(2천35t)를 취항하기까지 포항∼울릉 항로는 3개의 선박이 운항하는 복수 노선이었다. 하지만 800여 명의 승객과 차량은 물론 굴착기 등 건설장비까지 실을 수 있는 카페리호와 경쟁하기에는 다른 선박들의 규모가 너무 작았다. 결국, 1987년 경쟁에서 밀린 한일고속은 모든 선박을 대아고속해운에 매각하고 완도~제주 항로로 옮겨갔으며 포항~울릉 항로는 독점 노선의 길을 걷게 됐다. 포항~울릉 항로를 독점한 대아고속해운은 1988년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원도 묵호~울릉 항로를 개발하며 대한민국 굴지의 여객선 운영 선사로 자리 잡았다. 이후에도 1995년 8월 '썬플라워호'(2천394t)를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하며 사업 확장을 이어갔다. 썬플라워호는 지난 2020년 2월 선령 만기(25년)로 운항을 중단할 때까지 울릉주민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은 여객선이다. 썬플라워호는 국내 최고의 여객선으로 인정받을 만큼 멀미와 파도에 강한 여객선이다. 52노트(시속 96㎞)의 빠른 속력으로 포항∼울릉 노선을 3시간 만에 주파하기 때문에 관광 성수기에는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이 가능해져 본격적인 쾌속 여객선 시대를 열었다. 썬플라워호의 취항은 울릉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운항 소요 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면서 관광객 증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연간 10여만 명에 머물던 관광객 수가 쾌속선이 투입되면서 20여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도에는 관광객이 40만 명을 돌파해 50만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2011년 강원도 강릉~울릉 간 신규노선에 새롭게 등장한 씨스포빌이 울릉도 여객선 사업에서 대아고속해운과의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씨스포빌은 여객선 사업에 뛰어든 지 4년 만에 수도권과 충청·강원지역을 아우르는 강원도 강릉~울릉노선에 씨스타 5호와 11호를 강원도 묵호~울릉 노선에 씨스타 1호와 3호를 각각 투입하며 강원도~울릉 노선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2012년에는 후포~울릉 노선을 운항하던 '우리 호'를 ㈜제이에이치 페리가 인수한 뒤 2013년 '씨플라워호'(388t)를 투입해 운항을 시작했다. 특히 2014년 9월 태성 해운은 울릉도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포항~울릉 노선에 '우리 누리 1호'(534t)를 취항 시켜, 포항~울릉 항로가 복수노선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렇듯 육지와 울릉도 간 여객선 운항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아고속해운은 30여 년간 운영하던 포항~울릉 간 항로를 2014년 초 대저 해운에 매각한다.대저 해운은 부산의 중견건설업체 대저건설의 계열사로 포항~울릉 간 노선을 사들여 기존 운항 중인 썬플라워호를 5년간 임대해 2014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중순 대아고속해운은 묵호~울릉 노선까지 씨스포빌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울릉도 여객선 사업에서 물러났다. 반면에 ㈜울릉크루즈는 지난 9월 16일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초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1만1천515t)를 투입해 운항에 나섰다. 포항∼울릉 노선은 그동안 높은 파고로 인해 연중 100여 일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뉴시다오펄호'는 울릉도 주민의 이동권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울릉도 도동항에 접안시설이 없어 청룡호 탑승객들이 도동항 앞바다에서 노를 저어 이동하는 보조목선을 타고 내리는 모습1977년 완공한 도동항 접안시설에 정박한 대원훼리 1호(구 한일 1호) 모습1983년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대아고속카페리호(2천35t)울릉군 제공대아고속해운이 1995년 8월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썬플라워호'(2천394t). 포항~울릉간 운항시간이 3시간으로 쾌속 대형여객선이다.강원도 강릉~울릉노선에 취항한 씨스타 11호2014년 태성해운이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우리 누리 1호'(534t)㈜울릉크루즈가 지난 9월 16일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취항한 2만t급 초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
2021.10.16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3)] 울릉도 뱃길의 변천사(상)....380t급 철선 청룡호, 1963년 5월부터 월 5회 정기운항 '울릉도 해상교통 혁신'
울릉도·독도는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하며 역사적·지리적·국제법상 우리의 영토로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영토수호의 파수꾼이다. 지정학적으로 동해의 전략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어업과 해양산업의 전진기지로서 그 중요성과 역할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울릉도·독도를 육지와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아직 여객선뿐이다.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육지는 경북 울진군 죽변항으로 약 130㎞ 거리에 있다. 이처럼 육지와 멀리 떨어진 데다 유일한 교통수단이 여객선뿐인 울릉도. 이곳 주민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울릉도 해상교통 여객선의 발전과정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울릉도는 1882년(고종 19년) 개척령 반포 이후 16가구 54명이 최초로 울릉도에 이주한 이래 정착 주민이 매년 급속도로 증가했다. 1906년(광무 10년) 울릉도 인구는 894가구 6천464명으로 이 가운데 일본인이 153가구 541명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인 1911년 울릉도 인구는 일본인 332가구 1천192명을 포함해 1천414가구 8천73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울릉도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자 육지와 연결하는 정기여객선 운항의 필요성이 지역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이미 선진화된 범선과 기선들을 보유하고 있었던 관계로 울릉도 거주 일본인 수송과 생필품 운반에 큰 문제점이 없었으나 울릉도 주민들은 소형어선에 의존해 목숨을 걸고 육지와 울릉도 사이를 오갔기 때문에 정기여객선의 운항은 울릉도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이었다. 1901년 대한제국 초대 울도 군수의 건의와 주민들의 도움으로 범선 개운환(開運丸)이 운항한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주민들 사이의 잦은 마찰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던 중 풍랑으로 배가 파손되면서 민·관 간에 선박 구매대금 변제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후 정기선은 수포가 되고 주민들은 해방 직전까지 일본 화물선을 이용해 육지를 왕래하거나 생필품 구매와 특산품 반출을 하는 힘든 시기를 지낸다. 해방 후에도 울릉도 주민들의 뱃길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정기선 운항이 중단되고 100t급 미만의 부정기 여객선과 화물선이 정기선을 대신하게 되자 울릉도 주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으며 "동해의 절해고도 울릉도"란 말이 실감 났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울릉도 주민들의 해상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대한해운 공사의 500t급의 철선인 여주호·제천호·평택호 등이 번갈아 가면서 부산 ~울릉도 항로를 운항하다가 한국전쟁 발발로 중단된다. 한국전쟁 후 정부의 항로 보조에 의한 150t급 화객선 '금파호(목선)'가 취항해 부산 ~ 포항 ~ 울릉도 항로를 월 3~4회 정도 운항함으로써 울릉도 해상교통 발전의 서광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파호'는 천양호·영풍호·대흥호 등과 함께 1950년대 울릉도 주민들의 생명선 역할을 담당했다. 1962년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를 다녀간 직후 1963년부터 본격적으로 울릉도 종합개발이 이루어지고, 그해 정부 주도로 대한조선 공사에서 제작한 동양 해운의 380t급 철선 청룡호가 1963년 5월부터 월 5회로 정기 운항하기 시작해 울릉도 해상교통의 일대 혁신을 가져오게 되었다. 국고보조 50%, 정부 융자 40%, 자부담 10% 투자로 제작된 청룡호는 최고속도 10노트(시속 18.5㎞) 정도로 울릉도와 포항 간 운항 소요 시간은 12시간이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오징어잡이로 호황을 누리기 시작한 울릉도에는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해 약 3만여 명에 육박했고 해상 물동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동양 해운은 1965년에 200t급 철선인 '제1 동해호'를 포항 ~ 울릉도 항로에 추가로 취항 시켜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1960년대 경북 울릉군 도동항의 전경1910년 울릉도와 일본간 정기연락선 '오끼환'호울릉도 도동항에 정박중인 금파호도동항에 정박중인 청룡호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한 제1 동해호울릉군 제공
2021.10.09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2)] 쎄시봉 가수 이장희씨의 울릉천국...도동항에 첫발 디디며 '하와이보다 몇십배 아름답다' 감탄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평리2길 207-16. 쎄시봉 가수 이장희(74) 씨가 울릉도에 마련한 보금자리이자 자신의 음악 세계를 알리는 공연장 '울릉 천국 아트센터'가 자리 잡은 주소다. 한국 포크 음악 1세대로 불리는 이장희 씨는 1970년대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주옥같은 명곡을 발표해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70년대 중반 가수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홀연히 떠나 요식업, 의류업, 라디오코리아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미국 내 한인 사회에서 명망이 높던 그가 울릉도를 처음 방문한 것은 지난 1996년이다. 친구 추천으로 울릉도를 방문해 도동항에 처음 내리자마자 빼어난 자연풍광에 반했다고 한다. 원래 은퇴하고 하와이에 사는 게 꿈이었는데 울릉도는 하와이보다 몇십 배는 족히 아름답다고 할 만큼 울릉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다음 해 울릉도를 다시 찾은 그는 울릉군 북면 현포리 평리마을에 농가가 딸린 농지 3만6천여㎡를 구매했다. 이후 매년 울릉도를 찾아 2주 정도 여름휴가를 보냈다. 미국과 울릉도를 오가던 그는 2004년 라디오코리아를 은퇴하고 이곳에 당시 미국에서 기르던 반려견 '라코'와 함께 찾아 더덕 농사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울릉도에 터전을 잡았다. 4년간 더덕 농사를 짓던 그는 농사 대신 이곳을 울릉도 향토 수종으로 꾸며진 정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집 앞마당에 꽃을 심고 햇살 머금은 연못을 파고, 작은 야외 공연장을 만들었다. 비탈밭은 '마가목'과 '헛개나무'를 심었다. 또 농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는 모노레일도 설치했다. 하우스 농장도 지어 작은 산골짜기를 그야말로 천국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는 울릉도를 늘 반려견 '라코'와 도보로 산책하거나 등산을 하며 울릉도의 전원생활에 푹 빠져 지냈다. 그러다 2010년 울릉도를 찾은 MBC PD의 권유로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고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연이어 설 특집 '쎄시봉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대중이 이장희 씨의 '울릉도 삶'을 알게 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 씨는 울릉도 홍보대사다.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울릉도를 천국이라고 말하고 울릉도 산나물은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신비의 약초라고 소개하는 등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울릉도 자랑이 대단하다. 방송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광객이 이장희 씨의 터전을 찾았다. 이 씨는 자신이 머무는 울릉도의 보금자리가 천국 같다고 해 '울릉 천국'이라 불렀다. '이장희의 울릉 천국'이 유명세를 치르게 되자 2011년 10월, 이장희 씨는 울릉도를 전국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경북도민으로 표창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당시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를 유치해 복고문화 중심지로 활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짓는 사업 제안을 받았다. 이장희 씨는 기꺼이 자신의 땅을 기증해 사업추진에 일조했다.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총사업비 70억 원(국비 35억·도비 35억)을 들여 이곳 일대 부지 1만7천㎡에 '울릉 천국 아트센터'라는 실내공연장을 비롯해 야외공연장·문화공간·카페테리아·산책로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을 지난 2018년 4월 조성했다. 문화공간에는 1970년대와 1980년대를 풍미했던 7080 가수들의 음반, 통기타, 유명 가수 밀랍 인형 등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야외공연장은 주변 산과 들을 배경으로 아담하게 꾸며졌다. 실내공연장으로 쓰이는 '울릉 천국 아트센터'는 지하 1, 지상 4층에 총넓이 1천150㎡ 규모로 지어졌다. 150명이 입장 가능한 공연장과 분장실·대기실, 전시장을 갖췄다. '울릉 천국 아트센터' 옆에는 이장희 씨가 현재 사는 단층 목조건물이 있다. 이장희 씨는 그를 위해 지은 실내·외 공연장에 정기 출연하며, 울릉도에서 인생 2막을 화려하게 다시 열고 여전히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누리고 있다. 김이환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경북 울릉군 북면 평리마을에 있는 '울릉천국' 전경자신의 집 앞에 세운 '울릉천국'이 새겨진 간판 앞에서 자작곡 '울릉도는 나의천국'을 부르는 이장희씨.실내공연장 '울릉천국 아트센터'로 가는 산책로 양쪽에 이장희씨와 반려견 라코의 동상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울릉천국 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기타연주를 하고있는 이장희씨.
2021.10.02
[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1)] 바람을 기다리며 배를 매어 놓았던 바위 '대한민국 10대 비경 대풍감'
울릉도는 발길 닿는 곳마다 마주하는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동해 먼바다에 있는 섬답게 맑고 깨끗한 에메랄드빛 청정바다와 울릉도의 수려한 경치를 마음껏 감상 할 수 있는 울릉도 대표 전망대가 있다. 바로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있는 '향목 전망대'다.울릉도 개척 당시 전망대 일대에 잡목이라고는 별로 없고, 오직 아름드리 향나무만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향목 전망대' 인근에는 1958년 최초로 점등돼 울릉도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파수꾼 역할을 해오고 있는 태하등대가 있다.전망대로 오르는 등산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오솔길과 푸른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사가 완만하고 기암절벽과 풍광이 아름다워서 관광객들의 등산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이곳에는 관광용 모노레일이 있어서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쉽게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태하리 관광용 모노레일은 사업비 36억 원을 들여 태하리 황토구미마을에서 태하 등대 진입로까지 총연장 304m에 20인승 차량 2대, 승·하차장 1개씩을 갖추고 지난 2008년 6월에 완공했다. 모노레일로 6분간 올라가 내려서 10분 남짓 소나무숲·동백나무숲길을 걸으면 나타나는 태하등대 지척에 시야가 탁 트인 '향목 전망대'를 만난다.전망대에 올라서면 광활하고 깨끗한 바다 조망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전망대 좌측으로는 1㎞가량 떨어진 돌산에 후박나무 숲과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가 있는 대풍감 절벽이 있다. 세찬 비바람에도 절벽 위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향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이 돋보인다. 향나무 자생지 건너편에는 이곳의 명물인 북면 천부항 쪽으로 굽이치며 이어지는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노인봉·송곳봉 등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해안 절경이 자리하고 있다.대풍감의 주변 경관은 워낙 수려해 한국 관광 100선과 한국사진작가협회가 선정한 한국 10대 비경에 선정된 곳이다. 대풍감이란 이름의 유래는 1882년(고종 19) 울릉도가 개척되기 이전에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를 많이 왕래했는데, 이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를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울릉도에는 배를 만들기에 적합한 나무가 많아 낡은 배를 타고 여기에 와서는 새 배를 만들어 돛을 높이 달고 본토 쪽으로 부는 바람을 기다리기 위해 닻줄을 메어 놓은 바위 이름을 대풍감(待風坎)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기다리던 배는 돛이 휘어질 만큼 바람이 불면 도끼로 닻줄을 끊어 한달음에 본토까지 갔다고 한다.대풍감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입소문을 타면서 모노레일을 타고 태하등대와 '향목 전망대'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릉군은 이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주민과 관광객에게 좀 더 실감 나게 보여주고자 지난 2019년 5월 사업비 30억6천300만 원을 들여 태하 등대 옆 절벽 끝에 허공 밖으로 13m 뻗은 전망 스카이워크를 설치했다. 군은 안전 확보를 위해 전망대 받침 역할을 하는 원형 강관 트러스 구조물(길이 11.5m)과 원목으로 만든 보행로를 만들어 대풍감 일대의 해안과 향나무 자생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전망 스카이워크 발밑 아찔한 160m 아래에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선이 보인다. 수직으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초록빛 해안과 노니는 갈매기 떼도 한 폭의 그림이다. 그뿐만 아니라 울릉도에서도 손꼽히는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북면 현포리 해안과 현포항 앞바다에 있는 코끼리바위 그리고 현포항도 함께 조망할 수 있어 평생 기억될 감동을 선사 받게 된다.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는 관광객은 대한민국 10대 비경 '대풍감'을 꼭 여행 코스로 포함하기를 추천한다.김이환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태하향목전망대에서 보이는 울릉도 북면 일대 아름다운 해안선 전경. 현포항과 코끼리바위가 한눈에 보인다.태하등대 태하 관광모노레일.태하 모노레일 차량 내부에서 보이는 울릉도 해안풍경.태하등대(왼쪽)와 향목전망대.대한민국 10 대 비경 가운데 한곳으로 선정된 대풍감 해안절벽.향목 전망스카이워크
202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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