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4)] 울릉도 뱃길의 변천사(하) 1960년대 울릉~포항 최소 12시간 걸렸지만 지금은 3시간만에 주파

  •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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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6   |  발행일 2021-10-18 제24면   |  수정 2021-10-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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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도동항에 접안시설이 없어 청룡호 탑승객들이 도동항 앞바다에서 노를 저어 이동하는 보조목선을 타고 내리는 모습<울릉군 제공>

1963년과 1965년 380t급 철선 청룡호와 200t급 철선 제1 동해호가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육지 왕래는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포항에서 출발해 울릉도에 도착하기까지 최소 12시간에서 최고 15시간까지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울릉도에 변변한 접안시설도 없어 1977년 도동항이 완공되기까지 승객들은 도동항 포구에서 다시 인력으로 노를 저어 움직이는 조그만 전마선(무동력 목선)이라는 보조선으로 타고 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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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완공한 도동항 접안시설에 정박한 대원훼리 1호(구 한일 1호) 모습<울릉군 제공>


1977년 도동항 접안시설이 완공되자 울릉도 항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한일고속은 1977년 7월 운항 시간을 6시간대로 줄이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여객선 '한일 1호'(808t)에 이어 '한일 3호'(504t)를 투입한다. 이를 통해 포항∼울릉 항로는 일일생활권에 접어들게 됐다. 1983년 대아고속해운의 전신인 대아고속훼리에서 대형 고속선 '카페리호'(2천35t)를 취항하기까지 포항∼울릉 항로는 3개의 선박이 운항하는 복수 노선이었다. 하지만 800여 명의 승객과 차량은 물론 굴착기 등 건설장비까지 실을 수 있는 카페리호와 경쟁하기에는 다른 선박들의 규모가 너무 작았다. 결국, 1987년 경쟁에서 밀린 한일고속은 모든 선박을 대아고속해운에 매각하고 완도~제주 항로로 옮겨갔으며 포항~울릉 항로는 독점 노선의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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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대아고속카페리호(2천35t)울릉군 제공


포항~울릉 항로를 독점한 대아고속해운은 1988년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강원도 묵호~울릉 항로를 개발하며 대한민국 굴지의 여객선 운영 선사로 자리 잡았다. 이후에도 1995년 8월 '썬플라워호'(2천394t)를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하며 사업 확장을 이어갔다. 썬플라워호는 지난 2020년 2월 선령 만기(25년)로 운항을 중단할 때까지 울릉주민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은 여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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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고속해운이 1995년 8월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썬플라워호'(2천394t). 포항~울릉간 운항시간이 3시간으로 쾌속 대형여객선이다.<울릉군 제공>


썬플라워호는 국내 최고의 여객선으로 인정받을 만큼 멀미와 파도에 강한 여객선이다. 52노트(시속 96㎞)의 빠른 속력으로 포항∼울릉 노선을 3시간 만에 주파하기 때문에 관광 성수기에는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항이 가능해져 본격적인 쾌속 여객선 시대를 열었다. 썬플라워호의 취항은 울릉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운항 소요 시간이 3시간으로 단축되면서 관광객 증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연간 10여만 명에 머물던 관광객 수가 쾌속선이 투입되면서 20여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도에는 관광객이 40만 명을 돌파해 50만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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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울릉노선에 취항한 씨스타 11호<울릉군 제공>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2011년 강원도 강릉~울릉 간 신규노선에 새롭게 등장한 씨스포빌이 울릉도 여객선 사업에서 대아고속해운과의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씨스포빌은 여객선 사업에 뛰어든 지 4년 만에 수도권과 충청·강원지역을 아우르는 강원도 강릉~울릉노선에 씨스타 5호와 11호를 강원도 묵호~울릉 노선에 씨스타 1호와 3호를 각각 투입하며 강원도~울릉 노선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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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태성해운이 포항~울릉 노선에 취항한 '우리 누리 1호'(534t)<울릉군 제공>


2012년에는 후포~울릉 노선을 운항하던 '우리 호'를 ㈜제이에이치 페리가 인수한 뒤 2013년 '씨플라워호'(388t)를 투입해 운항을 시작했다. 특히 2014년 9월 태성 해운은 울릉도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포항~울릉 노선에 '우리 누리 1호'(534t)를 취항 시켜, 포항~울릉 항로가 복수노선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렇듯 육지와 울릉도 간 여객선 운항 경쟁이 치열해지자 대아고속해운은 30여 년간 운영하던 포항~울릉 간 항로를 2014년 초 대저 해운에 매각한다.
대저 해운은 부산의 중견건설업체 대저건설의 계열사로 포항~울릉 간 노선을 사들여 기존 운항 중인 썬플라워호를 5년간 임대해 2014년 3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2014년 중순 대아고속해운은 묵호~울릉 노선까지 씨스포빌에 매각하면서 사실상 울릉도 여객선 사업에서 물러났다. 반면에 ㈜울릉크루즈는 지난 9월 16일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초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1만1천515t)를 투입해 운항에 나섰다.

뉴시다오펄호
㈜울릉크루즈가 지난 9월 16일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취항한 2만t급 초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울릉군 제공>


포항∼울릉 노선은 그동안 높은 파고로 인해 연중 100여 일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뉴시다오펄호'는 울릉도 주민의 이동권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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