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 파노라마(10)] 나리분지 땅속 전체가 큰 물탱크 역할...울릉도 전역 용출 소 통해 청정 암반수 공급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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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1   |  발행일 2021-09-13 제24면   |  수정 2021-10-02 18:39
쌓여 있던 눈이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서서히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어 화산석이 천연 정수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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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덮힌 나리분지. 나리분지와 주변 산에 쌓여 있던 눈이 서서히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어 화산석이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는 나리분지의 지하에 저장된다. <울릉군 제공>

예로부터 울릉도는 청정 이미지와 풍부한 물, 그리고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섬이다. 경제개발과 환경오염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지금 울릉도가 맑고 깨끗한 물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동해 깊은 바다에 우뚝 솟은 화산섬인 울릉도는 섬 전체가 여과 필터 역할을 하는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어서 미네랄 성분이 많은 맑고 깨끗한 물이 자랑인 곳이다. 저수지도 없고 흐르는 표층수도 없는데 폭포가 있다. 우리나라 다른 도서 지역보다 비교적 풍부한 수량으로 수력발전까지 일으키고 있다. 그만큼 울릉도 주민들의 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섬이다.


울릉도라는 한정된 섬 지역에서 이렇듯 많은 양의 물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 것은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 분지(해발 370m)가 있기 때문이다. 동서길이 약 1.5㎞, 남북길이가 2㎞ 남짓으로 면적은 330만㎡에 달한다. 나리분지는 우리나라에서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 해발 800∼900m가 넘는 산이 둘러싸고 있다. 이 산과 나리분지에 쌓여 있던 눈이 12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서서히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어 화산석이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는 나리분지의 땅속 전체가 큰 물탱크 역할을 하며 울릉도 전역에 자리 잡은 용출 소를 통해 청정 암반수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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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산용출소 전경. 정용태 기자
용출 소에서 솟아나는 물은 각종 세균 등으로부터도 안전하며 미네랄 함유량이 많고 수질 또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사 결과 1급 청정수로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나리분지에서 약 100m 아래 위치한 추산 용출수와 봉래폭포다.


추산 용출수는 하루 평균 2만여t의 물이 용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울릉군 북면 지역 주민들의 상수도와 간이상수도 용수로 1천t이 사용되고 추산수력발전소에서 발전용수로 9천여t을 사용해 하루 최대 1천400㎾ 전기를 생산한다. 오지인 울릉도에 1966년 공식적인 한전 전기가 들어오게 된 일등 공신이 추산 용출수다. 나머지 1만 t 정도는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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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폭포 전경 <울릉군 제공>
봉래폭포는 일 3천t의 물이 솟아나는 연중 마르지 않는 폭포이며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울릉도 최고의 명승지 가운데 한군데로 꼽힌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으며,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 저동항으로부터는 약 2㎞ 떨어져 있다.


이곳의 물은 나리분지의 북서쪽에 모인 강수가 지하로 스며들어 지표로 솟아 나오는 것이다. 지표로 솟은 다량의 물이 지형의 기복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높이 약 30m의 3단 폭포를 형성하고 있다. 수량이 풍부해 1년 내내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는데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은 도동리와 저동리를 비롯한 울릉도 남부 지역의 주요 식수원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이곳을 '굴등'이라고 불렀는데, 봉래폭포가 있는 꼭대기에 굴이 있고 그 굴속에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일본인 도사(島司)가 부임해 이 폭포를 보고 개발만 잘하면 제2의 금강산이 되겠다고 하면서 개발했다고 한다, 주민들을 동원해 누각을 짓고 바닷가에서 폭포에 이르는 길을 넓히고 길가에는 삼나무를 심었다. 금강산을 염두에 두고 폭포를 개발했으며 여름철 금강산을 '봉래산'이라고 부르는 탓에 이 폭포를 봉래폭포라고 이름 붙였다.


추산생수생산공장
경북 울릉도에 건설중인 생수 생산공장. <울릉군 제공>
물은 '검은 황금'(Black gold)이라 일컫는 석유에 빗대 '푸른 황금'(Blue gold)이라 불릴 만큼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울릉군은 매일 바다로 흘려보내는 추산 용출수 1만t의 물을 이용해 지난 2017년부터 LG생활건강과 먹는 샘물 개발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2년부터 생산·판매를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릉군은 먹는 샘물 생산으로 인해 10년간 생산 유발효과 3천200억 원, 부가가치유발 1천400억 원, 고용 창출효과 1천300명, 세수증대 50억 원을 예상한다. 울릉군의 연간 예산이 2천억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먹는 샘물의 생산·판매가 미래 울릉도 최대 수익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이환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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