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파노라마 (15)] 제주도에 '올레길' 있다면 울릉도엔 '해담길'(1)...울릉도 개척민들이 다니던 옛길 '걷기 천국'

  •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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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3   |  발행일 2021-10-25 제24면   |  수정 2021-10-21 15:05
도동항을 출발해 해안 둘레를 따라 저동·천부·태하·사동 등 거친 뒤
도동으로 돌아오는 39㎞ 산과 바다 아우르는 산책길로 9개 코스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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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해담길 9개 구간 전체 조감도<울릉군 제공>

동해 망망대해에 오롯이 떠 있는 울릉도는 평지를 찾아볼 수 없는 거친 지형 탓에 섬 여행에서 흔히 떠올리는 물놀이보다는 등산과 걷기 여행이 어울리는 곳이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울릉도엔 '해담길'이 있다. 울릉군은 지난 2017년 울릉도 개척민들이 다니던 옛길을 발굴해 '울릉해담길'을 만들었다. 해담길이란 '울릉도의 이른 아침 밝은 해가 담긴 길' 이란 뜻이다. 울릉도는 뱀과 산짐승이 없어서 나물 길이 형성됐지만, 곳곳에 절벽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아 길을 걷다 보면 숲의 절벽 위에서 바다의 조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울릉해담길은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출발해 해안 둘레를 따라 저동·천부·태하·사동 등을 거친 뒤 다시 도동으로 돌아오는 39㎞ 길이의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산책길로 모두 9개 코스로 구성됐다. 한낮에도 빽빽이 들어선 울창한 숲 사이로 시원한 바닷냄새가 비집고 들어오는 원시림과 사계절 제각기 다른 옷을 갈아입고 그 자태를 뽐내는 곳이 울릉도다. 특히 단풍이 들기 시작해 산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인 가을에 '걷기 천국' 울릉도의 해담길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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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해담길 1구간 행남해안길. 울릉도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왼쪽에서 저동항까지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해안 산책로의 모습<울릉군 제공>
 

◆1구간 행남 해안 길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를 거쳐 저동항까지 약 2.8㎞ 길이의 해안 도보 코스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이 길은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뒤편에서 시작해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져 울릉도 주변의 코발트 빛 청정바다와 그 바다 위에 수직으로 뻗은 암벽 등 울릉도만의 독특한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도동항에서 약 1㎞ 정도의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해안 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해송 숲길 끝에 행남 등대를 만날 수 있다. 행남 등대 전망대에 올라서면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인 저동항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행남 등대에서 저동항까지 약 1.4㎞ 정도 해안 길을 걷는 동안 일곱 색깔의 무지개색 구름다리를 건너게 된다. 행남 해안 길은 울릉도 관광 도중 꼭 한번 찾아야 할 울릉도 여행의 필수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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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해담길 2구간 도동에서 저동으로 가는 옛길. 울릉군청 뒷산 정상에서 도동항이 내려다 보이고 있는 모습<울릉군 제공>
 

◆2구간 도동∼저동 옛길
이 구간은 과거 행남마을 주민들이 도동마을과 저동마을로 이동하기 위해 걸었던 옛길이다. 울릉군청 뒤편에서 행남마을을 거쳐 저동 공영주차장까지 약 3㎞ 길이의 숲길 산책로다.
출발지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울릉군청 뒤편에 있어 접근성이 좋은 길이다. 일부 구간이 천연기념물 제51호인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 군락지 안에 포함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이외에도 섬자리공·섬괴불나무·후박나무·향나무 등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생태와 해안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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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해담길 3구간 내수전∼석포길. 울릉군 저동리 내수전 에서 북면 석포마을 사이 숲길의 모습<울릉군 제공>
 

◆3구간 울릉읍 저동과 북면을 잇는 내수전∼석포길
울릉읍 저동 내수전 전망대 입구에서 북면 석포마을을 잇는 3.8㎞의 도보여행 코스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울릉 해담길 구간이다. 내수전 몽돌해변에서 내수전 일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고갯길은 봄철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벚꽃을 볼 수 있는 가로수길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 올라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만나게 되는 길은 울릉도 개척 후 북면 주민들이 울릉읍으로 넘어오기 위해 걸었던 길로, 전 구간이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동백나무 군락, 섬말나리·우산고로쇠·너도밤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길을 걷는 중간마다 관음도·죽도 등을 조망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숲길이 끝나면 석포와 죽암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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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해담길 4구간 석포∼천부길. 석포에서 천부사이 숲길의 모습<울릉군 제공>
◆4구간 석포∼천부길
내수전∼석포길을 잇는 길로 과거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 북면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울릉읍으로 가려고 지나던 길이다. 석포마을과 죽암마을을 지나는 길은 비교적 폭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 혼자 걷지 말고 두 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 죽암마을과 천부마을을 지나는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길이 이어진다. 
이소민 〈울릉군 문화관광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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