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독도 파노라마 .25] 울릉도 산나물 (下)...섬말나리·참고비·삼나물·두메부추 등 4종 '프레지디아' 선정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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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01   |  발행일 2022-01-04 제21면   |  수정 2022-07-01 14:02
'프레지디아'란 토종 종자와 음식 자원 중 보존 가치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자·소비자·전문가 연계해 국제적으로 보호·육성하는 '육성 프로젝트'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은 전 세계 160개국에 지부를 두고 하루 70여 종의 생물이 사라져가는 대멸종 시기를 맞아 소멸 위기의 토종 종자와 음식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은 지난 2014년 울릉도 현지 실사를 통해 울릉도 산나물 가운데 섬말나리·참고비·삼나물·두메부추 등 4종을 '프레지디아(Presidia)'에 선정했다. 국제 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이 선정하는 '프레지디아(Presidia)'는 토종 종자와 음식 자원 중 보존 가치가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자·소비자·전문가를 연계해 효과적으로 보호·육성하는 일종의 '육성 프로젝트'다. '프레지디아(Presidia)'에 선정된 울릉도 산나물은 전 세계 160여 개국 10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국제 슬로푸드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교류·컨설팅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섬말나리
섬말나리 울릉군 제공
◆섬말나리(울릉 나리)
섬말나리는 백합과의 다년생식물로 울릉도에서만 나는 한국 특산식물이며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이다. 오래전 울릉도 개척 당시 나리분지에 살던 개척민들이 식량이 부족하던 시기에 섬말나리의 줄기를 구황식물로 이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섬말나리는 개화 기간이 길어 관상 가지가 있으며 종자번식이 잘되지만, 씨앗을 뿌리면 3년은 지나야 꽃을 볼 수 있다. 섬말나리의 꽃은 6~7월에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나며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을 띠고 있다. 약용으로는 자양, 건위, 종기, 강장, 진해, 천식, 해열에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하였으며, 민간에서는 자양강장제로 쓰이기도 한다.

참고비
참고비울릉군 제공


◆섬고사리(참고비)
섬고사리는 울릉도에서 참고비 또는 울릉고사리라고 부른다. 1990년 초, 재배법이 개발돼 특산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년초로 중산간지부터 고산지대까지 널리 분포돼 있다. 꼬리고사리과의 섬고사리인 참고비를 울릉도에서는 산나물로 재배하고 있다. 참고비는 울릉도에서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고급 산나물이다. 어린 참고비는 잎이 동그랗게 말려 있고 줄기에는 흑색인 편이 있어 고사리와 쉽게 구별된다. 참고비에는 특히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고 단백질·지방질·칼슘·인·비타민B2 등이 함유되어 있다. 양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고 비타민, 회분, 니코틴산 등을 함유한 영양가 높은 맛있는 산채다. 참고비는 떫고 쓴맛이 있어서 생채로 먹지는 못한다. 삶아서 말렸다가 여러 번 우려내고 나서 다시 불린 것을 조리한다. 약용으로는 뇌 신경병·간질·임질·성기능감퇴·신경성에도 효험이 있다.

삼나물
삼나물울릉군 제공


◆삼나물
울릉도의 대표적인 산나물은 삼나물이다. '삼나물'은 깊은 산 계곡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높은 영양가와 독특한 향기, 상큼한 맛이 있으며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어 성인병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고급 산나물이다. 어릴 때 잎이 산삼 잎처럼 생겨서 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실제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나물을 데쳐서 말린 뒤 양념장으로 무친 삼나물 회에선 나물 맛이 아닌 쫄깃한 소고기 맛이 난다.

두메부추
두메부추울릉군 제공


◆두메부추
두메부추는 생소하지만, 부추는 누구나 아는 건강 채소로 여러 가지 음식 재료에 많이 쓰인다. 부추의 종류에는 두메부추·조선부추·실부추·호부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두메부추는 울릉도와 강원도 등 북부지방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야생종이다. 일반 부추와 달리 잎이 두껍고 넓으며 수분이 풍부해 알로에처럼 겔 성분의 진액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일반 부추보다 탄수화물이 4배, 비타민A가 2배 많이 함유돼 있다. 독특한 맛과 향이 있는 두메부추는 일반 부추처럼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고, 녹즙, 장아찌, 김치로도 활용된다. 한의학적으로는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몸이 찬 사람들이 생즙으로 먹으면 피를 맑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울릉도에서는 해안절벽과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늦여름이나 초가을 군락을 이룬 두메부추의 꽃은 주변 환경과 어울려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박순덕 〈울릉군 지질공원해설사〉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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