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저팬'에 정부 조롱 '밈'도 등장…분노의 온라인 커뮤니티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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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3  |  수정 2023-08-23 07:12  |  발행일 2023-08-23 제5면
'천일염 사재기' 인증 글 속속

불안심리 이용한 광고도 등장

'방류저지' UN진정 링크 확산

"너무 화가 납니다. 안전하다면서 왜 바다에 버립니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24일부터 해양 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의 분노가 폭발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글이 조회 수 상단에 대거 포진했다. 일본 정부는 물론 정부당국과 정치권을 비난하는 밈(Meme·모방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는 놀이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수산물 안 먹어…천일염 사두자"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와 맘카페에는 수산물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글로 온종일 도배됐다. 상당수는 가족 건강을 위해 당분간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 이용자가 많은 요리·살림 커뮤니티 '82cook'의 한 회원은 "날짜까지 밝힌 걸 보니 진짜 방류할 예정인 듯하다. 너무 화난다. 임신 14주 차인데 이제 밥상에서 수산물은 아웃"이라는 글을 올렸다. 29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전국 맘카페 '맘스홀릭베이비'의 한 회원은 "집에서 아무리 생선이나 수산물을 먹지 않는다고 해도 어린이집이나 학교급식은 나올 텐데 걱정"이라며 "진짜 이민이라도 가고 싶다"고 했다.

각종 수산물과 천일염을 미리 사뒀다는 글과 인증사진도 속속 올라왔다. 대구경북 맘카페인 '대구맘365'에서 한 회원이 "김·멸치·다시마 한 상자씩 주문했다. 생선도 종류별로 주문해서 냉장고에 쟁여두려고 한다"는 글을 올리자 '멸치 보관법' '다시마 보관법' '생선 손질법' 등과 관련된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주부 불안 심리를 이용한 천일염 광고도 등장했다. 광고주는 '일본 오염수 방류 전 구입하세요' '품절 전에 구입하세요' 등으로 구매를 부추겼다.

◆반일감정 다시 고조 조짐

어느 정도 사그라진 반일감정이 '오염수 방류' 소식에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일부에선 '노 저팬(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다시 시작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염수 방류 소식을 전하는 포털 기사 댓글에는 "이래도 일본 여행 갈래?" "여행 가고, 일본 맥주 마시면서 일본에 돈 갖다 바치는 사람들은 욕먹어야 한다" "노 저팬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 일본 기업 다 쫓아내고 싶다" 등의 주장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 반면 오염수 방류가 일본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여자 회원이 비교적 많은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는 "일본 여행과 외교는 별개로 봐야 한다. 일본으로 여행 간다는 사실만으로 비난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이 '윤석열 정권과 여당 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조기 방류를 일본에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보도하자 이를 조롱하는 밈도 등장했다. 정부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네티즌을 납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카카오톡에선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기 위해 유엔(UN)에 진정서를 보내자며 진정서 서명 링크가 확산하고 있다. 진정서 링크에는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막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미래 세대가 공유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UN 진정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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