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품격'으로 수렁 속 팀 구해낸 김헌곤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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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1 00:35  |  수정 2024-04-11 00:35  |  발행일 2024-04-11 제20면
14년차 베테랑 '성실함의 아이콘'
지난해 허리부상으로 6경기 출전
KIA전 9회초 결승타로 연패 끊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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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광주에서 펼쳐진 '2024 프로야구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는 김헌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이 '베테랑의 품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을 8연패 수렁 속에서 구해낸 뒤 3연승까지 이끌었다.

14년차 베테랑 김헌곤은 2011년 영남대를 졸업한 뒤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36순위로 지명을 받아 삼성에 입단했다. '성실함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팀 내외 입지와 상관없이 솔선수범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3시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진 못했지만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를 뛰면서 점차 두각을 나타냈다. 2017시즌엔 123경기에 출전하면서 처음 100경기 이상 뛰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최근 2년은 은퇴의 기로에 설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2022년 주장 완장을 달며 야심차게 시즌을 출발했지만 80경기 타율 0.192 1홈런 20타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허리 통증으로 거의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시즌 막판 6경기가 전부였다.

올해 2022시즌 이후 2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 1군에서 시즌을 출발했지만 경기 중후반 외야 수비 강화를 위해 대수비로 들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김헌곤은 어떤 순간이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묵묵히 준비하고 있었다.

개막전 2연승 후 내리 8연패를 기록한 절망적인 상황에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6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9회초 1사 3루 상황이었다. 득점 찬스를 놓칠 경우 팀 전체 분위기 또한 가라앉을 수 있다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공을 기다렸고,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쳐냈다. 팀 8연패를 끊은 결승타였다.

김헌곤은 "외야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언제 투입될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들이 이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게끔 도움을 주고 싶다"며 "선발로 나가는 것보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7일 이어지는 KIA와의 경기에서도 김헌곤은 4-3 리드였던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승기를 완전히 빼앗았다.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6회초 2사 3루에서 좌측 외야 관중석으로 향하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김헌곤은 3안타를 쳐 지난 2022년 5월18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692일 만에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힘들었을 텐데 본인이 잘 이겨냈다. 연패를 끊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며 "앞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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