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인사이트] 인구 소멸 위기에도 상승하는 경북 북부 소도시 아파트, 왜?

  •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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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0  |  수정 2024-11-11 08:31  |  발행일 2024-11-11 제14면
[부동산 인사이트]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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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올해 2분기 무렵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전환되고 3분기엔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편으론 신규 입주물량 및 미분양 증가로 지방 아파트 가격은 대체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즉 서울과 지방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으로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봐도 알 수 있다.11월 첫째 주 기준 올해 서울은 4.25% 상승했는데, 지방은 1.47% 하락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에 대해선 부동산시장을 분석하는 여러 이론 중 동일수급권 등 지역 세그먼트(세분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대구는 역대급 입주물량으로 긴 하락기를 보내고 있다(물론 대구에도 핵심지 신축과 낙폭과대 단지는 2023년 상반기 후 상승하고 있지만 이건 별론으로 함).과연 대구지역 과잉 입주물량이 동일수급권이 아닌 경북 상주·안동·문경·영주 아파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별로 영향이 크지 않다. 대구로 생활터전을 옮겨 생활(동일수급권)할 수 있는 경산·칠곡 등은 영향이 클 수 있겠지만 동일수급권이라고 할 수 없는 경북북부지역은 그 영향이 크지 않다.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경북북부 소도시(상주, 안동, 문경, 영주 등) 아파트는 올해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첫째 주 기준으로 상주 11.95%, 안동 3.98%, 영주 3.81%, 문경 2.75% 상승했다. 4.12% 하락한 대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처럼 인구소멸 위기 속에서도 왜 경북북부 소도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까?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 물론 인구가 감소하지만 세대수가 늘면서 현재까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등으로 전체 주택공급은 감소하고 있다. 특히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좋은 집(좋은 입지의 신축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상승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공사비 급증'이다. 공사비 급증에 따른 분양가 상승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2023년도 전국 평균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약 5억7천600만원이다. 2018년(약 4억4천300만원)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상주의 경우, 마지막 입주(2021년 11월) 였던 A단지가 약 3억원에 분양했었는데, 공사비 급증으로 지금 분양하면 약 4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주도 2018년도 분양가가 약 2억7천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분양가는 4억원을 넘기고 있음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분양가 상승과 신축의 희소성으로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고, 기존 준신축과 구축도 공간균형(갭메우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역들도 경기회복 후 입주물량이 늘거나 인구감소가 더 심해지면 자연스레 하락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경산·구미·포항(북구)등이 같은 경북이고 인구가 더 많음에도 입주물량 과잉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는 단순히 가격 변화만이 아니라 부동산의 고정성, 수요와 공급 등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원리들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글을 통해 △동일수급권△지역의 세그먼트(세분화)△공사비 급증△공간 균형(갭메우기)' 등 현재 아파트 시장 분석의 핵심 키워드를 독자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기를 기대한다.

<마정호 한국부동산원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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