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부장까지 “과외 해봤다”…돈의 유혹 못 뿌리치는 교사들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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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14 21:20  |  수정 2025-07-15 00:42  |  발행일 2025-07-15

경북지역 고교서 시험지 절취 사건 충격

기간제 교사들의 사교육 관행 넖게 퍼져

경북교육청 전경. 영남일보DB

경북교육청 전경. 영남일보DB

경북의 한 인문계 고교에서 발생한 시험지 유출 사건이 기간제 교사와 학부모 간 오랜 과외 관계와 금전 거래에서 비롯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사들의 사적 과외 활동을 상시 감시하고 차단할 수 있는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복수의 지역 교육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직 기간제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 자녀를 중학교 시절부터 개인 과외로 가르쳤고, 해당 고등학교에 재직 중에도 과외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A씨는 학교 내부 인쇄실과 교무실에 야간 침입해 수차례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교육계는 "현직 교사가 과외로 얽힌 관계가 결국 시험지 유출이라는 범죄로까지 번졌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교육현장에선 기간제 교사들의 사교육 관행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전직 기간제 교사는 "기간제 교사도 원칙적으로는 과외를 하면 안된다. 하지만 언제든 학교를 그만둘 수 있는 불안정한 처지와 낮은 임금 때문에 과외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현직 교사가 과외를 하면 학부모가 웃돈을 더 얹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전직 기간제 교사도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학교가 알면서도 사실상 눈감아 주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심지어 현직 교무부장이 재직 시절 특정 학생을 과외한 사실을 학교 측이 알고도 방치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는 물론, 현직 교사들에 대한 개인 과외 여부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립학교를 포함해 기간제 교사 채용 시 사교육·과외 경력 조회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재직 중 개인 과외를 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돼 있다"며 "학교별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채용 단계에서의 경력 확인을 넘어, 재직 중에도 교사의 과외 활동을 상시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사 윤리를 확립하지 않으면 공교육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교육청과 학교가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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