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나의 할아버지 독립투쟁기] 간송 전형필 손자 전인건 관장 “36년 강점에도 광복 굳게 믿어…문화유산 지켜 문화보국 실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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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4 23:09  |  발행일 2025-08-14

간송 전형필 선생 손자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할아버지는 언젠가 반드시 올 광복을 굳게 믿으셨던 분"

광복 80주년 의미 문화유산으로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꼽아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광복 80주년을 맞아 할아버지 간송 전형필 선생을 떠올린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의 감회는 누구보다 남달랐다. 전 관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문화보국(文化報國)'을 몸소 실천했던 간송의 손자로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문화적 성과에 대한 벅찬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전 관장은 "간송께서는 나라를 잃은 백성으로 36년을 사시면서도 언젠가 반드시 올 광복을 굳게 믿으셨다"며 "(할아버지는)일제강점기 동안 훼손되고 왜곡된 우리 문화와 역사를 회복하기 위한 실증적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면서 문화유산들을 모아 지켜내셨다"고 회고했다. 또한 간송 선생이 혜곡 최순우, 삼불 김원룡 등 수많은 2세대 미술사학자들을 후원하고 키워낸 점을 언급하며,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인재 양성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간송의 노력을 강조했다.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간송 전형필 선생.<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 관장.<영남일보 DB>

이어 전 관장은 "간송이 오늘날 살아계신다면 문화를 통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가슴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할아버지의 '문화보국'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전 관장에 따르면 간송 전형필 선생은 휘문고보 재학 때부터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대학 1학년 때인 1925년 서울에서 춘곡 고희동 선생을 통해 위창 오세창 선생을 만나면서 문화유산 수집을 통한 문화보국 실현을 결심했다. 당시 간송 선생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우리 민족과 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사랑'이었다. 이를 위해 간송 선생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며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독립을 대비하려 했다. 그 결과 광복 이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사학회인 '고고미술동인'(현 한국미술사학회)을 만들고, 학회지 '고고미술'을 출간하며 인재를 키우는 일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어 전 관장은 간송의 문화보국 정신이 '나라가 없었을 때일지언정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해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특히 아버지와 숙부 등 집안 어른들은 물론 연구에 몰두했던 수많은 학자들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간송의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청자상감운학문매병.<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청자상감운학문매병.<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특히 전 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할아버지와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문화유산으로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전 관장은 "이 유물은 (할아버지가)세계적 일본 아트딜러와의 경매 경쟁을 통해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로 구입한 것이다. 18세기 백자 중 최고의 명품을 이 땅에 남기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주었던 스토리가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지금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 관장은 오늘날 문화유산의 가치를 "유물들이 만들어졌던 시기의 시대정신과 문화, 사회적 역량의 총합이 담겨 있는 증거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K-컬처의 바탕인 우리의 미적 감각과 문화적 DNA가 오롯이 담긴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간송과 백범 김구 선생이 꿈꿨던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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