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발 벗은 모델들의 워킹…한국 데뷔전 치른 이태리 디자이너의 ‘리스펙트’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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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8 16:43  |  발행일 2025-09-28
대구컬렉션 첫 유럽 디자이너 쇼 가보니
신발 벗은 모델들…“한국 문화 존중 퍼포먼스”
아방가르드·클래식 조화…기립박수 이어져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 대구컬렉션에서 대구 첫 데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이승엽 기자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 대구컬렉션'에서 대구 첫 데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이승엽 기자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 대구컬렉션에서 대구 첫 데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이승엽 기자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열린 '2025 대구컬렉션'에서 대구 첫 데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지난 26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 국내 최장수 패션축제 '2025 대구컬렉션' 무대인 이 곳은 범상치 않은 의상의 패션피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들은 이날 대구에서 첫 데뷔를 갖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쇼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 패션쇼의 주 관람층인 30~40대 여성들은 물론, 남성과 외국인 등 그간 대구컬렉션에서 보기 힘들었던 군상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내며 이 쇼에 집중된 관심을 대변했다.


이내 패션쇼장의 문이 열렸고, 관람객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패션쇼장의 좌석은 이내 만석이 됐다. 미디어월에서는 푸른 바다색 배경의 콘셉트 이미지가 상영됐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감각적인 음악도 흘러 나왔다. 관객들이 기대가 극에 달했을 즈음, 쇼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나왔고 좌중의 시선은 런웨이 입구에 고정됐다.


세계 패션의 수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각광받는 친환경 에코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가 선보인 의상들은 의외로 세련미 넘치는 포멀한 의상들이었다. '진주다이버와 기타 인물들'이라는 주제로 바다 생명과 풍경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의 의상들은 독특한 소재감과 볼륨으로 남다른 비주얼 핏감을 선사했다. 충분히 실용적이면서도 도전 욕심을 불러일으키는 아방가르드 한 의상들의 향연에 관람객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이날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은 신발을 벗은 채로 파워 워킹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델들이 신발을 벗고 런웨이를 걸은 것은 디자이너 루도비카 구알티에리의 특별 연출이다. 루도비카는 서양과 달리 한국에선 손님이 집을 방문할 때 신발을 벗는 문화에 주목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이 같은 퍼포먼스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2025 대구컬렉션이 개막했다. 오프닝 쇼를 맡은 이유정 디자이너가 2026 SS(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아고 있다. 이승엽 기자

26일 대구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2025 대구컬렉션'이 개막했다. 오프닝 쇼를 맡은 이유정 디자이너가 '2026 SS(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아고 있다. 이승엽 기자

무대 구성도 호평을 받았다. 루도비카의 쇼는 무대와 관객 간 거리를 최소화 한 '카타워크(Catwalk in the Round)' 형태로 구성됐다. 모델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의 거리에서 관객들은 모델들의 워킹과 의상에 홀린 듯 빠져 들었다. 관람보다는 체험에 가까운 압도적 현장감이었다. 루도비카 구알티에리는 "환경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패션은 국경을 초월한 공통의 과제"라며 "이 자리에 함께해 매우 기쁘고, 대구와 한국에서 받은 영감으로 앞으로 양 도시의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행사를 통해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던진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은 앞으로 대구컬렉션을 시민 친화형 축제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정순식 패션조합 이사장은 "이젠 콘텐츠의 시대다. 그간 대구가 섬유소재산업 부흥에 집중했다면, 이젠 문화콘텐츠로 '패션'을 전면에 내세워야 할 때"라며 "바이어와 고객 간 만남에 집중했던 비즈니스 성격의 대구컬렉션을 앞으로는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축제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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