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부터 바꿔야”…80억 들일 미디어아트, ‘낙후된 건물’에 갇히나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개소한 대구 수성구의 '칼라스퀘어(대구스타디움몰)'. 한때 독특한 원형 건축 양식과 쇼핑·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도심과의 접근성 문제와 상권 침체가 겹치며 조금씩 활기를 잃어갔다. 특히 지난해 2월 운영사가 파산하면서 이곳은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채 방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수성구청이 '미디어아트 테마파크' 조성사업 카드를 빼들었다. 수성구청 측은 문화특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칼라스퀘어 지하 1·2층에 5천 44㎡ 공간을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가 가득 찬 테마파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침체된 상권을 살리고 대구스타디움 일대를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주민설명회 "화려한 콘텐츠보다 안전한 시설이 먼저" 7일 오후, 칼라스퀘어 현장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테마파크 조성 주민설명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하지만 구청의 장밋빛 청사진에 박수만 터져 나온 건 아니었다. 주민들과 인근 상인들은 테마파크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기반 시설의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참석한 박천식 상인회장은 "개장한 지 15년 가까이 흐르면서 건물 곳곳이 노후화됐다"며 "에스컬레이터는 수시로 고장이 나 멈춰 서고, 기본적인 안전 점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관람객을 받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화려한 미디어 쇼를 보여주기에 앞서, 관람객이 쾌적하게 이동하고 머물 수 있는 기본권부터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 수행자로 선정된 실감미디어 전문기업 <주>닷밀의 정해운 대표는 "건물 외벽의 스티커가 갈라져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고, 기본적인 기반 시설 보수가 시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면서도 "민간 사업자가 공공 소유의 기반 시설이나 외벽을 임의로 보수하거나 예산을 투입하는 데는 행정적·법률적 한계가 명확하다. 대구시 차원의 전향적인 지원이 없다면 콘텐츠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 육상대회' 비상 보수의 시급성을 더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올해 8월 개최될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다. 전 세계 육상인들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가 바로 옆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전 세계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경기장 바로 옆에 낡고 지저분한 건물이 방치되어 있다면 대구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망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구시 "취지는 공감하지만 예산은 '글쎄' 대구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구시 담당 공무원은 "수성구청이 추진하는 미디어아트 테마파크의 취지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시 재정 여건상 칼라스퀘어의 대규모 보수 예산을 즉각 편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다만, 대구마라톤대회 등 대구스타디움 일대에서 연중 시민 참여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는 만큼, 보수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시는 향후 추경 예산 편성 시 관련 예산 반영을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으나, 7월 개장을 목표로 하는 사업 일정상 '늑장 행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대프리카 사파리' 7월 공식 개장 할 듯 여러 난관 속에서도 수성구청과 <주>닷밀의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관과 민이 각각 40억 원씩, 총 80억 원을 공동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테마파크의 컨셉인 '대프리카 사파리(가칭)'다. 대구의 더위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대 사파리의 역동적인 이미지로 치환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수성구청 홍보담당자는 "오는 7월 공식 개장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곳이 개장하면 대구의 새로운 야간 관광 거점이자,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필수 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