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구 시간당 59.5㎜ 물폭탄…노곡동 15년 만에 또 잠겼다
전국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대구에선 주택 등 건물과 차량 침수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일부 시민들이 긴급대피하는 등 위기상황이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다행이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구 북구 노곡동 또 침수…"15년 전 악몽 재현" 17일 오후 4시30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 피해 현장. 15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난 듯 마을 곳곳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한때 허리까지 차오르던 물이 겨우 빠지자, 소방당국과 북구청 등 관계자들은 삽과 살수차 등을 이용해 진흙을 걷어내고 있었다. 상가건물 식당 안은 침수 피해를 막느라 지친 주민들이 축 늘어진 채 앉아 있었다. 건물 내부엔 진흙물이 남긴 얼룩이 선명히 남았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주민들이 자체 파악한 침수 피해만 식당과 주택 등 건물 20~30채, 차량 10여대에 달했다. 주민 22명이 구조되고, 4명이 자력 대피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곡동은 말그대로 '물바다'였다. 오전엔 잠잠하던 동네 일대가 오후 2시쯤 삽시간에 물에 잠겼다. 노곡동은 지역 내 대표적인 침수 피해 우려 지역이다. 2010년 7월 16일과 8월16일 2차례 물난리를 겪었다. 7월엔 주택 40여채와 차량 90여대, 8월엔 주택 80여채와 차량 30여대가 물에 잠겼다. 당시 배수 시설 문제가 도마 위로 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번에도 배수 설비 문제가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큰 갈퀴를 들고 직접 복구에 나선 김용태(69)씨는 "배수 설비가 잘 작동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배수구 곳곳에 쌓인 이물질을 치우기 위해 장비를 들고 나왔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최우영 북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배수 설비는 작년 집중호우 당시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엔 설비 작동 부실인지, 관리상 문제인지 철저히 점검해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수성구, 달서구 도심 곳곳 물에 잠겨…출입 통제 이어져 이날 오후 5시 기준 대구지역 누적 강수량은 81.9㎜다. 시간당 최대 59.5㎜가 퍼부었다. 집중호우 탓에 수성구 등 도심 곳곳은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2시쯤 서남신시장 내 출입로와 일부 점포가 물에 잠겼다. 시장 입구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박종원(66)씨는 "오후에 갑자기 물이 안으로 들이닥치더니 금세 무릎까지 찼다"며 "비가 심상치 않아 차수벽을 설치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일대도 비 피해를 입었다. 집중호우로 도로 곳곳에 물이 차올랐다. 월성동에선 폭우에 차량이 침수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수성구 상황도 매한가지였다. 오후 3시7분쯤 범어2동 야시골공원 근처에서 공사 중이던 토사물이 흘러내려 담벼락, 에어컨 실외기 등이 훼손됐다. 범어동 한 상가에선 지하 1층 바닥이 약 15㎝가량 침수됐고, 천장에서 누수까지 발생해 소방당국 등이 배수작업에 나섰다. 만촌동 한 빌라 1층과 황금동 한 상가 1층은 하수구가 역류하면서 한동안 물에 잠겼다. 매호동 우산(牛山) 근처 한 도로에선 나무가 쓰러져 도로 통행이 막혔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내린 폭우로 침수가 됐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교통을 통제했다. 오후 6시 기준 교통 통제된 지역은 북구 노곡동, 남구 상동교, 동구 금강 잠수교, 수성구 가천잠수교 등이다. 경찰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침수 우려 지역을 대상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교통 통제를 하나 둘 풀겠다"고 했다. 지속된 폭우에 열차도 멈춰섰다. 이날 코레일은 오후 6시부터 경부선(일반) 동대구∼부산, 경전선 동대구∼진주 구간 모든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 오전부터 중부지방 집중 호우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운행 시간도 장시간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다음날인 18일 오전 기상 상황에 따라 열차 운행 재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시웅·박영민·구경모(대구)·조윤화기자 jet123@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