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선공약 시민이 나선다] "자치분권·균형발전 최우선…청년인재 붙잡을 비전 담겨야"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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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2 07:26  |  수정 2021-10-12 09:11  |  발행일 2021-10-12 제3면
■ 영남일보 지역정책공약발굴단 기획위원 9인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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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영 "스마트시티 1위 英 브리스톨 비결은 시민참여"
김선아 "표 의식한 단기 정치공약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김영철 "지역민 깨어나 공약 검증·조율자가 되어보자"
김은영 "현장의 문제 반영된 공약 수용하게 만들어야" 

◆곽지영= 몇 년 전 스마트시티 연구 협의차 영국 브리스톨 지역을 방문했다. 브리스톨대학 연구진을 만나 수도인 런던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시티 평가 1위를 차지한 브리스톨의 '지역 혁신 비결'을 확인하는 것이 우리 방문의 주된 목적이었다. 뜻밖에도 우리는 회의 장소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10여 분 동안 기사로부터 브리스톨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도시 혁신을 위한 노력에 대해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 홍보 교육이라도 받은 듯한 기사의 모습에서 비결은 다름 아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공학자로서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람직한 미래를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미래상을 만드는 이번 도전에 많은 기대를 걸게 된다.

◆김선아= 나는 우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으니 애정과 관심 또한 많다. 무릇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우리의 미래를 함께할 지도자의 생각과 비전은 지역민에게 너무나 중요해 과거의 방식대로 표를 의식한 관념적 정치 공약만을 내세우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과거의 기반시설과 산업 등 하드웨어 적인 단기적 관점에서만 지역정책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적, 문화적, 사회적 자원 등 소프트웨어를 고려한 균형적 비전이 담긴 공약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가두어 왔던 한계를 벗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시·도민의 의견이 담긴 이번 대선 공약발굴기획은 그래서 의미 있는 도전이다.

◆김영철= 대구경북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고착과 좌절이 선거 과정에서 미래의 비전과 정책의 방향타를 제대로 조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2022년의 선거를 통해 대구경북의 미래와 정책 방향에 대해 공유하는 비전(shared vision)을 찾지 못한다면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청년이 세상 속의 다른 희망의 땅으로 줄을 서서 떠나는 것을 기성세대가 속절없이 지켜보는 상황을 아마도 돌이킬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어딘가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들려온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대구경북 사회의 하늘님은 말할 나위 없이 지금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2022년 선거에서는 지역민이 깨어나 지역 공약 검증과 조율의 진정한 주체가 돼야 한다.

◆김은영= 시민이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비슷한 삶의 질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살펴보고 선출해야 한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약을 만들 때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공약 이행을 지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눈치를 보도록 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공약을 시민들이 읽어보고, 결국 일정 당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에서 시민들이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의 문제가 반영된 지역의 공약을 후보자들이 받아들이게 하고, 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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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시도민·전문가와 함께 지역의 미래 그려보자"
도소영 "살고 싶은 나라가 되도록 관심 기울여야 할 것"
박승희 "꿈꾸는 미래를 만드는 구체적 실행 방안 기대"
이창용 "경제 재도약 계기 마련을 위해 역량 집중해야"
전채남 "관전자 아닌 주체로 현안 해결책 제시하고파"

◆김재훈= 우리 지역의 미래를 지속가능한 안정적 삶이 확보되는 지역으로 그려본다.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로 가속화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처해서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 그 속에서 좀 더 안락한 생활로 다음 세대들이 아이 낳아서 편안히 기를 수 있어야 한다. 이 방향을 위해 과감히 앞장서서 각론을 마련하고 나가야 한다. 그래서 스마트한 지역, 안정적인 삶이 가능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제2선 도시인 대구, 또 농촌지역들과 함께 중소도시들도 삶의 터전으로서 그 가치가 인정되고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각 지역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확보돼야 한다. 지역이 독자적인 미래 지향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런 일을 하는 전문가들이 지역사회와 지역 기업에 많아져야 한다. 그게 곧 질 좋은 일자리다. 그 시작으로 시·도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대구경북의 미래를 그려보기를 원한다.

◆도소영= 후보들에게는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할 주요 수단이 되고, 유권자들에게는 각 후보들의 능력을 평가할 객관적 지표가 되는 것이 공약이다. 그런데 그 후보가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기본권마저도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니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사회적 설득을 통해 제도적 절차를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대선 공약에 있어 주요 논의는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가 아닌 국민들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승희=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 정치는 그 미래를 실현하는 과정이며, 선거 공약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생각하는 미래의 지역은 어떤 모습인가. 이번 대통령 선거 공약은 그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영남일보 지역정책공약발굴기획단이 시·도민의 이름으로 지역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선거 공약 만들기를 기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도민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위한 선거 공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창용=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뜻과 의지를 어떻게 표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어떤 대통령후보를 선택하느냐보다도 대구경북의 생존을 위해 어떤 최우선 과제 해결에 지역의 역량을 집중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제안드린다. 대구경북이 선택해야 할 최우선과제는 무엇보다도 청년유출문제 해결이다. 청년 유출을 막아내느냐, 막지 못하느냐에 대구경북의 사활이 걸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각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청년 유출을 막는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시도민의 합의과정이 필요하다. 지역청년 일자리 창출 빅 푸시를 통해 대구경북의 경제사회를 도약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산업, 대학, 연구개발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와 개발에 대구경북지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전채남= 시민들과 함께 대구경북 미래를 위한 공약을 만들기 위해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미래 산업 창출, 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 일자리 창출 등과 관련된 공약을 만들어 보고 싶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선거판의 관전자가 아니라 주체로서 대구경북 미래와 현안 해결을 위한 공약을 직접 만들어서 제시하고 이 공약들을 수용하도록 해 보고 싶다. 대선과 지선을 시·도민과 함께 후보자 평가의 장이 아닌 대구경북 미래를 위한 공약 생산의 장으로 만들어 보자.

정리=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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