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 '3년 만의 도심 질주' 현장 스케치…"아이에게 추억과 용기를…" 함께여서 행복했던 가족 참가자들

  • 서민지,이남영,이동현,손동욱,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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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  발행일 2022-09-19 제6면   |  수정 2022-09-19 07:15
외국인 마라톤 동호인도 몰려
2년간 아쉬움 날리며 가을질주
시민들 박수·환호로 힘 북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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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 5㎞코스에 출전한 가족이 힘차게 대구스타디움을 출발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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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덕씨가 대회 참가신청 후 다리 골절상을 입은 아들을 휠체어에 태운 채 달리고 있다. 손동욱기자

18일 '제15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은 출발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수천 명의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7시30분 개회식에 앞서 참가자들은 삼성라이온즈 치어리더 블루팅커스의 시범에 따라 즐겁게 몸을 풀었다.

노병수 영남일보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회에 참가해 주신 마라톤 동호인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여전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착순 3천명밖에 모시지 못해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 하루 가족·직장동료·연인 간 마음껏 가을 속을 달리고 좋은 추억 만드시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오전 8시 하프코스 출발 후 10분 간격으로 10㎞코스, 5㎞코스 참가자들이 대구스타디움을 빠져 나가자 인근 도로(코스)는 마라토너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선선한 가을날 아침, 함께 달리며 정을 나누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5㎞코스 가장 앞줄에 선 최헌기(42·대구 달서구)씨는 검은 유모차와 함께 마라톤을 시작했다. 아내와 아이들과 출발 전에 "파이팅"을 외친 이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마라톤 완주에 성공했다. 4세, 5세 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최씨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마라톤을 뛰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혼자 마라톤을 뛰었으나, 올해는 가족들과 함께 뛰고 싶어서 온 식구가 함께 방문했다. 처음 아이들과 뛰어봐서 낯설었지만 아이들과 대회 분위기를 이야기하며 오니 금방 올 수 있었다"며 "가능하면 아이들과 이런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아내, 아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지모(37)씨는 "천천히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북이처럼 뛰겠다. 아이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 참가하게 됐고, 마라톤을 완주해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출발 신호가 울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은 넓은 아버지 등에 업혀 스타디움을 빠져나갔다. 코스 막바지에서 지씨는 가쁜 숨을 내쉬며 아이를 목에 태우고 달렸다.

5㎞ 코스를 부모와 함께 킥보드를 타고 달려 완주한 백우담(6)군은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3년 만에 실외 행사로 개최된 만큼, 많은 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제임스 굿리지(43·영국)씨는 "평소에도 러닝을 좋아하는 편인데, 뛰기 좋은 날씨에 기분도 좋다"며 "목표는 완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임스씨는 하프코스 국제부문 3위를 차지했다.

필립 톰슨(영국)씨는 "7번째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3년간 참가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오늘은 무릎을 다쳐 뛰지 못하지만 친구와 천천히 걸으며 즐기겠다"고 했다. 친구 브라이언 반하이스(미국)씨는 "오늘은 지난번 참가한 대회보다 조금 더운 느낌"이라며 "친구가 다쳐서 뛰지는 못하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 남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대구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마라토너들이 찾았다. 경남 진주 러닝크루 JRC 회원들은 "진주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해 대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경례하듯 특별한 포즈로 사진을 촬영하던 그들은 "우리만의 시그니처 포즈가 있다. 좋은 추억 많이 쌓고 가겠다"고 말했다.

◇…대회 참가자들을 돕는 단체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광화문마라톤봉사모임에서는 32명이 하프코스와 10㎞코스에 참가해 '페이스 메이커'로서 마라토너들을 도왔다. 이들은 코스별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파란 풍선과 의료진을 나타내는 흰 풍선 등을 몸에 달고 경기에 임했다. 하프코스에 참가한 이노국(61·경북 경산)씨는 "전국 마라톤 대회를 다니며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얼마나 뛰어야 하는지,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매번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대회에 임하면서 초보 마라토너를 무사히 이끌어주고 각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달리겠다"고 밝혔다.

서민지·이남영·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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