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는 연말을 맞아 지난 1년간 보도한 기사들을 다시 들여다봤다. 대구·경북에서 벌어진 개별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같은 문제가 왜 반복되는지 원인과 구조를 짚은 보도들이 눈에 띄었다.
영남일보는 이런 기사들을 가려내기 위해 2025년 한 해 동안 보도한 기사를 대상으로 AI 분석을 진행했다. 조회 수나 화제성이 아니라, 지역 종합일간지 편집국 데스크가 실제로 판단하는 기준을 적용해 기사 하나하나를 평가했다. 그 결과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친 기사 10건을 추렸다.
AI는 △대구·경북의 구조적 문제와 변화를 얼마나 드러냈는지 △단순 전달을 넘어 기획·분석·탐사 보도에 해당하는지 △개인 사건을 넘어 사회적 논의를 촉발했는지 △보도 이후 후속 기사나 정책 논의로 이어졌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데이터 활용과 분석 시각의 차별성도 평가 항목에 포함했다. 반면 사건·사고 단신과 행사성 기사, 보도자료 전달 성격의 행정 기사, 전국 단신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 7월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DB
이 같은 기준을 종합한 결과, AI는 올 한 해 개별 사건보다 구조적 원인을 짚은 기사를 상위에 올렸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보도는 지난 7월 보도된 '대구 노곡동 침수 사태' 관련 기사였다. 해당 보도는 15년 만에 반복된 침수를 자연재해가 아니라 배수시설 관리 실패 문제로 규정했다. 특히 제진기 작동 중단 정황을 최초로 보도한 뒤, 대구시 공식 조사와 '인재' 판정으로 이어지며 지자체 재난 관리 책임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 분야에서는 대구 명문고 교사들의 사교육 카르텔 연루 의혹을 장기간 추적한 기사가 상위권에 포함됐다. AI는 이 보도를 지역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겨냥한 기사로 분류했다. 교육열이라는 이미지 이면에서 벌어진 문제를 드러냈고, 감사와 중징계,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졌다는 점을 평가 요소로 반영했다.
올해 초 대구 중구 동성로 관광안내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우파 시민 단체 회원들이 탄핵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정치 분야에서는 TK 지역 20년치 대선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기사가 주목받았다. '몰표의 땅'으로 불려온 TK에서 보수 득표율 하락과 진보 득표율 상승 흐름을 수치로 확인한 보도로, AI는 이를 인식과 통념을 데이터로 검증한 지역 밀착형 분석 기사로 평가했다.
의료·산업·인구 문제를 다룬 기사들도 다수 상위권에 올랐다. 대구로 집중되는 중증 응급의료와 경북 지역의 의료 공백, 경북대병원의 재정·인력 위기, 철강 산업 침체, 20대 청년 순유출을 다룬 기사들은 각각의 사안을 넘어 지역 지속 가능성 문제를 다룬 연속적 보도로 묶였다. AI는 이 기사들을 통계와 현장 취재를 결합해 지역 소멸 위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보도로 분류했다.
지난 11월 경북도청 앞에서 열린 영풍석포제련소 이전·폐쇄 반대 집회에서 봉화·태백·석포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투위 제공
환경과 재난 분야에서도 단순 피해 전달을 넘은 기사들이 포함됐다.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 논란을 환경 문제와 지역 생존권 문제를 함께 놓고 다룬 보도, 경북 산불 피해 원인을 분석하고 복구 지원 특별법 필요성을 지속 제기한 연속 보도는 정책 논의와 여론 형성에 영향을 준 기사로 평가됐다.
다음은 AI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한 영남일보 올해의 10대 기사다.
1위 [단독] 제진기 두 번이나 지적했는데…침수 못 막은 지자체 / [Y르포] "15년 만 제진기 또 멈추고, 마을은 물바다"
[단독] 제진기 두번이나 지적했는데…침수 못 막은 지자체 | 영남일보 | 노진실 기자 | 사회
2위 [뉴스後] 높은 교육열? 입시명문? 대구 교육계 '불편한 진실' 드러나다 / [단독] 대구 명문고 교원 등 '사교육 카르텔' 연루
[뉴스後] 높은 교육열? 입시명문? 대구 교육계 '불편한 진실' 드러나다 | 영남일보 | 노진실 기자 | 사회
3위 TK 20년, 몰표 현상 옅어졌다…보수 80%→60%, 진보는 30% 육박
TK 20년, 몰표 현상 옅어졌다…보수 80%→60%, 진보는 30% 육박 | 영남일보 | 이지영 기자 | 정치
4위 대구는 버티고, 경북은 빠져나간다…TK 중증응급의 양극화 심화
대구는 버티고, 경북은 빠져나간다…TK 중증응급의 양극화 심화 | 영남일보 | 강승규 기자 | 사회
5위 "이전 아닌 공존의 해법을 찾아야"…봉화 석포제련소 이전 논란, 봉화·태백 주민 반발
"이전 아닌 공존의 해법을 찾아야"…봉화석포제련소 이전 논란, 봉화·태백 주민 반발 | 영남일보 | 황준오 기자 | 사회
6위 [단독] 대구시, '공공부문 채용 거주지 제한 폐지' 재검토하나
"대구 청년 역차별"…'공시 거주지 제한 폐지' 재검토하나 | 영남일보 | 노진실 기자 | 사회
7위 [취재수첩] '0점' 성적보다 무거운 질문…시험 관리 실태와 입시제도의 그늘
[취재수첩]'0점' 성적보다 무거운 질문…시험 관리 실태와 입시제도의 그늘 | 영남일보 | 피재윤 기자 | 오피니언
8위 [경북 산불 대재앙] 25일 저녁~26일 새벽 사상자 급증한 이유는? / 산불특별법 국회 통과
[경북 산불 대재앙] 25일 저녁~26일 새벽 사상자 급증한 이유는? | 영남일보 | 박종진·오주석 기자 | 사회
9위 대구 자영업 폐업 '역대 최다'…전국도 첫 100만명 돌파
대구 자영업 폐업 '역대 최다'…전국도 첫 100만명 돌파 | 영남일보 | 이지영 기자 | 경제
10위 [대구경북 통합 공동합의 1년] '대구경북특별시' 어떻게 흘러갈까?
[대구경북 통합 공동합의 1년] '대구경북특별시' 어떻게 흘러갈까? | 영남일보 | 노진실 기자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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