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진기 두번이나 지적했는데…침수 못 막은 지자체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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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3 21:39  |  수정 2025-07-24 09:59  |  발행일 2025-07-24
대구시의회·북구의회서 거론
청소 등 평상시 관리도 의문
지난 18일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서 '제진기(除塵機)' 관련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18일 대구 북구 노곡동 배수펌프장에서 '제진기(除塵機)' 관련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17일 발생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사태가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지난해 이미 부유물을 제거하는 '제진기' 운영과 관련해 경고음을 울렸던 정황이 확인됐다. 2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대구시의회와 북구의회에서는 제진기의 이물질 처리 문제와 취약점 등을 거론했다.


지난해 1월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정일균 시의원은 대구시에 '빗물펌프장의 제진기를 유압식에서 로터리식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질의하면서 제진기로 유입된 이물질의 처리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정 의원은 당시 대구시에 "기후변화 때문에 호우 등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이에 대한 안전 준비가 굉장히 중요한데, 많이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제진기 등 배수설비 운영에 있어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지난해 6월 대구 북구의회에서도 제진기 설비의 취약점이 거론됐다. 당시 정례회에서는 구의원과 집행부 간 집중호우 대비책과 유수 흐름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갔다. 북구청은 "(15년 전 발생한) 노곡 배수펌프장 사고(침수)는 제진기에 나뭇가지가 걸려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부유물 걸림 등에 취약한 제진기의 특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노곡동 침수 때 현장을 찾았던 최우영 북구의원은 "배수시스템이 하나라도 정상 작동했다면 침수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다. 평상시 제진기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7일 노곡동에선 15년만에 침수피해가 재발했다. 집중호우로 한꺼번에 밀려든 이물질이 제진기 가동을 중지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 측은 "현재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제진기 관리 등에 대해서도 조사 이후엔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2일부터 활동에 들어간 노곡동침수조사위원회는 23일 대구시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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