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 위한 광역환승제, 고령 승객에는 외려 독
교통약자를 돕기위해 도입된 '대구경북공동생활권 대중교통 광역환승제'(이하 광역환승제)가 되려 이들의 발을 빼앗아버렸다. 경북 고령지역에서 40년 넘게 농어촌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가야교통은 지난 2000년 초반부터 고령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을 잇는 606번 버스를 평일 기준 하루 왕복 68차례 운행해 왔다. 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연간 16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승객 대부분은 어르신, 학생 등 교통약자들이다. 대가야교통은 오는 23일부터 고령-대구 노선을 폐지한다고 방침을 세웠다. 대가야교통의 이같은 결정 배경에는 광역환승제가 자리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대구와 경산, 영천, 김천, 구미, 칠곡, 성주, 고령, 청도 등 9곳 지자체를 묶어 광역환승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9개 지자체의 대중교통 요금을 표준요금으로 통일하고 환승 기준도 하차 후 30분, 2회로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시행초기 352만명의 시·도민이 평균 50% 정도의 대중교통비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고령지역에서는 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대가야교통은 이 제도 도입으로 거리마다 다르게 받던 시계외 요금 체계를 폐지하고 고령-대구간 요금을 일반 1천500원, 청소년 850원, 어린이 400원으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제도 도입 이전 일반 요금은 2천400원이었다. 게다가 기존에 시행하지 않던 환승시스템까지 도입해야 했다. 이는 대가야교통의 운송수입 감소에 직격탄을 날렸고 대구노선을 폐지하는 도화선이 됐다. 606번 고령-대구 노선 폐지 피해는 고스란히 교통약자들의 몫이 될 전망이다. 이 버스를 탈 수 없는 이용객들은 고령과 대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고령시외버스터미널이나 대구서부정류장에 와서 3천700원을 주고 직행버스를 타야한다. 직행버스는 환승요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추가비용을 지급하고 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타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게다가 평일기준 15~30분 배차 간격으로 운행되던 606번 버스와 달리 직행버스는 차량수가 적어 이용객들이 시간비용까지 더 들여야 할 지경이 됐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