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연중 캠페인 '人道를 돌려주세요'…<1>20년 방치 인도 침범 횡단보도

  •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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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21:54   |  수정 2022-06-30 18:35
사람이 차가 아닌, 차가 사람을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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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대구 동구청 앞 횡단보도에서 차량이 보행자들과 함께 횡단보도로 진입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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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9시50분쯤 대구 동구청 건너편 횡단보도엔 동구청쪽으로 가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 4명이 서 있었다. 신호를 바라보고 있던 이들은, 갑자기 '빵'하는 클락션에 깜짝 놀랐다. 뒤를 돌아보니 뒤편 내리막 길에서 엉뚱하게 차량이 내려오고 있었다. 보행자들은 옆으로 비켜 설 수밖에 없었다. 차는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우회전 해 대로변 차선으로 들어섰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자는 횡단보도 신호가 적색일 때 우회전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횡단보도 앞 보행자가 대기하고 있을 땐 일시 정지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곳 차량들은 이면도로인 내리막길에서부터 보행자를 향해 클락션을 울렸고, 우회전하기 위해 횡단보도 앞 대기하는 보행자를 향해서도 아예 비켜서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곳은 횡단보도가 생긴 2000년대 초부터 2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보행자를 위협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강모(여·53·대구 동구)씨는 "작은 손수래를 끌고 가는 할머니가 내리막길에서 횡단보도까지 내려오는 데 '빵'하는 자동차 클락션 소리를 듣고 가장자리로 비켜서는 모습이 한 두번이 아니다"며 "그럴 때면 사고라도 날까 조마조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산재한 '아슬아슬한' 보행 환경은 교통사고 유발지역이 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3~4명이 보행 중 사망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 중 보행자 사망자 비율이 40.5%로, 전국(33.5%) 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올해부턴 '보행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돼 보행자를 위협하는 이 같은 차량들이 단속 대상이 된다. 한국교통연구원 우승국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거의 이면도로 일대 사고"라며 "사람이 차량이 아닌, 차량이 사람을 조심하도록 한다면 이면도로 교통사고 감소와 함께 보행자 사망율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남일보는 사람보다 차량이 우선 시 돼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지적하고, 보행자 교통사고 방지와 보행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캠페인 '人道(인도)를 돌려 주세요'를 연중 전재한다. 보다 친인간적인 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 자문위원단도 구성해 운영한다. 자문단인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도시공학과) △신진기 계명대 교수(교통공학전공) △김수진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교수는 앞으로 보다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한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한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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