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 않았던 헌신…두 청년소방관 별이 되다

  • 남정현,임성수,정재훈,박용기,오주석,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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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2 07:15  |  수정 2024-02-02 07:40  |  발행일 2024-02-02 제1면
문경 공장 화재…27세·35세 구조대원 안타까운 순직
건물 내 인명 수색작업 중 순식간에 고립됐다 끝내 참변
장례 '경북도청葬'으로…한동훈·이재명 현장 찾아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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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2명의 소방관이 고립돼 순직한 1일 오후 문경장례식장 빈소를 찾은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내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두 명이 순직했다. 이들 소방관은 인명구조를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가 고립되면서 빠져 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문경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은 약 8분 만에 현장에 도착, 진화 작전에 투입됐다. 4명이 2인 1조로 화재 건물에 진입한 대원들은 현장 출동 20여 분 만인 오후 8시20분쯤 3층에서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4명 중 2명은 계단을 따라 내려왔지만, 나머지 대원 2명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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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로 전소된 문경 육가공공장 건물. 이윤호기자
소방본부는 "출동 대원들은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을 찾기 위해 1층 주출입구를 통해 계단실로 올라 3층 부근에서 검색을 하던 중 갑자기 연소가 확산돼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2명은 계단 입구까지 따라오지 못하고 3층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는 건물 3층 바닥에 있던 튀김기에서 시작됐고, 두 대원의 시신은 서로 5∼7m 떨어진 지점에서 시차를 두고 수습됐다.

사고 당시 건물 구조자 확인 과정에 번복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소방본부는 "최초 도착 시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다 없다 번복이 있었다. 다 나왔다고 했는데 한 명이 더 나왔고 5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건물 3층에 진입해 타점을 검색하던 중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확산해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직한 소방관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들에게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의 빈소는 문경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분향소는 경북도청과 문경·구미·상주 소방서 등 4곳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경북도청에서 거행되며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

빈소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두 소방 영웅의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삼가 명복을 빈다"면서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유족 여러분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경북도는 이철우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경북도청장(葬)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이 도지사는 "장례 기간 조기 게양과 근조리본을 패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근무해 고인들의 희생을 추모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경북소방본부는 2일 오전 10시30분 소방청, 경북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문경소방서, 문경경찰서, 소방기술원, 경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국과수,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통해 최초발화 지점, 화재원인, 사고경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남정현·임성수·정재훈·박용기·오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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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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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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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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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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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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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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