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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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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경북도지사의 세상을 보는 눈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점검 화상회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재난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북 북부지역의 극한 호우로 27명의 인명 피해가 난 재해를 새로운 유형의 재난으로 본 것이다. 일주일 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관계 부처 TF를 가동해 재난 대응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극한 호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이 이 도지사의 건의와 같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도지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윤 대통령이 같은 인식을 하는 것은 '지방시대' 정책에서 보다 명확하게 나타난다. 지방시대는 국민 모두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윤 대통령은 이 도지사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올해 초 경북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인 지방시대의 저작권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는 게 아니라 이철우 도지사에게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방시대는 경북도의 최우선 정책과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방시대에 관한 한, 윤 대통령과 이 도지사의 시선은 일치한다고 필자는 믿는다. 윤 대통령과 이 도지사가 같은 곳을 바라보니, 정부와 경북도의 정책 지향점도 같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경북도는 정부의 지방시대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자체가 된다. 경북도의 정부 정책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윤석열 정부가 지방 발전을 위해 실시한 대형 국책사업 공모에서 가장 많이 선정된 곳이 경북이다. 7월20일, 구미는 반도체 특화단지로, 포항은 2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2개 지역이 선정된 것은 전국 시·도 중 경북이 유일하다. 6월20일에는 경북의 4개 대학(포스텍·한동대·안동대·경북도립대)이 '글로컬대학'으로 예비 지정됐다. 예비 지정된 글로컬 대학 수에서도 경북은 최다 지역이다. 글로컬대학으로 최종 지정되면 5년간 1천억원이 지원된다. 세계 우수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지방대로 육성하는 한편 지역발전 거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지난 3월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3곳(경주·안동·울진)이 국가 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도 경북이다. 대통령의 시선에 맞춰 중앙부처가 정책 방향을 정하고, 도지사의 눈높이에 맞춰 경북도가 정부 공모에 대비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다. 경북발전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세상을 보는 윤 대통령과 이 도지사의 눈이 같다는 점을 놓고 보면, 경북도는 앞으로 또 다른 발전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중요하지만 기회를 결실로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올해 주어진 기회는 이 도지사가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생길 기회도 이 도지사가 제공한 단초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 기회를 결실로 엮어내는 것은 경북도 공무원들의 몫이다.특화단지와 국가산단이라는 큰 그릇 안에 뭔가를 채우는 역할은 공무원들에게 주어져 있다. 결코 쉽지 않다. 글로컬대학 육성은 교육부가 맡아왔던 대학 업무를 경북도가 대신 하는 것이다. 해 본 적 없는 일을 하는 만큼,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경북도 공무원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로, 기회가 결실로 나타나길 응원한다.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부고] 이상번(시인)·상춘(전 강효상 의원 보좌관)씨 모친상
△김재순씨 17일 별세, 이상번(시인·전 대한불교청년회장)·상춘(전 강효상 국회의원 보좌관)·상일·태향·태화씨 모친상, 이성기(전 교사)·손억호(전 KBS 근무)씨 장모상, 허위화·이혜경·김윤덕(대구시청 근무)씨 시모상= 발인, 19일 오전 8시 칠곡경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08호실. 장지, 경북 청송 선영. 010-5152-4900.
[월요칼럼] 교육감의 유감 표명
지난 17일자 영남일보에 실린 '한국의 카르텔들'이란 제목의 월요칼럼을 관심 있게 읽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의 청산을 내세우고 있는 시점이라 눈길을 끌만 했다. 칼럼은 김승환 전 전북도교육감이 12년간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듣고 봤던 것을 적은 책을 근거로 교육계의 카르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필자의 시선을 오래 머무르게 했던 칼럼의 표현은 두 곳이다. 하나는 '나의 이데올로기는 오직 아이들'이라는 김 전 교육감의 저서 제목. 또 다른 하나는 직원들의 승진용 뇌물도 교육감의 짭짤한 수입원임을 파악했다는 대목이다. 어디에선가 비슷한 문구를 본 것 같아, 기억을 더듬어 확인해보니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관련 기사에서 본 것들이다. 임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열린 민선 5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때 "아이들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다짐했던 처음 마음을~"이라고 했다. '나의 이데올로기는 오직 아이들'과 취지가 같다. 오직 아이들의 교육만 신경 쓰겠다는 두 교육감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어서, 존중받을 표현이다. 승진용 뇌물이라는 불편한 단어는 임 교육감이 기소됐다는 기사에서 같은 뜻의 다른 표현으로 등장한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뇌물수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임 교육감을 기소했다. 임 교육감은 2018년 6월 실시된 교육감 선거 때, 선거캠프 관계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가를 경북도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감이 캠프 관계자에게 지급할 대가를 인사 대상인 교육공무원들에게 대신 제공하게 하고, 교육공무원들이 교육감 대신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선거운동 관련 이익제공이자 교육감 직무 관련 뇌물수수 공여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기자간담회 때 임 교육감은 기소와 관련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으므로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만 했다. 정치인들은 기소가 되면 "사실 여부를 떠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정도의 언급은 한다. 기소 내용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재판에 넘겨진 상황 그 자체만으로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인다. 그게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 교육감은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임 교육감이 기소된 지 한 달이 지났으니,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는 여러 차례 임 교육감이 재판에 출석하는 것을 봐야 한다.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죄짓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경북지역 교육자의 대표는 자신의 유무죄를 가리는 상황을 학생들에게 보여 줘야 한다. 재판에 출석하다 보면 교육감 본연의 업무에만 전념할 수는 없다. 아이들만 바라보고 가겠다던 임 교육감의 의지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교육감은 교육자이자 정치인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것만으로 고개를 숙이는 게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는 교육자의 자세이다. 동시에 유권자들에 대한 정치인의 도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최근 수해 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정치인들의 사과를 보면서 임 교육감의 지난 대응을 다시 생각한다. 경북도교육감은 경북도지사처럼 경북지역 유권자가 선출했다. 보통의 유권자는 교육감 이름조차 모를 정도로 관심이 낮지만, 교육감 자리의 무게감은 엄중하다. 무게감에 맞는 처신이 필요하다.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월요칼럼] 우리가 몰랐던 퇴계의 사랑
경북 안동에서 자주 듣는 이름의 하나는 퇴계 이황이다. 안동 출신의 대학자이니 그럴만하다. 퇴계에 대한 필자의 인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천원 권 지폐의 주인공으로 기생 두향과 애틋한 사랑을 한 인물, 또 다른 하나는 권력욕 없는 학자다. 필자가 '화폐 속 주인공들의 사랑'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준비할 때, 쉽고 재미난 이야기를 찾다가 갖게 된 이미지다. 두향과의 사랑 이야기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퇴계가 단양군수를 했던 9개월 동안 두향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으나, 이후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매화를 사랑했던 두향 때문에 퇴계는 매화를 그녀 보듯 했다. 그래서 천원 권에 그려진 퇴계의 배경으로 있는 매화는 두향을 의미해, 두 사람은 천원짜리 지폐 속에서 영원히 함께 있는 셈이다. 권력욕 없는 학자라는 이미지는 '물러날 퇴(退)'를 쓰는 그의 호 때문이다. 수많은 중앙 관직 제안을 마다하고 말년에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했던 그의 삶이 퇴계라는 호와 맞물리면서 권력욕 없는 학자로 각인되게 했다. 요즘 필자는 경북도청 안팎에서 나오는 퇴계에 대한 색다른 해석에 주목한다. 퇴계 정신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기치로 내세우는 지방시대 정신이 같다는 것이다. 퇴계가 안동에 머무를 때 그에게 배우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당시의 첨단 농경법을 안동 사회가 잘 접목해 잘 사는 지방이 됐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지방이 잘 사는 시대를 퇴계가 당시의 버전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도지사는 퇴계 정신을 지금에 맞게 계승·발전시키겠다고 한다. 퇴계 정신을 요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퇴계가 살았던 16세기와 퇴계의 흔적이 남긴 17세기 이후, 조선과 안동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퇴계는 1501년에 태어나 1570년 세상을 떠난 16세기 인물이다. 그가 살았던 때의 왕은 연산군·중종·인종·명종·선조다. 폭정·반정과 이에 따른 사화(士禍)로 얼룩졌던 시대다. 이 때문에 농사가 백성들의 삶을 지탱하는 산업이었지만, 수리시설을 만들고 관리하는 국가의 의지와 역량은 떨어졌다. 그래서 계곡의 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으로 백성들이 들어간 시대가 16세기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안동에 사람이 모이고, 경상도의 중심 나아가 조선의 중심도 될 수 있었다. 여기에 퇴계라는 걸출한 인물과 새로운 농경법 도입이 맞물린 것이다. 그래서 당시로써는 가장 완벽한 지역개발이 안동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런데 안동은 17세기 중반 이후 퇴계학을 종교 수준으로 추종하면서 바깥세상과는 담을 쌓아, 폐쇄적인 사회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16세기에 도움이 됐던 지역개발 모델이 세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지역을 퇴보시켰다는 것이다. 퇴계 정신을 지방시대 정신으로 계승시킬 때 교훈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동시에 퇴계 정신을 요즘 세상으로 소환할 때, 재미와 첨단기술이 가미돼야 한다. 퇴계는 우리나라 화폐 속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인기 사극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재미난 이야기 거리를 찾아야만 많은 사람이 퇴계 정신에, 나아가 지방시대에 관심을 가진다. 첨단기술이 접목되면 금상첨화다. 그러면 우리가 몰랐던 퇴계의 사랑은 지방이라고 말할 수 있다.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대구 중국문화대학 총동창회 체육대회 열려
대구 중국문화원(원장 안경욱) 부설 중국문화대학 총동창회(회장 박경일)는 지난 17일 학산공원 운동장에서 제10회 한마음 체육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판 국회의원, 조재구 남구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과 송준성 전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문화대학 최고지도자과정은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를 위해 전문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중국의 문화·역사·경제·정치와 리더십·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욱기자 jwook@yeongnam.com대구 중국문화대학 총동창회 체육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 중국문화원 제공
광속질주 김하성·배지환, 팀 패배로 희비교차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과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배지환이 광속질주를 거듭하며 팀에서 존재감을 뽐냈지만, 팀의 패배로 희비가 엇갈렸다. 김하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기습 번트 안타에 이어 팀의 결승 득점에 성공하면서 홈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0-0이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상대 투수의 초구 싱커에 기습 번트를 성공했다. 연속 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은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때 김하성이 홈을 밟았다. 이날 경기의 결승 득점이었다. 샌디에이고는 2-0으로 승리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김하성은 시즌 타율이 0.244에서 0.246로 소폭 상승했다. 배지환도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배지환은 18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쳤다. 앞선 두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배지환은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성공했다. 타구가 상대 투수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배지환의 빠른 발을 도왔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밀워키에 0-5로 패하면서 5연패 늪에 빠졌다. 전날 지구 선두에서 3위까지 추락한 피츠버그는 이날 패배로 시즌 5할 승률마저 지키지 못했다.배지환은 시즌 타율 0.269(186타수 50안타)를 유지했다. 한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약 1년 만에 라이브 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마련한 토론토 구단의 선수육성 콤플렉스에서 타자를 세워놓고 1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은 5월 불펜피칭, 6월 라이브 피칭을 예정대로 소화하며 '7월 중순 복귀' 가능성을 키웠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월요칼럼] 安東은 왜 안동인가?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 서애 유성룡의 하회마을. 경북 안동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인물과 장소다. 성리학의 거두가 살았고, 유림의 존재감이 지금도 큰 곳이 안동이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갖는 안동의 시대적 이미지는 조선이다. 그런데 안동 출신을 제외하고, 안동이란 지명이 고려 태조 왕건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필자 역시 이달 초 공연된 실경 뮤지컬 '왕의 나라-삼태사와 병산전투'를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930년 왕건은 고창(옛 안동) 병산전투에서 후백제의 견훤을 크게 무찔러 후삼국 통일의 기틀을 다졌다. 왕건은 병산전투의 승리로 '동쪽(東)이 편안(安)하게 됐다'며 고창의 지명을 안동으로 바꾸었다. 필자는 왕건 때문에 생긴 지명이 대구에 있다는 건 안다. 대구 동구의 해안(解顔-걱정하던 왕건의 얼굴이 펴진 곳), 반야월(半夜月-한밤중에 떠 있는 달을 본 곳), 안심(安心-안전하다고 마음을 놓은 곳) 그리고 북구의 무태(無怠-경계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경고한 곳), 연경(硏經-도망가는데 책 읽는 소리가 들렸던 곳) 등이 그것이다. 모두 공산전투(927년)에서 견훤에게 패한 왕건의 도피와 관련된 지명이어서 패배의 흔적이 묻어 있다. 그런데 안동은 승리의 결과물이다. 왕건이 자신을 도와 병산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3명의 호족에게 삼태사의 칭호를 주면서 안동 권씨·안동 김씨·안동 장씨라는 성(姓)을 하사했다는 사실도 공연을 보면서 알았다. 전통놀이인 차전놀이가 왕건과 견훤의 전투에서 유래됐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삼태사와 병산전투'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안동의 멋진 역사적 사실이 소재다. 그러면서 안동민속촌 성곽이라는 아름다운 곳을 무대로 했다. 이런 것만으로도 '삼태사와 병산전투'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의미 있는 안동, 나아가 경북의 문화콘텐츠다. 그래서 경북도와 안동시가 공연의 질을 보다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제작비를 지원해도 아깝지 않다고 필자는 본다. 생각해보면 경북은 경치 좋은 곳이 많고, 멋진 소재도 많아 실경 뮤지컬을 만들기 좋은 지역이다. 의성에는 조선 최초의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뒤 수차(水車) 도입을 건의해 조선의 농업경쟁력을 키운 인물 박서생(朴瑞生)을 다룬 '박서생'이 작년에 처음 공연됐다. 선비정신의 도시를 지향하는 영주는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이 태어난 곳이라는 강력한 소재가 있고, 풍광 좋은 데도 많다. 경산은 삼성현(三聖賢-원효·설총·일연)의 고장이라는 브랜드가 있고,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및 주변은 야외 공연 무대를 설치할 공간으로 멋지다. 필자는 아름다운 자연을 무대로 하면서 지역 스토리를 담은 뮤지컬은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고 본다. 지방소멸시대에 지방을 찾게 만드는 방안의 하나가 실경 뮤지컬이라고 믿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경 뮤지컬 중에 중국의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가 있다. 절경인 계림의 리강을 무대로 중국 장족의 전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절경에 환상적인 실경 뮤지컬이 곁들여지면서, 계림을 찾는 관광객이 훨씬 많아졌다. 필자는 언젠가는 경북의 실경 뮤지컬을 보러 외지인들이 몰려들 것을 기대한다. 그 시작을 '삼태사와 병산전투'가 했고, 그 뒤를 '박서생'이 이을 것이며, 앞으로 만들어질 작품들이 힘을 보탤 것으로 믿는다.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의성군 다인초등학교, 100주년 기념행사 시작
1924년 7월 4일 설립된 경북 의성군의 다인초등학교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행사를 시작했다. . 20일에는 42회 졸업생인 경기대 김택환 교수가 전교생 22명을 대상으로 '다인인의 자부심과 미래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넥스트 프레지던트'를 전 교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김 교수, 박연찬 씨 등 서울에 사는 다인초 졸업생들은 전교생에게 태블릿PC를 선물했다. 김익환 교장선생은 "가을에는 수학여행을 청와대, 국회 등으로 갈 예정인데, 서울에 거주하는 다인초 출신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학배 전 경찰청장 등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성진 다인초 총동창회장(45회)은 "어린이날에는 모교 출신 경찰서장이 특강을 하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10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임민준 학생회장은 "선배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다" 면서 "앞으로 더 많은 행사가 있으면 좋겠다" 고 했다. 김진욱기자 jwook@yeongnam.com경북 의성군 다인초등학교 학생들이 20일 재경 선배들로부터 태블릿PC를 선물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인초 졸업생 김택환 경기대 교수 제공다인초 졸업생인 김택환 경기대 교수(가운데)가 20일 다인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택환 교수 제공
용학도서관과 명지현학술원, MOU체결
대구 수성구 구립 용학도서관(관장 김상진)과 명지현학술원(원장 이승남)은 지난 13일 용학도서관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지역 주민의 지식역량 강화 및 지역 인문정신 확산을 위한 사업에 서로 협력하고, 독서문화 프로그램 분야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키로 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명지현학술원 회원으로 구성된 명지현 힐링 타로 봉사단은 14일 용학도서관에서 열린 '우리마을 책 나눔 축제'에서 무료로 타로 상담을 하는 봉사활동을 폈다. 같은 날 북구 구수산도서관에서 열린 '우리마을 책 나눔 축제'에서도 명지현 힐링 타로 봉사단은 축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타로 상담 봉사활동을 펼쳤다. 타로 봉사단 부스는 상담을 받으려는 축제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봉사단원들은 마법사 복장으로 상담을 해, 어린 아이들로부터 "마법사가 타고 날아 다니는 빗자루는 어디 있어요?"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 등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노인호 기자 sun@yeongnam.com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관장 김상진)과 명지현 학술원(원장 이승남)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명지현 힐링 타로 봉사단이 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에서 열린 '우리마을 책 나눔 축제'에서 타로 상담을 하고 있다.대구 북구 구수산도서관 로비에 명지현 힐링 타로 봉사단의 상담을 받으려는 아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월요칼럼] 베트남과 경북, 그리고 봉화
베트남전, 박항서 감독의 축구, 쌀국수, 한류(韓流)….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것들로, 각자의 경험과 관심에 따라 연상되는 게 다를 거다. 필자는 보직 때문에 경북의 눈으로 베트남을 보기도 한다. 경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외국인은 베트남 출신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1년 말 현재, 경북의 외국인은 5만9천821명. 이 중 베트남 국적이 1만6천960명(33.2%)으로 가장 많다. 경북에서 보는 외국인 3명 중 1명이 베트남 출신이다. 베트남 출신 근로자들은 경북의 각 산업 현장과 농어촌에서 이미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베트남 출신 엄마가 있는 가구도 매우 많다. 작년 말 현재 경북의 다문화 가구(1만5천58가구) 중 베트남 출신 다문화 가구(4천768가구)가 가장 많다. 경북의 일상 깊숙이 베트남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이런 베트남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주목받는 나라다. 1억명에 이르는 인구만으로 베트남은 매력적인 소비시장이다. 그래서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베트남 시장을 노리고 있다. 경북 의성군이 베트남 호찌민에 농특산물 매장을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시에 베트남은 평균 연령 32세로, 매우 젊은 나라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평균 연령 44.5세의 우리나라보다 12살이나 젊다. 노동력이 풍부하고 역동성도 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베트남과 밀도 높은 관계를 맺는 것은 경북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 중심에 경북 봉화군이 설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봉화에는 의미 있는 베트남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왕족의 후손들이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서 화산 이씨(花山 李氏)로 살아왔는데, 그 흔적이 봉화에 있다. 베트남 '리(李) 왕조'(1009~1225)의 왕자 이용상은 역성혁명으로 왕조가 바뀔 무렵, 고려로 피신해 황해도 옹진군 화산마을에 살았다. 이용상의 둘째 아들 이일청이 안동부사로 부임하면서 봉화에 정착했다. 봉화군 창평리에는 나라에 공을 세운 화산 이씨를 기리는 충효당(忠孝堂)이 있다. 지금도 10여 가구의 화산 이씨가 창평리에 산다. 베트남 왕족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 800여 년 동안 봉화를 터전으로 우리 국민으로 살았던 것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봉화군은 2018년부터 창평리 일대에 베트남타운 조성을 추진해 왔지만, 가시적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만난 박현국 봉화군수는 베트남타운 조성에 의지가 강했다. 박 군수는 멋진 정주 여건과 베트남 공간을 만들어 베트남 출신이 모여 살고, 한국으로 관광 오는 베트남 사람들이 반드시 찾는 타운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타운 조성은 봉화군의 의지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베트남타운 조성은 "경북이 '아시아의 작은 미국'으로 불릴 수 있게 하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인구·이민정책 방향과도 맞다. 경북도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만하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관심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가 나서면 베트남 정부의 관심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고, 타운 조성 사업에 대한 베트남의 투자까지 가능해진다. 인구절벽 시대에, 지방소멸이 눈앞의 위기로 와 있는 지금, 베트남타운 조성은 의미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지방시대를 앞세우는 윤석열 정부가 나설 명분과 실익이 충분하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이승남 <주>명지현 대표, 달성군청 직원 대상 특강
이승남 <주>명지현 대표는 3일 오전 대구 달성군청 강당에서 군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셀프 모니터링-우아한 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월요칼럼] 인구절벽, 지방소멸 그리고 이민
세상은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달라진다. 하나는 과학기술의 발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구의 변화다. 요즘 필자가 업무적으로 만나는 인사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경북의 변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그들은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을 우려하면서, 대책으로 이민도 거론한다. 그만큼 경북의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깊다는 방증이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과 경북의 자연인구 감소세까지 감안하면, 인구 감소는 발등의 불이다. 올해 초 발표된 우리나라의 작년 합계출산율 0.78명은 충격적이다. 전 세계에서 합계 출산율 1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뿐이다. 정부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280조원이나 투입했는데도, 전 세계 최하위 출산율이라니 놀랍다. 이런 가운데 경북의 지난해 인구 자연 감소는 1만6천500명(출생아 수 1만1천300명, 사망자 2만7천800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인구학적 상상력까지 동원해 지금 추세가 이어진 경북의 미래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여러 대책이 제시되는 건 당연하다. OECD 국가의 사례를 들어 출산율 제고에 더 많은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도 있다. 돈을 더 들여서라도 출산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필자는 이민에 주목한다. 세계의 많은 국가가 이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상반기 중 이민청을 출범시킬 방침이어서, 올해 이민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는 어느 해보다 많을 것이다. 경북은 이민에 적극적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외국인 인재와 가족의 지역 거주와 정착, 즉 이민을 이끌어 경북을 '아시아의 작은 미국'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이 도지사의 방침을 지지한다. 최근 필자가 만난 경북지역 군수들도 이 도지사와 같은 입장이라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계절근로자 및 그 가족의 이민까지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윤 군수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계절근로자의 가족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한류학교를 경북지역에 건립해 운영하는 것도 젊은 층의 이민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지사와 군수들이 이민자 수용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경북에서 이민자 수용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민은 노동력 유입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사회 통합 저해 등의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이민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여야 한다. 이는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필자는 이민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의식이 전향적으로 달라지는 게 정부의 역할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선진국 출신의 이민자들에게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며 너그럽게 보면서, 후진국 출신의 이민자들에게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동화될 수 있도록 거들어주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 이민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이민자들은 대한민국 성장발전의 또 다른 한 축이 돼야 한다. 필자는 이민자들을 우리 사회에 안착시켜 국가 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본다. 그 중심에 경북이 설 수 있다고 믿는다.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영남시론] 경북을 바꾸는 힘
"많이 아는 도지사가 아니라 사상가(思想家)가 됐다."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월3일 경북도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두고 한 말이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교육과 공부는 위대하고, 미래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 도지사가 보여주고 있다"고도 했다. 사상가라는 표현이 덕담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2개 대학의 총장을 역임한 우 위원장이 한 말이라 무게감이 있다. 최근 동영상으로 특강을 들어보니, 우 위원장이 다방면에 상당한 깊이를 가진 이 도지사의 식견을 인정한 것은 분명했다. 특강 때 좌중을 웃게 했던 우 위원장의 "(이 도지사가) 예전에는 안 그랬다"라는 멘트는, 필자의 기억 속에 있는 예전의 이철우를 떠올리게 했다. 필자가 이 도지사를 처음 본 것은 2007년 1월. 당시 필자는 경북도청 출입기자였고, 그는 정무부지사(지금의 경제부지사)였다. 6개월 동안 경북도 담당 기자로 봤던 이철우 정무부지사에 대한 기억은 국정원 출신에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이면서 친화력이 특별하게 뛰어난, 정치에 관심 많은 인물이었다. 이후 이철우는 3선 국회의원을 거쳐 재선 경북도지사가 됐다. 국회의원 시절과 초선 도지사 때, 그와 긴 얘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이달 초, 필자가 경북본사 총괄국장이란 보직으로 만난 이 도지사는 이전과 분명 달랐다. 우리나라 산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서부터 고령화 시대의 대응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설명했다. 그가 주창하는 지방시대에 대해서는 분명한 철학이 있었다. 어디서 이런 것들을 배웠냐는 필자의 질문에 이 도지사는 '화공'에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화공은 매주 화요일 공부하는 모임이라는 의미로, 이철우가 도지사가 된 이후 매주 화요일 오전 7시20분부터 8시50분까지 경북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각계 전문가들을 불러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우동기 위원장의 특강은 201번째 화공이다. 요즘 세상은 워낙 급변해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세상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 세계적인 석학 마우로 기옌 교수가 2020년에 쓴 책 '2030 축의 전환'에 '10년 후 지금의 세상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는 채팅 인공지능 챗GPT를 마주하고 있다. NFT, 메타버스가 구체적으로 뭔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챗GPT에 적응하면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많은 사람이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미 5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한다는 학자가 있다. 이런 시대에 경북도 행정을 책임지는 도지사가, 나아가 일선 현장의 공무원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배우고 익혀 이에 맞춰 일을 한다면 경북은 살기 좋아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의 공부가 경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때마침 작년 7월 취임한 김장호 구미시장이 화공을 벤치마킹해 '수공'을 하고 있다. 김 시장은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출신이다. 화공의 효과를 잘 안다. 경북도에서 시작된 공무원의 공부하는 분위기가 구미를 넘어 경북지역 다른 지자체로 전파되면, 경북 발전은 물론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명지현, 대구한의대와 평생교육 연구 및 현장 학습지원 협약 체결
<주>명지현(대표 이승남)과 대구한의대 미래라이프융합대학 (학장 김문섭)은 최근 평생교육 연구 및 현장 학습지원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영남타워] 사람을 모으고 머무르게 하는 힘
"위기는 반복된다." 2018년 개봉된 한국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주인공인 김혜수(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역)가 했던 말이다. 영화는 1997년 말 시작된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2008년,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경제위기를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고 불렸다. 반복된다는 경제위기가 올해 나타날 것 같다는 우려가 많다. "언제 위기가 아니었던 해가 있었냐"며 가볍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예년과는 뭔가 다르다. 당장 필자가 만난 사람들에게 듣는 이야기부터 그렇다. 중견 제조업체 간부는 "우리 회사는 비상경영제체"라면서 "비용을 최대한 줄일 것이고, 이는 협력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고금리 때문에 죽을 맛이라는 중소업체 대표도 있고, 불안감에 울상 짓는 건설업체 대표도 봤다. 경제가 어려울 때 등장하는 처방책 중 하나는 예산의 조기 집행이다. 정부가 상반기 예산 집행률을 역대 최고치인 65%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도 위기감을 반영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위기를 '초미지(超未知)의 위기'라고 불렀다.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면서도 과거에 그러했듯이 이번도 잘 극복할 것이란 믿음을 갖자고 했다. 필자 역시 그러리라 믿는다. 동시에 위기 극복의 한 방안으로 '사람을 모으고 머무르게 하는 공간이 갖는 힘'에 새삼 관심을 갖는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이를 '공간력(空間力)'으로 불렀다. 이 센터가 펴낸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올해 우리 사회를 대표할 10개의 키워드 중 아홉 번째로 꼽은 말이기도 하다. 공간력이 적용되는 곳은 매장·축제 현장·모임과 같은 현실 공간뿐 아니라 포털사이트·게임 같은 온라인 공간 그리고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도 포함된다. 경제 활동 주체가 갖는 공간력은 위기 극복의 주요 수단이 된다. 작년 가을 전국적으로 봇물이 터진 축제를 보면서 사람이 모이는 축제는 해당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논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용자가 많이 찾고, 오래 머물러 있는 온라인 공간과 가상 공간이 부(富)를 창출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공간력은 도시의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인구 증대가 각 도시의 현안이 돼 있는 요즘, 공간력 확대는 도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제주 같은 휴양도시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동시에 하는 워케이션(workation)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도시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정주 여건을 잘 갖추려는 것도 공간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그렇다면 공간력은 어디에서 나오나? 필자는 공감(共感) 능력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공감 능력은 상대방(고객)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인 것이다. 동시에 세상의 변화도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세상이 워낙 급변해 목표를 수립하는 것보다 달라진 상황에 잘 대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판을 잘 읽고 공감 능력을 발휘한다면, 사람이 찾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각 경제 주체의 공간력으로 우리에게 닥쳐올 위기를 잘 넘기는 계묘년(癸卯年)이 됐으면 좋겠다.김진욱 중부지역본부장김진욱 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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