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역사적 현장에 참여하고 싶었다”… 수도권서 경주 찾은 청년 자원봉사자들

  • 구경모(대구)
  • |
  • 입력 2025-10-28 16:59  |  수정 2025-10-28 17:47  |  발행일 2025-10-28
2025 APEC 앞둔 보문단지, 삼국시대 복장 자원봉사자들 분주
러시아 출신 청년·인천 대학생 “작은 역할이라도 한국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왼쪽부터)곽나영(여·25)씨와 송영광(29)씨. 구경모기자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왼쪽부터)곽나영(여·25)씨와 송영광(29)씨. 구경모기자

본격적인 APEC 행사 주간을 맞은 경주 보문단지 일대가 세계 각국 대표단의 방문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삼엄해진 경호탓에 한껏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도 주요 내빈들이 머무는 숙소와 행사장 인근에는 신라시대 화랑의 복식을 한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송영광(29)씨. 구경모기자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송영광(29)씨. 구경모기자

◆러시아 출신 봉사자 송영광 씨


삼국시대 복장을 단정히 차려입은 송영광 씨는 이번 APEC 자원봉사단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자란 재외동포 출신으로 올해로 한국 생활 8년차다. 고국에서 군 복무까지 마친 송씨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거주지인 경기 수원에서 경주로 한걸음에 내려왔다.


그는 "러시아에서 살았던 만큼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언어가 통하면 마음도 통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안내와 인포메이션 업무를 맡고 있다. 경주 코모도호텔 로비 등에서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하고 간단한 질의응답을 돕는다. "공식 통역은 아니지만, 간혹 러시아어나 영어로 안내할 때마다 뿌듯하다. 작은 역할이지만 '한국의 얼굴'이 되는 기분이다"고 했다.


그는 자원봉사 기간 경주의 매력도 새롭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숙소가 불국사 인근인데, 출근 전이나 퇴근 후 잠시 산책을 하면 정취에 절로 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송 씨는 "자원봉사라 해도 기본적인 지원이 잘 이뤄지고 있고, 무엇보다 세계적인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자산이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곽나영(여·25)씨. 구경모기자

27일 오후 경북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곽나영(여·25)씨. 구경모기자

◆인천서 내려온 대학생 곽나영 씨


곽나영 씨는 이번 행사를 위해 인천에서 경주까지 내려온 대학생 자원봉사자다. 평소 국제행사와 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APEC 정상회의가 국내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역할이라도 좋으니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곽씨는 지난주 자원봉사자 교육을 마치고 보문단지 내 코도모어호텔 인포데스크에 배치됐다. 이곳은 각국 대표단과 실무진이 머무는 주요 숙소로, 긴장감이 높기로 손꼽히는 구역이다. "처음엔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많다보니 긴장됐지만, 점차 안내하고 소통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오늘(27일)로 3일째 봉사 중이라는 그는 "단순한 안내지만 세계 각국 사람들이 오가는 현장에서 일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며 "호텔 로비를 지나가는 정상단 관계자들을 볼 때면 '내가 진짜 이런 자리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열흘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그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 작은 역할이라도 국가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기자 이미지

구경모(대구)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