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 '신라한향(新羅韓香) -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특별전 찾은 관람객들이 박대성 작가의 '코리아판타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솔거미술관 '신라한향'에 전시된 박대성 작가의 반가사유상.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반가사유상에 신라인의 미소를 입혀 완성된 작품입니다."
28일 오후 3시, 경주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해 마련된 '신라한향(新羅韓香): 신라에서 펼쳐진 한국의 향기' 전시의 마지막 작품인 반가사유상 그림 앞에서 도슨트(docent)의 설명이 끝나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우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도슨트는 "APEC 주제어인 '지속가능한 발전'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묻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경북대박물관이 소장한 '봉화 북지리 석조반가상'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반가상으로 알려지지만, 상반신은 소실된 채 남아 있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작가는 화폭 속 반가사유상에 '신라의 미소'를 입혀 완성했다.
APEC 주간을 맞은 경주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거대한 'K컬처의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천년고도로서 'K컬처의 본향'인 경주의 문화적 위상이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전통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미술부터 현대미술, 미디어아트까지 도시 전역이 물들었다.
28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 '신라한향(新羅韓香) -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특별전 찾은 관람객들이 박선민 작가의 '시간의 연결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솔거미술관 신라한향에서는 '지속 가능한 내일'이라는 APEC 의제와 신라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작가의 시각에서 해석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현대 한국미술이 세계와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여정을 제시한다는 게 미술관 측 설명이다.
박대성 작가의 초대형 작품 '코리아 판타지'에는 백두산 천지부터 금강산, 한라산 백록담, 반구대 암각화, 고구려 고분벽화 등까지 한반도의 자연과 문화유산이 한 폭에 담겼다. 천마도와 '신라의 미소'로 이름 난 얼굴무늬 수막새 등 경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도 오밀조밀 담았다.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의 '시간의 연결성'은 폐유리병 250개를 재가공해 탑 형태 작품으로 신라인의 포용정신을 형상화했다.
불교미술가 송천 스님의 대표작 '관음과 마리아-진리는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다'와 김민 작가가 석굴암 본존불과 석가탑, 다보탑을 전통 회화로 재해석한 '적연명(寂然明)' 등도 전시되고 있다.
28일 오전 경북 경주시 우양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 : Humanity in the circuits(회로 속의 인류애)' 특별전 찾은 관람객들이 백남준 작가의 '고대 기마인상'를 살펴보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보문단지 내 우양미술관에선 미디어아트의 거장 백남준(1932~2006)을 조명하는 특별전 '백남준: 휴먼 인 더 서키트(Humanity in the Circuit·회로 속의 인류애)'가 열리고 있다. 우양미술관 측은 "'기술이 만든 세상 속에서 예술은 어떻게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특히 1992년 제작한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이 20여 년 만에 국내 최초로 공개되면서 눈길을 끈다.
'황금의 나라'인 신라의 위엄을 보여주는 전시도 곧 만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신라 금관 6점을 모은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전시를 열고 있다.
윤광조 작가가 28일 정오 경주 하우스오브초이 전시장에서 '공생'을 주제로 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ozpjh@yeongnam.com
이밖에도 경주 전역이 예술로 들썩인다. 하우스오브초이에선 2025 한국공예전 연계전시 '공생'이 열리고 있다. 도예가 윤광조 작가를 비롯해 이헌정, 유의정, 이준호, 신영아, 김교식 등 여섯 작가가 참여해 전통 한국 공예의 미감과 현대 디자인의 감성을 엮는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