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원 60% “올해 TK통합단체장 1명 선출 찬성”
경북도의원 60%가 오는 6·3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통합단체장 1명을 선출하는 구상에 찬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일보가 20일 경북도의원 59명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이 35명, 반대가 20명, 유보는 4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의원 상당수는 찬반을 단정하기보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통합의 효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따질 데이터와 비전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A도의원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 통합하지 않았을 때의 기회비용을 충분히 비교·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통합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고, 성과가 늦어질 뿐일 수도 있다. 현 단계에서 찬반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B도의원도 "통합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찬반으로 단순화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도지사가 도민 의견을 묻겠다고 밝힌 방향은 맞다고 본다"며 "여론조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가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의 '방향성'을 핵심 쟁점으로 꼽기도 했다. B도의원은 "중요한 것은 단순히 행정통합이냐, 단체장을 하나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구·경북이 통합됐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무엇을 잘해서 함께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지원 규모를 앞세운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B도의원은 "돈이 얼마냐가 본질은 아니다"며 "인위적인 행정통합이 아니라 경제·산업·생활권 차원에서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낼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의회 내부에서는 충분한 자료와 로드맵 없이 찬반을 먼저 요구하는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C도의원은 "보완된 안이 제시된다면 찬성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반대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그 판단을 위한 논의 단계"라고 말했다. 도의원들은 향후 통합 논의의 관건으로 객관적 데이터 제시, 도민 공론화, 통합 이후 권한·비전 설계가 꼽힌다. 통합 여부와 통합 단체장 선출 문제 역시 이 같은 검토 과정이 선행된 이후에야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하지만 이런 신중론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충분히 검토한 후 통합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은 결국 이번 6·3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대구경북 전체를 보고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 "대구경북 통합 반대 아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이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합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제도·재정·국가 차원의 로드맵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장은 영남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구경북이 다 잘 되자고 하는 일이라면 언제든 앞장설 수 있다"면서도 "통합 단체장 1명 선출은 선거제도 변경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한 사안인데, 왜 이렇게 급하게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반대'로 해석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박 의장은 "절대 반대는 아니다. 잘 되자고 하는 방향이라면 버릴 게 아니라 잘 써야 한다"며 "의장은 지역이 행복해지는 방향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 논의의 진정성과 실효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의장은 "과거 통합 논의는 정치적 셈법이 앞서 진정성이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보지만, 느닷없이 대규모 예산을 던져놓고 쓰임에 대한 연구나 논의가 없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경북이 함께 연간 수조 원의 재정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정부의 명확한 방향 제시도 요구했다. 박 의장은 "대구·경북 집행부 차원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어떤 큰 틀과 로드맵을 갖고 있는지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 논의가 선거 국면과 맞물려 지역사회에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한 달 늦는다고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서두른다고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선거철을 앞두고 시도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통합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국가적·시대적 과제라면 결국 판단 기준은 민의"라며 "국민 여론이 원한다면 정치권도 이를 거스를 수 없다"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