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힐링·치유] 영덕...옥빛물·기암괴석·나무 어우러진 비경 옥계계곡

  • 남두백
  • |
  • 입력 2020-07-17   |  발행일 2020-07-17 제43면   |  수정 2020-07-17
대구경북 가볼만한 곳
어탕국수·닭발 전통 맛집 가득한 영해 만세시장
장육사 인문힐링센터서 마음 충전 100% '여명'
숨은 보석 같은 삼사해상공원 어촌민속전시관

여명1
영덕군 창수면 나옹왕사체험지구 내 인문힐링센터 '여명' 전경. 〈영덕군 제공〉

1박2일, 2박3일, 아니면 일주일? 당신의 여름휴가가 며칠이든 경북 영덕에선 모든 스케줄이 가능하다. 시원한 바다, 맑은 계곡, 맛집은 물론 문화재, 전시관, 전통시장에서 메인 메뉴를 고르자. 여장은 바다가 보이는 울창한 숲속의 카라반과 모래썰매장·갈대파라솔이 있는 고래불 해수욕장과 국민야영장이 베이스캠프다. 아이들은 바닥분수대와 물놀이장에 풀어놔도 좋다. 해수욕장 입구에서 밤마다 열리는 음악분수 공연은 가족 휴양지로 더할 나위 없다.

출출하면 해변 식당가에서 싱싱한 회와 얼큰한 매운탕을 먹을 수 있고 백합조갯살 가득한 물회와 송천강 재첩국도 별미다. 좀 더 다양한 먹거리를 원하면 전통시장인 영해 만세시장을 권한다. 차로 10분이면 뿌구리탕(어탕)과 어탕국수, 닭발과 찜닭, 해물탕, 보리밥 등 전통의 맛집을 찾을 수 있다. 장도 보며 시장의 푸짐한 덤 인심도 추억으로 챙겨가자.

영덕의 깊은 속살인 창수면에는 사람과 문화에 젖는 휴식이 있다. 산사의 풍경(風磬)과 죽비소리에 또 다른 '내'가 깨어나고 대대로 맏이가 지켜온 종택에서의 하룻밤은 섬김의 예로 인도한다. 7월 초부터 갈암종택에서 열리는 '밥상에서 자라는 인성' 프로그램에선 종택사당 봉심, 식사예절, 문안인사, 오침안정법 등 격조 있는 유교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고려 나옹선사가 창건한 600년 고찰 장육사에서 진행되는 '나옹스님의 템플아카데미'도 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현재 쉬고 있다. 이곳에서는 불교 역사, 사찰음식 레시피와 그에 담긴 철학, 전통 옹기장 교실을 통해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나옹왕사체험지구 내 인문힐링센터 '여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0 웰니스(Wellness) 관광지'에 선정됐다. 전국 웰니스관광지 48곳 중 하나로 지난 5월부터 공을 들여 조성한 이곳은 영덕의 맑은 공기,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조성된 안온한 한옥시설이다. 웰니스 관광의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명상, 기체조, 건강음식체험 등 마음치유에 필요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된 영덕군 직영 마음 충전소다.

인량리 나라골보리말 체험학교에서 아이와 함께 땅을 일구는 농촌의 소박한 일상을 경험하는 것도 괜찮다. 농산물 수확과 인절미·밥식혜·김장 만들기 체험과 트랙터 마차로 하는 종택 답사가 인기가 많다.

옥계계곡11
옥계계곡의 여름 물놀이 모습. 〈영덕군 제공〉

산이 취향이라면 초목 내음 그윽한 달산면 옥계계곡이 있다. 깨끗한 옥빛 물이 흐른다 하여 옥계라 불리는 이곳은 기암괴석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룬다. 계곡 중간마다 얕은 수심의 소가 있어 가벼운 물놀이에도 좋다. 이 계곡물을 따라가다 보면 솔향 그윽한 지품면 오천솔밭이 나온다. 오십천 옆 나지막한 산세가 한 폭의 수묵화로 아이들과 멱 감으며 물놀이하거나 피라미·은어 낚시도 재미가 쏠쏠하다.

화장실과 샤워실, 급수대가 마련되어 초보 캠핑족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또한 40년 만에 곁을 내준 주왕산 영덕 신규 탐방로가 빠질 수 없다. 달산면 용전리에서 갓바위를 거쳐 가메봉까지 6.2㎞ 구간으로 약 3시간 걸린다.

영덕읍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영덕풍력발전단지에는 24기의 거대한 풍차가 어우러진 바다 전망이 이국적이다. 이곳이 마음에 든다면 단지 내 숙박시설인 '캡슐하우스'나 천연 원목으로 지은 '바다숲 향기마을'에 여장을 풀어도 좋다.

인근에는 조경시설과 휴양 및 교양, 편의시설로 나눠진 산림생태문화체험공원이 있다. 공원에 조성된 아름다운 연못과 어우러진 산책로를 걷고 밤에는 해맞이 공원의 경관 조명 아래도 지나가 보길 바란다.

풍력단지 꼭대기에는 예술의 향기 가득한 해맞이예술관과 목공예체험장, 전동휠 체험장도 재밌다. 바로 옆 정크트릭아트전시관에는 폐·고철로 제작한 정크아트와 놀라운 착시효과를 주는 트릭아트는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아무렇게 눌러도 그럴듯한 사진을 선사할 것이다.

영덕읍에서 15분 정도 남쪽으로 달리면 영덕 3대 해수욕장인 남정면 장사해수욕장이 나온다. 가는 길에 강구항과 강구 전통시장을 구경하고 주린 배도 채워보자. 지금은 금어기지만 올해 문화관광체육부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영덕대게축제장(해파랑 공원)과 주변의 많은 커피전문점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

삼사해상공원 어촌민속전시관은 숨은 보석과 같으니 놓치지 말 것을 권한다. 수많은 박제물고기와 은어낚시자료, 전통어구와 장비, 어선 건조와 조업 미니어처 전시는 수준 이상이다.

남정면 7번국도변에는 국내에서 유일한 바다 위 호국전시관인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 있다. 지난 6월 초 문을 연 기념관은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기만작전으로 투입된 문산호를 실물 크기로 제작해 완공했다. 대부분 학도병인 유격대대 772명은 북한군 후방 교란과 보급로 차단을 위한 6일 동안의 치열한 전투 끝에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다쳤다.

자, 이제 내비게이션에 영덕을 찾아 넣고 여름휴가를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자기 자신과 함께 영덕으로!!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