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힐링·치유] 문경… 숲길 만족도 1위 빼어난 경치 선유동천 나들길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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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7   |  발행일 2020-07-17 제37면   |  수정 2020-07-17
대구경북 가볼만한 곳
거대한 암반 명승지 한국 비경 100선 선유구곡
울창한 숲속 문경새재 6.5㎞ 황톳길 맨발 걷기
측백나무로 조성, 연인·도자기·생태미로 핫플

새재계곡
문경새재는 항상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잘 닦인 황톳길이 최고의 걷기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문경시 제공〉

백두대간의 고장 경북 문경은 산악이 발달한 관계로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힐링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 많다. 남한 백두대간의 3분의 1이 문경 구간일 정도로 산과 계곡이 많아 심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나들이 명소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접근성이나 편의성, 경관 등이 뛰어난 두 곳을 소개한다.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대야산 자락의 선유동계곡에 닦인 선유동천 나들길은 산림청이 실시한 '2018 숲길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빼어난 곳이다. 선유동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신선(仙)이 노닐(遊)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고 계곡미가 빼어나 문경 8경의 하나로 꼽힌다.

선유동천 나들길은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 기념관에서 출발해 선유동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로 꾸며졌다. 칠우칠곡과 선유구곡을 지나 대야산 용추계곡의 월영대까지 이어지는 길로 계곡을 따라 숲속을 걷기도 하고, 숲 비탈에 놓인 나무 데크 위를 걷기도 하고, 계곡을 가로지르기도 하면서 걷는 길이다. 학천정 정자에서부터 시작되는 '용추계곡'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으로 전체 나들길 길이는 7.7㎞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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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는 문경생태미로공원. 〈문경시 제공〉

나들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일곱 명의 친우들이 바위에 이름을 새긴 1곡 칠우대를 시작으로 바위와 풍경에 이름을 붙인 '칠우칠곡'이다. 이어지는 일곱 굽이의 절경은 2곡 망화담(꽃잎이 담기는 연못), 3곡 백석탄(흰 돌이 아름다운 여울), 4곡 와룡담(용이 쉬는 연못), 5곡 홍류천(붉은 꽃잎으로 물드는 계류), 6곡 월파대(달빛이 파도 치는 곳), 7곡 칠리계(여울이 7리에 걸쳐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다.

이곳에서 상류로 이어지는 계곡이 선유구곡이다. 이곳 선유동은 전국의 선유동이라 이름 붙여진 명승지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계곡 곳곳에 펼쳐진 수백 명이 앉을 수 있는 거대한 암반과 자연스레 포개진 거암들은 주변 소나무와 맑은 계류와 어울려 신선이 노니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의 비경 100선 중 하나요, 한국의 명수 100선으로 선정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신라의 석학 고운 최치원도 이곳을 합천 해인사 계곡인 홍유동 계곡보다 좋다고 하면서 이곳에서 지냈다고 전해진다.

칠우칠곡이 끝나면 시작되는 선유구곡의 제1곡은 '아름다운 안개가 드리우는 누대'라는 옥하대가 있고 이곳에서 돌아서면 2곡 '신령한 뗏목 모양의 바위'인 영사석이 나타난다. '바위 위를 흘러온 물이 모여 만든' 3곡 활청담, '마음을 씻는 대'라는 4곡 세심대, 가장 중심이 되는 5곡 '여울목을 보다'는 뜻의 관란담에는 '구은대'라는 글도 바위에 새겨져 있다. 6곡 탁청대를 지나 7곡 영귀암, 8곡 난생뢰를 오르면 마지막 9곡 옥석대가 나타난다. 옥석대는 '득도 자가 남긴 유물'이라는 뜻을 가진 곳으로 이를 통해 도를 만나고 도를 얻는다고 한다.

옥석대에는 도암 이재 선생을 기리는 학천정이 있다. 조선 후기 노론 인물이었던 그는 선유동 상류인 용추동에 둔산정사를 짓고 후학을 길렀다 한다. 이후 둔산정사는 퇴락했고 1906년 향토 사림들이 옥석대 곁에 학천정을 지었다 전해진다. 여기서 상류로 무당소와 용소암을 지나면 독특한 풍경의 용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속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넓은 바위에 계곡물이 흐르는 월영대가 나오고 이곳이 선유동천 나들길의 종점이 된다.

골골마다 그 나름의 독특한 아름다운 정취를 달리하며 하늘을 뒤덮는 아름드리 노송과 함께 태고의 자태를 고스란히 간직한 선유동천 나들길은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최치원의 글씨라는 '산고수장' 등 옛 선인들의 흔적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 계곡인 문경새재의 제1 관문에서 3관문으로 이어지는 6.5㎞의 황톳길은 영남대로 옛길로도 유명하지만 맨발 걷기 장소로 이름이 높다. 잘 닦인 황톳길은 계곡과 잘 어울리고 울창한 숲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특히 길옆 작은 도랑에는 늘 물이 흘러 맨발로 걷는 사람이나 어린이들이 발을 담그고 잠시 쉬기도 한다. 맨발로 새재 길을 걷고 나면 보약을 한 제 먹은 것보다 낫다고 할 정도다.

문경새재에는 옛길박물관, 국내 최대 사극 촬영장, 생태공원, 미로공원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유일의 길 박물관인 옛길박물관은 길과 관련된 유물 8천500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조선의 내비게이션, 도리표'라는 주제로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특별기획전을 갖는다.

사극 드라마 촬영장인 오픈세트장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광화문·교태전·동궁·서운관·궐내각사·양반집 등 103동과 초가집 22동, 기와집 5동 등 130동의 세트 건물과 일지매 산채로 구성됐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에서 오픈세트장까지는 전동차가 운행돼 노약자도 힘들지 않게 구경할 수 있다.

올해 4월 개장한 문경 생태미로공원은 개장 2개월 만에 입장객이 2만명을 넘을 정도로 문경의 핫 플레이스다. 미로공원은 전체 미로 길이 1.9㎞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측백나무로 특색 있게 조성된 도자기미로·연인미로·생태미로와 문경에서 채취한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돌미로 등 4개의 미로로 이뤄져 있다. 미로별 설치돼 있는 도자기 및 연인 조형물을 통해 추억의 인생샷도 남길 수 있다. 미로공원 주변은 생태공원으로 다양한 문경의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민 곳이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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