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백승운 기자
전체기사
[신간] 축복을 비는 마음…집을 둘러싼 가혹한 현실 속 마음의 이야기
대구 출신 소설가 김혜진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김혜진은 이름 석 자만으로 하나의 장르를 쌓아 올린 작가로 평가 받는다. 중앙장편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에 이어 올 8월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후 펴내는 첫 책이다.소설집에는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2021·2022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목화맨션'과 '미애', 2022년 김유정문학상 수상 후보작 '축복을 비는 마음' 등 발표 시점부터 기대를 모아온 수작들이 수록됐다. 특히 여덟 편 모두 집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집보다는 집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김혜진 특유의 문체로 그려낸다. 전작 '불과 나의 자서전'에서 다룬 주거 문제, '경청'의 주요 화두였던 소통의 가능성, '9번의 일'에서 거론한 노동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의식이 소설집 곳곳에 녹아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놓인 처지는 가혹하고 절실하다. 전세 사기 대란, 기혼 유자녀 여성의 우울증, 청년 '니트족'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지만 애써 외면해온 문제들이다. 개개인의 슬픔과 고통이 사회적 현상과 맥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번 소설집의 미학은 통계학적 수치와 뉴스 보도 그 너머의 진실을 알려준다. 김혜진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 '집주인' '세입자' '고용주' '고용인'이라는 간단한 칭호를 붙이거나, '엄마' '애인' '친구'라는 통념상의 역할을 부여하는 대신, 그들이 한 사람으로서 겪는 내밀한 어려움에 주목한다. '어쩌자고 서로의 사정을 이렇게 속속들이 알아버렸을까'('목화맨션') 싶지만, 서로의 입장과 사정이 얽히고설키며 발생하는 역학 관계에 주목한다.여덟 편의 이야기는 남루한 현실 속에서 기어코 희망의 조각을 건져 올린다. '미애'는 독서 모임 엄마들과 어울리며 평범하게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떠올리고('미애'), '세미'는 길바닥 어딘가 중고로 팔 만한 물건이 있기를 희망한다('20세기 아이'). '만옥'은 남편의 병이 호전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목화맨션'), '남우 사모님'은 부동산 임장을 다니며 좋은 기회가 찾아오리란 희망을 놓지 않는다('이남터미널'). 또 '현지'는 한때 친했던 '정민'과 다시 화해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진다('자전거와 세계'). '주인' 역시 사랑하는 애인을 보러 가는 길에 희망적인 확신에 사로잡힌다('사랑하는 미래'). 크고 작은 희망을 빌미 삼아, 그들이 얻는 것은 약속된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버티는 힘이다. 잠깐 떠올랐다 사라지는 신기루일지언정 누군가에겐 지금을 살게 하는 아름다운 불빛이다.대부분의 등장인물은 상대의 고통 앞에서 이해나 공감을 표하기보다는, 누가 더 불행한지 겨루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처지를 변호하고 항변하기 바쁘다. 현실에선 좀처럼 발언권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내뱉는 장면은 어떤 해방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솔직한 오해가 섣부른 이해보다 효과적이란 사실을 드러낸다.김혜진은 '작가의 말'에서 "이 책에 실린 소설은 모두 집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집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집을 둘러싸고 있는 어떤 마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소설을 통해 지금 당신이 머무르는 집의 안녕을 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여덟 편의 작품이 담긴 김혜진 작가의 소설집 '축복을 비는 마음'은 집을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영남일보 DB〉김혜진 지음/문학과지성사/292쪽 /1만6천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전지적 푸바오 시점(에버랜드 동물원)…
1. 전지적 푸바오 시점(에버랜드 동물원)2.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3. 더 마인드(하와이 대저택)4. 김대리의 데일리 뜨개(김대리)5. 퓨처 셀프(벤저민 하디)6.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7. 고양이 해결사 깜냥 6(홍민정)8. 손실 없는 투자원칙(남석관)9. 도둑 맞은 집중력(요한 하리)10.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송길영) <예스24 제공>
[신간]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이제 막 시작된, 1300년 전 신라 女 탐정 이야기
'시선으로부터,'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정세랑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정세랑은 순식간에 빠져드는 흡인력 있는 전개와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 읽는 이를 빈틈없이 감싸 안는 온기 어린 시선으로 독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아온 작가다. 2020년 그의 대표작 '시선으로부터,'는 모계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가족상을 제시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고, 같은 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 또한 숱한 화제를 낳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이번 신작은 본격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다. 정세랑이 펴내는 첫 역사소설이자 첫 추리소설이면서 '설자은 시리즈'의 1권이다. '설자은 시리즈'는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왕실의 서기로 일하는 설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최소 세 권으로 기획된 시리즈로 2권 '설자은, 불꽃을 쫓다'(가제), 3권 '설자은,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가제)가 이어서 출간될 예정이다. 1권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내부 갈등이 끊이지 않는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 번 본 것은 결코 잊지 않는 두뇌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간파하는 비상한 추리력을 가진 '설미은'은, 여자로 태어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당나라 유학이 내정될 만큼 명석했던 오빠 '자은'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삶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가족을 휩쓴 수많은 죽음 때문에 셋째였지만 맏이가 된 큰오빠 '호은'이 가문을 되살리기 위해 비범한 능력을 지닌 미은을 이용하기로 한 것. 호은의 책략으로 미은은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죽은 오빠 '자은'의 이름으로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다. 그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숱한 고비를 넘기며 공부를 마친 설자은은 다시 자신의 고향, 신라의 수도 금성으로 돌아온다. 소설은 설자은이 금성으로 돌아온 뒤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을 식객으로 들여 함께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해결하다, 왕의 눈에 들어 월지에서 열린 연회에 초대되는 과정까지를 그린다. 소설 속 주인공 설자은은 '신라 탐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특히 사람의 내면을 깊이 헤아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탐정들과 설자은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따뜻한 마음'이다. 설자은 외에도 소설 속에는 매력적인 인물들로 가득하다.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능청을 떨지만 부탁한 건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손재주를 지닌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을 비롯해 뛰어난 머리를 지녔지만 어딘지 한군데가 고장 난 듯한 윤리관을 지닌 설호은, 산학에 능하며 반듯한 균형 감각을 가진 설도은은 정세랑 특유의 생동감 있는 캐릭터다. 또 누구보다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섬세하면서 강인한 마음을 지닌 산아, 그리고 보는 이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왕까지, 개성 강한 인물들이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우러져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작가 정세랑은 이번 소설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작품의 배경은 1300년 전 과거지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 현재의 우리를 비춰보며 그 시대의 사건들을 지켜볼 수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왕실의 서기로 일하는 설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세랑 지음/문학동네/296쪽/1만6천800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더 마인드(하와이 대저택)…
1. 더 마인드(하와이 대저택)2.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3. 기적의 자세요정(자세요정)4. 고양이 해결사 깜냥 6(홍민정)5. 퓨처 셀프(벤저민 하디)6.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송길영)7.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8. 도둑 맞은 집중력(요한 하리)9. 최애의 아이 12(아카사카 아카)10.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예스24 제공>
[영남타워] '작가의 산실' 영남일보 신춘문예
신춘문예의 계절입니다. 영남일보도 지난주 신춘문예 작품 공모 공지를 띄웠습니다. 특히 2024년도부터는 기존의 '영남일보 문학상'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이름을 바꾸고 역량 있는 신인 발굴에 나섭니다. 공지가 나간 후 며칠 만에 등단을 꿈꾸는 문청(文靑)들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옵니다. 벌써 여러 편의 작품이 등기우편으로 접수되고 있습니다. 연일 전화 문의도 끊이지 않습니다. 신춘문예의 열기가 여실히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우리나라 신춘문예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습니다. 1945년 창간한 영남일보는 1960년부터 신춘문예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영남일보가 강제폐간되면서 신춘문예도 오랜 동면에 듭니다. 1989년 복간 이후 1991년 '영일문학상'으로 다시 시작해 1997년 공모를 앞두고 '영남일보 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영남일보 신춘문예는 오래 역사만큼 문단의 새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특히 영남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의 '등단 이후 행보'가 돋보입니다. 올 들어서만 권위 있는 문학상 수상과 출간 소식을 잇달아 전해왔습니다.2017년 시 부문에 당선된 김한규 시인은 올 초 '제5회 박상륭상'을 수상했습니다.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김살로메 작가도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200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 작가는 올해 3월 제13회 천강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지난달에는 2010년 시 부문 당선자 하기정 시인이 제4회 선경문학상을 받았습니다.출간 소식도 잇따랐습니다. 하기정 시인은 올 초 '고양이와 걷자'를 펴냈고 2011년 당선자 변희수 시인도 세 번째 시집 '시민의 기분'을 내놓았습니다. 하 시인의 선경문학상 수상시집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는 곧 발간될 예정입니다. 1976년 시 부문 당선자 김재진 시인은 6년 만에 신작 시집 '헤어지기 좋은 시간'을 펴냈습니다. 김 시인은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시작으로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같은 해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문단을 놀라게 한 작가입니다.2014년 소설 부문 당선자 박지음 작가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불행한 사건들을 직시한 두 번째 소설집 '관계의 온도'를 펴냈습니다. 2006년 시 부문에 당선된 김성철 시인은 두 번째 시집 '풀밭이라는 말에서 달 내음이 난다'를 출간했고, 1997년 당선자 이은림 시인도 세 번째 시집 '밤이라 불러서 미안해'를 펴냈습니다. 무엇보다 교도소 복역 중에 당선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한이로 시인(2023년도 시 부문 당선)이 영남일보 신춘문예 등단 후 신작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나섰습니다. 올 들어서만 시 전문지 3곳에 신작 14편을 발표하며 장기복역수가 아닌 어엿한 시인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신춘문예는 등단 이후가 중요합니다. 문단에 나온 후 작품활동을 이어가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작가'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영남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의 행보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영남일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신춘문예의 계절입니다. 영남일보와 함께 문단에 새바람을 일으킬 역량 있는 신인작가를 기다립니다. 마감은 12월5일까지입니다. 백승운 문화부장
복현1동 주민의 삶과 마을 이야기 엿볼 수 있는 전시회 열린다
대구 북구 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오는 5일까지 주민 공유공간인 '장미사랑방'에서 복현1동 주민의 삶과 마을 이야기를 담은 아카이빙 전시회 '복현 RE:CORD展'을 연다.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3년간 지역 예술가와 창작자, 기획자, 주민들이 함께 제작한 작품을 전시한다. 특히 전시장을 미술관이나 전문 전시관이 아닌 좁은 골목길 속 오래된 한옥 공간을 그대로 살려 마을 분위기와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다.아동문학가 권영세 작가가 복현1동의 풍경을 동시와 시화로 표현한 '빈집 우편함'을 비롯해 박재현 영화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복현 72번지', 시나리오 작가 장재영의 웹드라마 시나리오 '너럭바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박준우 문화콘텐츠 기획자가 기획하고, 전시 연출은 설치미술가 이승희 작가가 맡았다.이번 전시 작품은 내년 하반기 도시재생 거점공간인 '복잡소'가 완공되면 2층 마을전시관에 상설로 전시·상영될 예정이다. 강순덕 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지역 작가들이 복현동에 관심을 갖고 3년째 아카이빙 사업을 함께 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마을이야기를 이어나가 공동체 활성화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거점공간과 마을전시관이 완공되면 지금까지 주민들과 지역 작가들이 발굴하고 제작한 아카이빙 콘텐츠들이 우리 지역 활성화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오는 5일까지 여는 '복현 RE:CORD展'. 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오는 5일까지 여는 '복현 RE:CORD展'. 복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제공
김용주 시조시인, 제26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
김용주 시조시인이 대구시조시인협회(회장 이숙경)가 주관하는 제26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막간의 오후'이다.심사위원 이정환 시조시인은 " 수상작 '막간의 오후'는 제목부터가 끌린다. '막간'이라는 시어가 주는 묘한 울림이 세 수 전편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인생사의 굴곡과 애환을 군더더기 없이 체현했다"고 평했다.김용주 시조시인은 2009년 '시조세계', '대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점자 겸용시조집 '본다, 물끄러미'와 동시조집 '별이 된 별별 이야기'를 펴냈다. 제2회 도동문학작품상, 제6회 전국 도동시비문학상을 수상했다. 대구 100인 100책에 선정됐고 2018년에는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대구시조시인협회 부회장, 도동문학 편집장으로 있다.시상식은 오는 4일 오후 4시 대구 수성구 한영아트센터 3층 화영홀에서 열린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문학단체 '시공간' 5집 동인지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출판기념회
대구경북 문학단체 '시공간'(회장 모현숙)이 지난 27일 대구 수성구 정호승문학관 세미나실에서 다섯 번째 동인지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5집 동인지에는 김종태 시인의 시 '굴참나무 경전'을 비롯해 모현숙, 박상봉, 박소연, 박용연, 서정랑, 송원배, 이복희, 김용조, 이장희 등 시인 10명의 작품 72편이 실렸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기연 대구시인협회 부회장, 윤일현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김용락 시인, 신상조 평론가,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모현숙 회장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이름으로 저장되고 싶을 때가 있다. 시인의 시선에서 찾은 다섯 번째의 풍경을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여 한 권의 동인지로 엮었다"면서 "개성이 뚜렷한 시인들의 작품으로 시민들에게 따뜻한 휴식과 힘이 되기를 바라며, 시 속에서 삶의 진실을 낯설게 찾아보고 또한 뜨겁게 안을 수 있는 시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7일 발족한 '시공간'은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회원들의 작품을 합평하며 시를 쓰는 문학단체다. 2019년 동인지 창간호 '바람집을 썰다'를 발간한 이후 2집 '가을 전어와 춤추다', 3집 '스타다방', 4집 '톡, 하실래요'를 펴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시공간동인지출판기념회2 시공간 다섯 번째 동인지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하기정 시인 선경문학상 수상
2010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하기정 시인<사진>이 최근 제4회 선경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오민석 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와 박형준 시인(동국대 교수)은 "하기정 시인의 작품들은 쓸데없는 난해성으로 가독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며, 안이한 접근으로 시를 가벼이 만들지 않되, 수려하고 유창한 문장 위에 시적인 것을 미끈하게 잘 띄우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또 "추상의 끝에서 늘 구체로 돌아오며 구체가 사물의 의미를 가두는 순간에 추상의 문을 연다. 매우 고른 수준의 작품들은 그의 시작 능력에 깊은 신뢰를 준다"고 덧붙였다.하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를 쓰는 일은 '시를 쓰는 사람'이 '시인'이 되려고 간극을 좁히며 노력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시를 쓰면서 한 권의 시집이 될 사람이면 좋겠다"고 밝혔다.하기정 시인은 2010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밤의 귀 낮의 입술'과 '고양이와 걷자'가 있다. 선경문학상 수상시집 '나의 아름다운 캐릭터'가 곧 발간될 예정이다. 5·18문학상, 작가의눈 작품상, 불꽃문학상, 시인뉴스포엠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시상식은 오는 12월 2일 오후 3시 인천 선경산업 강당에서 열린다.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선경문학상은 선경산업이 주최하고, 도서출판 '상상인'과 선경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한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2024 영남일보 신춘문예 작품 공모…한국문단 이끌 '당신'을 기다립니다
한국문단의 역량 있는 신인을 발굴해 온 '영남일보 문학상'이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발합니다. 2023년도 영남일보 신춘문예는 시 부문에 장기복역수 한이로씨가 당선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문학이 교정의 역할을 한 상징적인 사례다" "시를 통해 속죄하고 문학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응원이 쏟아졌습니다. 문단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영남일보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문단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영남일보가 2024년도 신춘문예 작품을 공모합니다. 시와 단편소설 2개 부문에서 당선작을 선정합니다. 참신하고 패기 넘치는 예비작가들의 도전을 기다립니다. ◆응모 요령 △단편소설(200자 원고지 기준 70매 안팎):당선작 1편, 상패와 상금(700만원) △시(3편 이상):당선작 1편, 상패와 상금(500만원) △마감= 12월 5일(화) 오후 5시 △보낼 곳= 대구시 동구 동대구로 441 영남일보 문화부 '영남일보 신춘문예' 담당자 앞(우편번호 41260) △발표= 2024년 1월 신년호(당선자에게는 사전에 개별 통보) ◆유의사항 △일간지 신춘문예 동일 장르 당선인은 응모가 불가능합니다. △응모작은 미발표 순수 창작물에 한합니다. 동일한 작품을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투고하거나 작품의 표절이 밝혀질 경우, 당선작 발표 이후라도 당선을 취소합니다. △응모원고 겉봉투에는 '영남일보 신춘문예 응모 작품'과 '응모 부문'을 굵은 글씨로 적어주십시오.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응모자의 이름(본명)·주소·전화번호(휴대전화 포함)·나이를 적고 필명일 경우 본명을 반드시 밝혀주십시오. △작품 원고에는 이름 등의 인적사항을 절대 밝히지 마십시오.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단편소설의 경우, 200자 원고지로 환산한 원고량을 인적사항이 들어가는 별도 페이지 위쪽에 적어주십시오. △응모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마감 당일 소인이 있으면 기간 이후에도 접수합니다. △문의: (053)757-5270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제6회 영남일보 문학상 시상식 지난 1월 17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제6회 영남일보 구상문학상 및 2023년 영남일보 문학상(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심사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 북구 구수산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구수산도서관은 지난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도서관대회'에서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2023년 도서관 운영 유공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도서관 운영 유공 포상'은 전국 공공도서관 1천208개관을 포함해 학교·병영·교정·전문도서관 등 전국 총 1만 5천여개 도서관을 평가대상으로 한다. 매년 우수 도서관을 발굴하고 포상해 도서관 인프라 확충 및 질적 성장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다. 구수산도서관은 2009년 4월 개관 이후 독서 진흥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해왔다. 코로나19 확산 때는 대구 최초로 '테이크 아웃(Take-Out) 도서대출 서비스'를 시행해 주민들의 독서 생활 불편을 최소화 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대구시 시범사업인 '지역서점 희망도서 바로대출 서비스', 생활밀착형 도서관 '내 집 앞 도서관 서비스', '비대면 사물함 대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2021년 11월부터는 '생활 SOC 지원사업'을 통한 리모델링 후 지난해 6월 재개관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되고 비효율적이었던 자료실을 통합하고, 공간을 재배치해 자료실·미디어창작실·북카페·갤러리존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으로 거듭났다.행복북구문화재단 배광식 이사장은 "지난 15년간 구수산도서관을 이용해 준 지역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대구 북구의 거점 도서관으로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주민의 생활 속에 꼭 필요한 문화교육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구 북구 구수산도서관 관계자들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0회 전국도서관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로타리 3700지구-대구이글로타리클럽, 태국 글로벌 보조금 사업 진행
국제로타리 3700지구(총재 정익균)와 대구이글로타리클럽(회장 성국진)은 지난 12~16일 회원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태국 방콕·파타야 지역 '글로벌 보조금 지원사업' 및 '국제봉사'를 진행했다. 먼저 태국 북부지역에 위치한 펫차분주 롬삭(Lom Sak)병원에 4천6백여만원 규모의 '안저카메라 지원 글로벌 보조금 사업'을 진행했다. 국제로타리 3700지구 대구이글로타리클럽이 스폰서클럽이 되어 진행된 '글로벌 보조금사업'이다. 태국 딱주에 위치한 타송양병원에 5천1백여만원 규모의 '의료장비 지원 글로벌 보조금 사업'도 진행했다. 이 역시 RI3700지구 대표 클럽인 대구이글로타리클럽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밖에 대구이글로타리클럽 회원 30여명은 현지인에게 '무연 국수 냄비' 교체 봉사를 했다. 태국 방문을 계기로 대구이글로타리클럽은 태국 위파와디클럽과 자매클럽 결연 협약식도 가졌다. 대구이글로타리클럽 성국진 회장은 "4가지 큰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태국 RI3350지구의 여러 클럽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국위선양을 할 수 있어 뜻 깊었다. 국제로타리 3700지구 정익균 총재에게 감사하며 클럽 회원들의 노력과 봉사가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1698218815043 대구이글로타리클럽이 정익균 국제로타리 3700지구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태국 위파와디클럽과 자매클럽 결연 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698218815152 대구이글로타리클럽이 태국 현지병원에서 글로벌 보조금 지원사업과 국제봉사를 한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주의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
1.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2. 퓨처 셀프(벤저민 하디)3.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4.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송길영)5.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임소미)6. 역행자 확장판 유니버스 에디션(자청)7. 파견자들(김초엽)8. 기적의 자세요정(자세요정)9.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10. 도둑 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예스24 제공>
[신간] 내 곁의 부처, 中 지장보살 신라왕자는 1300년 후 다시 돌아왔을까
지리산 불락사 태어난 석효명김교각 삶과 천년 시간 교차그는 지장보살의 '현신'일까소설 '아버지'로 전 국민의 마음을 울린 김정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는 김교각 스님의 일생을 조명한다. 김교각은 1천300년 전 신라 왕자 신분으로 중국 땅에서 불법을 펼쳐 지장보살로 추앙받은 승려다. 99세의 세수로 입적한 후 3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아 육신에 금을 입혀 등신불로 봉안됐다. 특히 신화가 아닌 기록으로 전해지고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당문(全唐文)에 실린 '구화산화성사기(九華山化成寺記)'를 비롯해 후대에 기록된 몇몇 문헌, 특히 당(唐) 숙종이 내린 '지장이생보인(地藏利生寶印)'은 김교각의 생애를 뚜렷하게 증명한다. 늦깎이로 역사에 빠진 저자는 15년 전 중국 난징(南京)의 한 사찰에서 김교각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중국 민중의 신앙으로 남아있고 지금은 등신불이 모셔진 주화산에 한국 불자들의 발길까지 이어지는데, 정작 국내 작가가 쓴 '김교각의 글은 없다'는 사실에 소설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이후 문헌 조사는 물론 현장 취재를 통해 김교각의 삶을 좇는다. 동시에 현세의 불법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곳곳의 사찰을 찾다 지리산 자락 쌍계사 말사인 불락사와 인연이 닿아 범패(梵唄)를 접할 수 있었다. 인근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었던 칠불사도 있었다. 인연이 되려는지 두 절의 스님께서 당신들의 실명을 소설의 무대에 올려도 좋다는 허락도 받는다.긴 성찰의 과정을 거치며 작가는 석가모니의 근본 사상은 평등과 자유이고, 평등의 자존으로 진정한 자유를 찾아 저마다 희망을 품는 세상이 곧 부처가 말하는 '천상'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러면서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기존의 문헌과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을 참고로 해 김교각의 수행과 구도 행로를 전 2권의 장편소설로 완성한다. 소설은 김교각의 삶과 지리산 불락사에서 출생한 석효명의 이야기를 교차로 보여준다. 김교각이 고귀한 왕자의 신분으로 태어나 불법을 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인물이라면 현실의 석효명은 진흙탕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지난한 삶 속에서 자기 안의 부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천 년의 시공을 넘나드는 김교각과 석효명의 이야기는 싹을 틔워 점점이 이어지는 '영원한 인연'처럼 감동을 준다. 풍설에 전해지는 것처럼 김교각은 1천300년 후 다시 신라 땅으로 돌아오겠다고 기약한다. 소설 속 석효명은 과연 지장보살의 현신일까. 현실에서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평등과 자유, 그리고 인연에 대해 되새기게 된다. 소설 속 김교각의 수행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불법을 구하는 수행자의 참된 자세와 인간적 고뇌도 엿볼 수 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평야를 지나고 험준한 산을 넘어 주화산에 이르는 과정은 때론 담담하게 때론 벼락처럼 불법의 무한한 세계로 이끈다.저자 김정현은 1994년 소설 '함정'으로 문단에 나왔다. 1996년 발표한 소설 '아버지'는 3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역사에 빠져 30년 가까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와 유적지를 답사했다. 그사이 사람다운 길을 간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고향사진관'을 펴냈고, '황금보검' '안중근, 아베를 쏘다' 등의 역사소설을 펴냈다. '길 없는 사람들' '키스' '높은 중국 낮은 중국' 등의 소설과 에세이집도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추앙받는 김교각 스님의 일생을 조명한 장편소설 '내 곁의 부처'를 펴낸 소설가 김정현. 〈영남일보 DB〉김정현 지음/반딧불이(한결미디어)/340쪽/전 2권 3만2천원
세상에 전하는 장기복역수 시인의 메시지
탈각 한이로/2023 영남일보 문학상(신춘문예) 당선달팽이가 나를 구속하는 사실을 달팽이가 내게 구속당하는 사실보다 더 자주 잊고 있다 달팽이는 앞머리에 달린 구닥다리 내비 안테나를 생짜로 발기시켜 허공에 치근대야 미혹한 신호가 감지되어 하물하물 전진한다 지구의 온몸을 구석구석 핥아 온 애무적 행보다 생래적이라 해서 혐의가 벗겨지진 않는다 달팽이에게 싱싱한 조서 한 장 던져주면 질깃한 줄기까지 꼼꼼히 다 읽고 시퍼런 답변을 싸 놓는다 달팽이의 은밀한 이빨은 오독오독 질문 읽는 소리로 입증된다 난독일지언정 달팽이는 묻는 족족 부인하지 않기에 달팽이의 변은 원색적이다토마토를 꼬치꼬치 캐묻는 날이면 붉은 혈변을 물증으로 제시하고 찐 옥수수를 추궁하는 날엔 내장까지 하얗게 질려 달팽이의 항문은 말문이 막힌다 달팽이는 주도면밀해서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 없다 다만 발자국을 지운 자국이 남아 결벽이 증명된다 최종 성적 판결은 자웅동체, 변태가 변태를 낳아 온 거다 모든 의혹이 사라지면 달팽이는 딱딱한 살 속으로 말랑한 뼈를 돌돌돌 휘감아 박제가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숙면한다 잠버릇처럼 무지갯빛 코딱지로 궁둥이에 뚫린 하나뿐인 콧구멍을 은폐한다 잠든 지 오래될수록 오래 흔들어야 깨어난다 그때 달팽이가 나를 흔든다는 사실도 깨어난다 가까스로 달팽이로부터 내가 석방된다신춘문예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문청들은 지독한 열병을 앓습니다. 그 지독하고 가혹한 열병은 불면의 밤으로 이어지며 갖은 진통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견뎌냅니다. 썼다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며 등단의 꿈을 키웁니다. 문단의 등용문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전국의 신문사들이 주최하는 신춘문예는 뜨겁습니다. '당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고도'처럼 아득하지만 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신춘문예입니다.신춘문예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영남일보도 오늘 신춘문예 공지를 띄웠습니다. 숙제하듯 공지를 띄우며 열병처럼 지나간 이름 하나를 떠올립니다.'한이로'그는 교도소 장기복역 중에 2023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와의 만남은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지난해 말, 30분의 짧은 접견시간, 철창을 사이에 둔 채 마주했던 그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뚜렷합니다. 그날 그는 "햇볕이 드는 곳을 자주 바라본다"고 했습니다. '움켜쥐어도 끝내 잡히지 않는 햇살'이었지만, "열리지 않는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시(詩)는 독백에 가깝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가 툭 던진 '독백'이라는 말은 꽤 묵직했습니다. '혼자 묻고 답하는 시'를 쓰며 그는 '그만의 고해성사'를 했던 것입니다. '독백'은 애절하고 쓸쓸했지만, 세상과의 연을 이어가고 싶은 그의 '고해성사'는 그렇게 한 줄의 시가 되어 창살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시인 한이로. 그가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후 신작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나섰습니다. 올해 들어 시 전문지 3곳에 신작 14편을 발표했습니다. 대구에서 발행하는 '시와반시' 2023년 여름호에는 '소년병' '주저흔' '당신의 고래' 등 10편의 시가 실렸습니다. 시와 반시는 '신작 소시집'이라는 타이틀로 한 시인의 작품을 특집으로 다뤘습니다. 시 전문지 아토포스 2023 여름호 '2023 신춘문예 시 당선자 특집'에도 '곰 인형' '면경' 등 2편의 시를 발표했습니다. 또 시 전문 계간지 '詩로 여는 세상' 2023 가을호에는 '탈각' '장마' 등 2편의 시가 실렸습니다. 작품과 함께 시와 반시에 실린 '시인의 말'을 읽으면서 사뭇 그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저 너머의 시간을 바라보며, 걸으며 견뎌내는' 시인 한이로의 모습 말입니다."바람 분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낸다. 운동화의 끈을 풀어 여민 옷깃을 연다. 끈을 쥐고 있으면 저 끝에 무언가 매달려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지런히 벽에 기대어 볕을 쬐는 운동화. 빨랫줄에 널린 바람은 젖은 바지를 입고 맨발로 기나긴 허공을 온종일 걷고 있다"(시와 반시 '시인의 말' 중)신춘문예의 계절이 다가옵니다. 뜨거운 축제를 앞두고 영남일보는 한이로 시인이 발표한 14편의 시 중에서 주요 작품의 전문을 게재합니다. 작품마다 스스로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인 한이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햇볕이 드는 곳을 자주 바라본다'던 그가 행간과 행간 사이에서 그려지기도 합니다. 장기복역수가 아닌 어엿한 시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이로 시인, 그가 세상에 전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랍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협 "법원 행태는 모순…정부 의대생 복귀 호소는 오만" 주장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원숭이띠 5월 20일 ( 음 4월 13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