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경북지역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만나 차기 경북도당 위원장 선출 문제를 놓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의견이 모이면 곧바로 신임 도당위원장이 선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장석춘 도당위원장(구미을)과 차기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의 지역구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각종 특혜 시비가 불거지면서 이들 의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당 소속 김태근 구미시의회 의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건설업체가 구미시로부터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회사는 5년간 구미시로부터 수의계약으로 5억원이 넘는 공사를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의혹에 지역 시민단체 등은 김 의장의 사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사과문만 낸 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당 소속 권기만 전 구미시의원(58) 도 자신의 주유소 앞에 도로가 개설되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4월 ‘건강상의 이유’로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차기 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최교일 의원의 지역구 중 한 곳인 영주의 장욱현 시장도 각종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장 시장의 처남이 과거 한 건설업체 대표로부터 돼지 축사 허가를 대가로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정의당 경북도당 등은 지난달 30일 장 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고발했다. 허가권자인 장 시장의 개입 가능성이 높음에도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장 시장은 2016년 9월 진행된 뉴욕출장 당시 최 의원과 보좌관에게 경비 844만원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녹색당이 최 의원과 장 시장을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또 최 의원은 당시 현지에서 ‘스트립바’에 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하는 등 추태를 부려 망신살을 뻗친 바 있다.
현직 도당위원장과 차기 위원장으로 내정된 의원의 지역구에서 이런 물의가 잇따르자 일부 당원들은 장·최 의원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경북도당 전체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수 있냐는 것이다. 한 핵심당원은 “기초단체장·기초의원과 국회의원은 밀접한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은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차기 도당위원장의 지역구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은 당의 도덕성에도 흠집을 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것에 대해) 지역구 의원으로서 부덕의 소치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권 전 시의원과 관련한 의혹의 경우 도로개설 사업이 이미 몇년 전에 결정된 터라 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지역구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선 절차에 맞게 해결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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