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청년유출, 좋은 기업으로 해결하자

  •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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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1   |  발행일 2021-06-01 제23면   |  수정 2021-06-0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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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왜 지방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하는가?' 이러한 명제를 두고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8개 광역시·도 청년 5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52.9%가 '일자리' 때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통계청은 '2018~2020년 주요 광역시 청년층 순유출입 현황'을 통해 경기 지역은 판교신도시 등 일자리 및 관련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확보·공급됨에 따라 22만 3천870명이 순유입된 반면, 대구지역은 10만4천186명이 순유출됐다고 한다.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대구에는 청년층의 일자리가 거의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기업들은 무수히 채용공고를 내고 있지만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지 못하여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른바 인력 미스매칭이 매우 심각하다.

청년 유출은 '일자리 부족'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갖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누구나가 좋은 대우와 환경에서 근무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 높은 임금,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커리어패스,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수도권 기업들은 사회초년생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곳일 수밖에 없다. 수도권 청년 편중은 갈수록 '대구의 기업하기'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우수 인력 부족은 수도권과 기술격차를 발생시키고 매출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는 직원복지 수준을 떨어뜨려 지역기업은 '나쁜 일자리'를 만들고 다시 청년 유출이라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이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결국 해법은 고용 주체인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까? 쿠팡을 사례로 살펴보자. 쿠팡은 창업 이후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을 하였지만, 소프트뱅크 등 벤처캐피털(VC)로부터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았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투자설명(IR)을 시도했고 그 결과 뉴욕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됐다.

스스로의 힘으로 매출을 늘려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전통적인 기업 성장전략은 현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 좋은 아이템으로 스타트업을 한 후 성장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가진 기업이 될 수 있다. 쿠팡의 사례에서 보듯 대구 기업들이 VC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잘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149개소 중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곳은 9.1%인 13곳에 불과하고 2020년 상반기에만 537개의 벤처기업이 9천28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수도권 기업에서만 약 85%인 7천874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실적으로 VC는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지역기업들은 이들의 관심 밖이다.

그럼 비수도권 기업은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방법은 지방정부, 지역사회, 시민들의 투자환경 조성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한국벤처투자 등과 협약을 통해 1천억원 규모의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조성하였다. 대구시도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혁신적 협력을 토대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시민들이 투자자가 되어 모태펀드를 조성하는 '시민참여형 벤처캐피털'도 만들고 기업투자환경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보자. 대구에 좋은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 청년유출을 줄여보자. 현 시점에서 청년유출 방지는 기업으로 해야 한다.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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