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자치단체장, 무엇을 할 것인가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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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  발행일 2022-06-09 제23면   |  수정 2022-06-0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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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영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낙선자는 낙선자대로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낙선자도 당선자를 도와 지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

당선자는 낙선자를 경쟁자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할 동반자로 맞아들이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춰 손잡아야 한다. 그가 내세운 공약 가운데 취할 것은 취해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선거기간의 불편했던 관계를 풀 수 있는 것은 승자의 아량이고 여유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성심성의껏 자신의 직무에 임해야 한다. 목민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이야기해 왔지만, 정약용의 '목민심서'만 잘 따라 해도 되겠다. 목민심서는 정약용 선생이 완성한 것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서 등에서 치민(治民)과 관련된 자료를 뽑아 수록한 것이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 "백성들은 흙으로 밭을 삼고 관료들은 백성으로 밭을 삼아서 살과 뼈를 긁어내는 것으로 농사를 삼고 가렴주구하는 것으로 추수를 삼는다. 이것이 습성이 되어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당시 실정을 적었다. 지방관리들의 폐해를 제거하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해 지은 것이기에 오늘날의 지방자치단체장이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

12편 가운데, 지금의 단체장은 '봉공(奉公)'과 '애민(愛民)'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으면 한다.

봉공은 임금에게 충성하고 법을 집행하고 공문서를 다루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중앙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를 비롯해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공적인 일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거대해진 수도권에 비해 위기에 처한 지방은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보기에만 그럴듯한,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일로 세월을 허비하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지역에 보탬이 되는 정책을 마련하고 다른 지자체와 협력해야 한다.

업무 추진이나 인재를 등용하는 일에 사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선거기간 동안 도움받은 사람에 대한 보은인사가 진행되다 보니 함량미달의 사람을 낙하산 인사하는 일이 적지 않다. 광역자치단체에서는 물론 작은 시·군에서조차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니 지역민의 실망감이 크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위해 업무를 진행하거나 선거 지지자에게 일감을 몰아 주는 모습들도 피해야 한다.

애민은 백성을 사랑하는 일로, 지금으로서는 민생을 보살피는 일이다. 작게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는 일에서부터 크게는 서민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다. 다양한 법률과 지원책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특히 정책과 더불어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내어 보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때는 사심이 듬뿍 들어가도 괜찮다.

코로나19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은 폐업에 내몰리고 월급쟁이도 가파르게 오른 물가에 신음하고 있다. 중앙 정부에서 큰 틀의 경제정책을 집행하겠지만, 지방 정부에서도 서민들을 보살피는 다양한 정책들을 내고 서민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실천해야 한다.

4년이 지난 뒤에 지역민들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고 인정받는 단체장이 되기 위해 신발끈을 단단하게 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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