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달빛통맹' (1) 대구·광주 통기타 화합…'달빛통맹' 화음 속으로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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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0   |  발행일 2022-06-10 제33면   |  수정 2022-06-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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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산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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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상운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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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한신희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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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4인조 혼성 어쿠스틱 밴드 '가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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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거봉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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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진과 콩심는 아이들'

◆포크뮤직을 위한 프롤로그

포크뮤직(FOLKMUSIC)! 모르긴 해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불멸할 것 같다. 그 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얍삽하지 않고 당당하고 다소간 준엄하다. 본령이니깐 '곁가지'를 들고 까불지도 않는다. 스스로 뿌리임을 외치는 '야생적 고백'이랄 수 있다. 그래서 포크 뮤지션에게는 중앙도 지방도 없다. 그들은 스스로 '소우주'라 여기고 시대와 한판 걸판지게 놀다 간다. 그들은 시대의 통점(痛點)과 동고동락한다. 시대가 울면 그의 노래도 운다. 그들은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그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고 삼킨다. 그래서 통곡이 아니라 '독백'이거나 '오열'에 가깝다. 주장이 아니라 '고백'에 가깝다. 음정보다 음과 음 사이, 그 행간을 더 존중한다. 절대 음을 갖고 까불거리며 놀지 않는다. 정중하고 진지하고 고백적이다. 관객한테 끌려가지 않고 끌고 간다. 그게 포크 뮤지션만의 존재감이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얼마나 많은 이 나라 음악쟁이들이 음을 갖고 호들갑을 떠는가? 너무 현란하다. 너무 잘 부른다. 일종의 '질병' 같다. 잘 부르는데…, 그건 귀를 호강시키는 짓 같다. 가슴을 넘어 영혼을 힐링시키기에는 너무 역부족이다. 과도한 감정 낭비, 그리고 몇 옥타브를 넘나드는 작렬하는 음정들. 그게 과연 음악일까 싶다. 어떨 때는 그게 '차력(借力)' 같다.

그들은 음을 능멸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음으로 바벨탑을 쌓으려는 저의 같기도 하고…. 아무튼 나가수, 슈스K 등 지난 10년간 지속된 음악 오디션 프로에서 포크 뮤지션이 감지한 건 저 프로들이 진정 이 나라 음악 문화의 신지평을 넓혀간다기보다 또 다른 '자본의 횡포' 아닐까 싶다. 시청률을 담보로 한 특정 방송프로의 '뮤지션 착취' 같은…. 트로트의 재발견, 국악의 퓨전화, 래퍼와 힙합의 재해석 등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아직 뒷골목에서 통기타 하나 들고 자기를 노래하는 포크 뮤지션에게 과연 저 무대의 존재 이유가 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그건 그의 명성에 가려진 재즈의 슬픈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사실 그가 활동했던 시기의 재즈는 백인의 댄스뮤직 백 밴드로 전락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여긴 재즈계의 안중근·김구 같은 자가 등장한다. 그들이 바로 찰리 파커,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디지 길레스피 같은 쿨재즈 대가들이다. 엔터테이너 같은 재즈에서 벗어나 연주 위주, 본연의 재즈로 스며든 것이다. 미국 남부 목화농장 흑인 노예가 일궈낸 블루스를 기반으로 재즈란 새로운 영토를 일궈나간 것이다. 그게 훗날 전 세계 포크뮤직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답은 포크뮤직이야

민족과 국가의 '소울(SOUL)'이 담긴, 전통음악의 흐름이 바로 각 나라의 포크뮤직. 그 포크 뮤지션은 대다수 통기타, 전자기타처럼 전기를 통해 음원을 비틀거나 증폭시키지 않고 통기타의 어쿠스틱 한 원음의 기운을 존중한다. 그들에겐 가창력보다 가사에 담긴 시대적 저항 정신에 무게중심이 더 실리게 된다.

대다수 포크 뮤지션은 싱어송라이터. 가사, 작곡, 그리고 노래를 혼자 빚어낸다. 그들은 '감정(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영혼의 '울림'에 더 치중한다. 자신들은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니라 여긴다. 자신이 느끼는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의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불편한 심정을 가사와 곡으로 풀어낸다. 그들은 자본과도 긴장 관계를 유지한다.

모든 게 자본 위주로 돌아가지만 그들은 힘은 들어도 굳이 그 흐름에 편승하기 싫어한다. 결혼하고 가족을 갖게 되어도 성실한 가장이 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이혼을 하거나 평생 독신으로 일관하는 이들도 적잖다.

그런 전사급 포크 뮤지션을 취미 수준의 통기타쟁이와 혼동하는 이가 많다. 외길 포크 뮤지션, 형극의 길이고 도저하고 치열한 포크 정신을 가진 자만이 임종 때까지 그 섬뜩한 짓을 할 수가 있다.

예전 군부독재, 폭압적 철권정치 하에서는 포크뮤직이 민중·노동·저항가요로 돌변한다. 광주에서 태동한 '임을 위한 행진곡'(백기완 작사/김종률 작곡), 그리고 한때 국민가요가 되었던 '아침이슬'(김민기 작사·작곡)도 다 그런 연고를 갖고 있다. 기자도 2016년 달빛통맹 1회 광주콘서트 때 박문옥 광주 측 대표로부터 김종률 작곡가가 갱지에 작성해놓았던 '임을 위한 행진곡'(작곡 원본) 복사본 액자를 선물로 받았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그래픽=최소영기자 thdud752@yeongnam.com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달빛통맹'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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