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발생 일주일, 진입로 확보와 시추작업도 난항…구조에 8일 더 걸려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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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1 17:09  |  수정 2022-11-02 08:28  |  발행일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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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실종자들의 생존 확인을 위해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천공기로 시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봉화 아연 광산 매몰 사고와 관련해 고립된 작업자 구조에 최소 8일 이상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봉화소방서는 1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름 98mm 시추기(천공기)가 지상에서 지하 172m까지 내려갔지만 고립된 노동자들이 있는 지점과 접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작업자들은 광산 지하 170m 지점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당국은 전날에도 76mm 시추기를 투입해 시추 작업을 벌였으나 지하 185m 깊이에 도달해 작업자들을 찾지 못했다. 구조당국은 좌표가 틀렸음을 인정하고 1일부터 76mm 시추기 3대를 더 투입해 시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작업자 생사 확인을 위한 시추 작업이 2차례나 실패하면서, 애초부터 구조당국이 활용한 도면(안전도) 등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조당국은 업체 측이 가진 도면을 바탕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도면은 200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기존 자료를 활용하다 보니 오차가 있었다. 측량 전문가를 동원해 측량을 완료했고 최대한 확률을 높게 두고 (시추 작업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업자들이 구조된 지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부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조작업이 이뤄진 것을 인정한 셈이다.

진입로 확보 작업의 경우에는 산술적으로는 구조 예정 지점까지 81m가 남은 상태다. 이날 구조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8일 정도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가 많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진입로 확보 작업은 24m까지 진행됐다.

이 같은 소방당국 발표에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 구조 날짜가 발표될 때마다 늘어날 수가 있냐. 매몰자들이 죽고 나서야 구조할 것이냐"며 특수 구조대와 재난 전문가들을 즉시 투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기관 등에 가용가능한 장비와 인력을 총 동원해 구조작업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도지사는 "추가 비용 등 예산에 대해 신경 쓰지말고 구조에만 전념해 달라"며 "구조상황에 대한 정보를 가족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련 회의에도 반드시 가족 대표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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