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금리에 빚더미 앉은 中企·소상공인 줄폐업 위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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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6  |  수정 2023-10-16 06:53  |  발행일 2023-10-16 제23면

최근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출 금리마저 가파르게 올라 가계·기업 할 것 없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경우 지난달 1천80조원에 육박하며 4개월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고 7%를 넘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더 오를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도 한 달 새 3조원 이상 늘어난 11조3천억원에 달해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채 리스크다. 코로나 시기 연기됐던 대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이자마저 못 갚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빚더미에 앉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은행 대출 금리가 4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 동안 이들은 정부와 금융권의 저금리 대출과 정책자금, 대출 만기와 원리금 상환 유예에 기대어 버텨왔지만, 이 같은 혜택이 사라지면서 고금리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지방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절박하다. 올 들어 한국은행에 지원을 요청한 저금리 대출금액이 4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은 요청액의 7분의 1 정도여서 자금난 가중에 따른 연쇄 부실이 우려된다. 자영업자 빚 역시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까지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이 1천43조원을 넘었고, 연체액도 7조3천억원에 이른다. 둘 다 역대 최대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경기침체 속 고금리가 지속되면 가장 먼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무너진다. 돈줄이 더 마르면 줄파산·줄폐업 공포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들의 빚폭탄이 금융권은 물론 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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