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전공의 모집 시작…의료 체계 회복 신호될까

전국적으로 전공의 (인턴, 레지던트)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권 수련병원들이 4일부터 전공의 모집을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지역 의료계는 "지원자 저조로 인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전공의 일괄 모집 방침이 지역 의료 회복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경북 7개 수련병원은 전공의 총 578명(인턴 271명, 레지던트 307명)을 모집한다. 인원은 경북대병원(칠곡 분원 포함)이 208명(인턴 99명, 레지던트 109명)으로 가장 많다.

레지던트 1년차는 4~9일까지 수련기관별 원서접수 후 15일 필기시험이 치러진다. 17~18일 면접을 보고 1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인턴 모집은 레지던트 임용 전형이 종료된 후 시작된다. 내년 1월 22~ 23일 양일간 원서접수를 시작하고 24~ 27일 면접을 거쳐 31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내년 전역 예정인 공보의와 군의관도 전공의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수련병원 현장에선 전공의 모집 결과에 대해 비관적이다. 전공의 집단사직 후 지역 수련환경이 악화된 데다, 수도권 '빅5' 병원 중심으로 지원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대구지역 한 수련병원 A 교수는 "전공의 사직 사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자가 크게 늘어 나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군 복무를 마친 필수 지원자 외에는 지원이 저조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진료과목 지원은 더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전공의 모집 활성화를 위해 '2지망 제도'를 도입, 지원 기회를 확대했지만, 지역 의료 현장의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B 교수는 "정부가 지역 병원 및 학회와 논의없이 독단적으로 모집 방식을 발표해 당혹스럽다"며 "지역 의료진 확보를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전공의 약 1만 명 중 90%가 사직한 상황에서 대구경북권 의료 현장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공의 부족은 지역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며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경북권 병원들은 이번 전공의 모집이 지역 의료체계 회복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근본적 대책 없이는 의료진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인턴-의사 면허를 취득한 직후 1년 동안의 과정. 병원의 여러 과를 순환하며 기본적인 임상 경험을 쌓는 시기다.
*레지던트-인턴 과정을 마치고 특정 전문 분야를 선택해 전문의 수련을 받는 과정. 보통 3~4년 동안 진행되며, 선택한 과의 전문적 진료와 치료 방법을 배우고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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